이다영 떠난 현대건설, 비시즌 최대 과제로 떠오른 ‘세터 공백 메우기’

여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20-04-14 20: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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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이다영이 이적하면서 현대건설에 큰 과제가 생겼다.

이번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여자부 세터 최대어였던 이다영은 14일 흥국생명으로 이적을 확정했다. 이전부터 쌍둥이 언니 이재영과 함께 뛰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이다영은 자신의 바람을 이루었다. 동시에 현대건설은 이다영이 떠나면서 주전 세터를 새로 찾아야 한다는 과제를 안았다.

현대건설에 이다영 이적은 치명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다영은 2019~2020시즌 기량이 크게 올라왔다는 평가와 함께 현대건설 정규시즌 1위 등극에 앞장섰다. 여러 공격수를 고루 활용하는 경기 운영부터 좋은 신체조건과 운동능력에서 오는 블로킹과 수비까지, 여러모로 팀 전력에 플러스가 됐다. 이런 이다영이 이적한 만큼 이 공백을 메우기란 쉽지 않다. 자칫 세터 보강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기존 주전 라인업 대부분을 유지하고도 차기 시즌 운영이 쉽지 않을 수 있다.

현대건설은 여러 방면으로 공백을 메우고자 노력 중이다. 현대건설 구단 관계자는 세터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계속 회의를 하고 있고 FA나 트레이드를 통한 외부 선수 영입시도도 조심스럽게 예상한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대책은 팀 내 다른 세터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다. 현재 현대건설에 남은 세터는 김다인과 김현지다. 김현지는 2019~2020시즌 합류한 신인으로 한 경기도 출전하지 않았다. 김다인은 2018, 2019년 컵 대회 때 주전으로 나섰지만 정규리그에는 세 시즌 동안 총 여섯 경기(12세트) 출전에 그쳤다.



김다인은 2019년 컵 대회와 2019~2020시즌 이다영이 대표팀에 차출됐을 당시 선발로 나서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하지만 시즌 전체를 맡길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고 불안요소가 많은 게 사실이다.

FA 시장에서 선택지는 많지 않다. 이다영이 떠났고 조송화도 IBK기업은행에 합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재 남은 세터 자원은 염혜선과 이효희 두 명뿐이다. 두 선수 모두 원소속팀에서 재계약 의사가 있는 상황이기에 현대건설이 영입전에 뛰어들더라도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트레이드는 FA 시장이 끝나고 선수단 정리가 된 이후에 노려볼 수 있는 옵션이다.

또 다른 가능성은 보상선수 지명이다. 현대건설은 A등급 FA인 이다영이 이적하면서 흥국생명으로부터 보상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 흥국생명이 보호선수 명단에 김다솔 등 세터를 포함하지 않는다면 지명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FA나 트레이드만큼 당장 전력 보강에 힘이 되지는 않을 수 있다. 흥국생명에서 이다영 외 세터인 김다솔, 박은서 모두 한 시즌을 온전히 소화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세터 보강이 시급한 현대건설이지만 남은 과제가 이뿐만은 아니다. 아직 재계약 소식이 들리지 않은 황민경과 김연견 재계약도 마무리해야 한다. 두 선수 모두 현대건설에 꼭 필요한 자원이며 구단도 재계약 의사는 확실하다. 현대건설은 2019~2020시즌 막판 김연견 부상으로 쉽지 않은 시즌 후반을 보냈다. 황민경은 지난 시즌 주장을 맡고 팀을 이끌며 공격력도 살아났다. 현재 현대건설 윙스파이커 깊이도 매우 얇은 편이고 황민경이 이탈하면 추가 윙스파이커 영입이 불가피하기에 황민경도 꼭 필요한 자원이다.

그간 오랜 시간을 투자해 함께 성장한 이다영이 이적하면서 현대건설은 주전 라인업에 큰 공백을 안게 됐고 이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현재 V-리그 여자부 세터층이 그리 두껍지 않은 가운데 쉽지 않은 과제를 맞닥뜨린 현대건설이다.


사진=더스파이크_DB(박상혁,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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