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막 올린 FA시장…남녀부 포지션별 FA 대상자는
- 남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20-04-10 17:12:00
[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FA 공시와 함께 본격적인 비시즌 이적 시장이 막을 올렸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0일 2020 남녀부 자유계약선수(FA)를 공시했다. 선수들은 23일까지 자유롭게 협상에 들어간다. A등급 선수 영입에 따른 보호선수 제시는 24일 12시까지이며 보상선수는 보호선수 제시 후 3일 이내에 선택할 수 있다.
남자부에서는 나경복이 최대어로 꼽힌다. 197cm에 달하는 좋은 신장과 함께 만 26세로 전성기에 접어들 나이로 실제로 2019~2020시즌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공격에서는 기복이 줄었고 약점으로 지적되던 리시브도 이전보다 나아졌다. 국내 선수 에이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만큼 주가는 높다.

나경복 외에 윙스파이커에서는 박주형과 최홍석이 주목할 선수들이다. 박주형은 30대 중반을 향해 가고 있지만(33세) 여전히 공수에 걸쳐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자원이다.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선수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고 윙스파이커진이 약한 팀이라면 주전으로도 충분히 활약할 수 있다. 보상선수가 없는 B등급이라는 점도 다른 팀에서 영입을 고려할 때는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요소다.
최홍석은 2019~2020시즌 출전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다. 총 58세트 소화해 그쳤고 기록도 좋지 않았다. OK저축은행 이적 이후 한 번씩 반등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활약이 꾸준하지 않았고 부상 경력도 많은 편이었다. 두 선수 외에 신으뜸과 김정환도 FA 자격을 얻은 윙스파이커다. 한편 여러 선수가 시장에 나온 윙스파이커와 달리 아포짓 스파이커 FA는 사실상 박철우 한 명만이 시장에 있다.
미들블로커도 FA 시장에 나온 선수들이 많다. 그중 A등급 선수는 박상하와 박진우 두 명이다. 2018~2019시즌 저조한 기록을 남긴 박상하는 2019~2020시즌 어느 정도 반등에 성공했다. 공격 성공률은 올 시즌도 좋지 않았지만(49.09%) 블로킹은 4위에 오르며(세트당 0.636개) 2015~2016시즌 이후 가장 좋은 기록을 남겼다. 박진우는 전역 후 첫 풀타임을 소화했다. 공격 성공률 52.02%, 세트당 블로킹 0.5개로 크게 두드러지는 기록을 남기지는 못했다.
진상헌과 이수황, 한상길은 B등급 FA로 시장에 나왔다. 진상헌은 속공 3위(62.09%)에 오르며 강점을 보였지만 블로킹은 세트당 0.385개로 2015~2016시즌(당시 세트당 0.333개) 이후 가장 좋지 않은 기록을 남겼다. 이수황은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속공 5위(59.03%), 세트당 블로킹 0.307개를 기록했다. 조재영과 장준호, 조근호도 미들블로커 FA로, 세 선수 모두 C등급이다.

리베로 보강이 필요한 팀이 꽤 있는 상황에서 리베로 중에는 오재성이 매력적인 자원으로 꼽힌다. FA 등급도 보상선수가 필요 없는 B등급이고 군 문제도 해결했다. 정성민은 2019~2020시즌 시즌 아웃을 유발한 허리 부상이 걸림돌이다. 두 선수 외에 백계중과 이시몬도 FA 자격을 얻었다. 세터 중에는 유광우와 권준형이 FA 시장에 나온다. 두 선수 모두 백업 세터가 필요한 팀들이 눈독 들일만 하다.

여자부 FA시장 최대 관심사는 역시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행보다. 이번 여자부 FA시장 최대어이기도 한 두 선수가 한솥밥을 먹을지, 어떤 선택을 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량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두 선수 모두 각 팀에서 핵심 선수이기에 어느 한 명이 이적한다면 다른 FA 행보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번 FA시장을 앞두고 큰 폭으로 늘어난 샐러리캡도 여자부 FA시장에서는 큰 변수다.
여자부는 두 선수 외에도 많은 주축 선수들이 FA 자격을 얻었다. 윙스파이커에는 박정아와 황민경, 채선아와 전새얀이 있다. 박정아는 2019~2020시즌 조금 주춤했지만 여전히 국내 선수 중 최상급에 속하는 공격력을 보유한 선수라는 점에서 주가가 높다. 다만 리시브에 큰 약점이 있어 라인업 구성 과정에서 리시브 부담을 크게 줄여줘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다.
황민경은 2018~2019시즌 부침을 겪은 이후 2019~2020시즌 살아나며 주가를 높였다. 공격 성공률(36.9%)은 데뷔 후 최고 기록이었고 서브(세트당 0.333개)도 2011~2012시즌(0.433개) 이후 최고 기록이었다. 리시브 효율이 지난 시즌과 비교해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45.94%→32.57%) 리시브가 약점으로 꼽히는 선수는 아니다. 전새얀은 외국인 선수가 없는 동안 준수한 공격력을 보여줘 윙스파이커 선수층 보강이 필요한 팀이 고려할 만한 선수다.
세터진에는 이다영 외에도 조송화, 염혜선, 이효희까지 이름값이 높은 선수들이 다수 나왔다. 염혜선은 KGC인삼공사 이적과 함께 다시 주전 자리를 꿰차면서 반등에 성공했고 이효희는 40살이지만 여전히 준수한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 조송화도 미들블로커 활용에 어느 정도 강점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아포짓 스파이커로 분류되는 김희진과 문정원은 특수한 환경에 놓여있다. 김희진은 대부분 시즌에 미들블로커와 아포짓 스파이커를 오갔다. 2019~2020시즌 부상 복귀 이후에는 아포짓 스파이커에서 다시 준수한 활약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한 시즌 전체를 아포짓 스파이커로 소화하진 않았다. 외국인 선수들이 주로 맡는 포지션이기에 팀 상황에 따라 다시 미들블로커를 소화할 가능성도 있다. 문정원은 아포짓 스파이커지만 실제로 그 역할을 소화하진 않는다. 공격보다 리시브를 비롯한 수비에 더 강점이 있고 그 역할을 위해 코트를 지킨다. 로테이션상 아포짓 스파이커로 들어가기 때문에 외국인 선수 포지션 등 라인업 구성에서 고려할 사항이 많다.
미들블로커도 이번 여자부 FA시장에서 주목할 선수가 많은 포지션이다. 대표팀 단골손님인 김수지를 비롯해 올 시즌 성공적인 포지션 변경을 보여준 한송이가 시장에 나온다. 두 선수 모두 각각 33세, 36세로 나이는 적지 않지만 리그에서 손에 꼽히는 기량을 선보였다. 정대영은 2018~2019시즌과 비교해 지난 시즌 성적이 떨어졌지만 현역 연장 의지도 강하고 여전히 준수한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 문명화는 2019~2020시즌 부상으로 대부분 결장한 가운데 A등급이라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리베로 FA는 김해란이 은퇴하며 오지영과 김연견만 시장에 나왔다. 오지영은 많은 팀이 탐을 낼만한 자원이다. 리시브 효율 2위, 디그 3위에 오르는 등, 리그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만한 기량을 지닌 리베로다. 김연견은 리시브는 다소 아쉽지만 디그에 강점이 있다. 흥국생명도 주전 리베로 공백이 생겼고 리베로 보강이 필요한 팀이 여자부에도 꽤 있어 두 선수의 가치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더스파이크_DB(유용우, 홍기웅,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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