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V-리그] 대표팀 공백기가 바꾼 판도 속 웃은 우리카드
- 남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20-01-07 01:22:00
[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는 지난 4일 대한항공과 우리카드 경기를 끝으로 휴식기에 돌입했다. 대표팀 공백기 세 경기에서 모두 승점 3점씩 챙긴 우리카드가 1위로 올라섰으며 OK저축은행은 현대캐피탈전 9연패를 끊고 상위권 추격 발판을 마련했다. 남자부도 13일까지 휴식을 취하는 가운데 7개 팀의 휴식기 전 마지막 일정을 돌아본다.
(모든 기록은 6일 기준)
1위 - 우리카드 (승점 39점, 14승 6패, 세트 득실률 1.516)
◎ 2019.12.31(화) ~ 01.04(토) : 2승 (2019년 12월 31일 vs 한국전력 3-1승(장충), 4일 vs 대한항공 3-0승(인천))
휴식기 전 마지막 경기까지 승리하며 1위로 올라섰다. 우리카드로서는 더없이 좋은 마무리였다. 한성정이 두 경기 연속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가운데 특히 대한항공전에는 상대 약점 공략 선봉에 섰다. 로테이션상 블로킹 높이가 낮은 유광우와 자주 맞물린 한성정은 34,72%로 이전보다 높은 공격 점유율을 소화하면서 19점으로 팀 내 최다득점을 올렸다. 1점이 모자라 자신의 통산 한 경기 최다득점 신기록을 세우는 데는 실패했다. 특히 1세트에만 11점을 몰아쳐 기선제압에 앞장섰다. 황경민이 상대적으로 주춤했지만(대한항공전 5점) 한성정의 활약으로 이를 메웠다.
노재욱이 좋은 경기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었다. 빠르게 측면으로 보내는 퀵오픈 패스 위력은 여전했고 상대 낮은 블로킹을 노리는 운영도 성공적이었다. 경기 후 신영철 감독도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라고 치켜세웠다. 우리카드는 휴식기를 앞두고 대표팀 공백이 있었음에도 분위기를 확실히 올렸다.

2위 – 대한항공 (승점 36점, 13승 7패, 세트 득실률 1.324)
◎ 2019.12.31(화) ~ 01.04(토) : 1패 (4일 vs 우리카드 0-3패(인천))
대표팀이 빠진 두 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결국 1위 자리를 내줬다. 다른 선수들보다도 정지석, 곽승석이 모두 빠진 윙스파이커진 공백이 크게 다가왔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리시브에서 두 선수의 빈자리가 너무도 컸다. 대한항공이 4일 우리카드전에서 기록한 팀 리시브 효율은 28.57%에 그쳤다. 특히 선발로 나온 손현종(15.38%)과 임동혁(7.69%) 모두 상대 집중 견제를 버티지 못했다. 임동혁은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공격에서 위력도 크게 떨어졌다(공격 득점 4점). 교체 투입된 김성민도 부진했다.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유광우의 세트도 전체적으로 불안했고 이는 공격에서 비중이 늘어난 비예나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비예나는 22점을 올리긴 했지만 공격 성공률이 45.83%에 그쳤다.
대표팀 선수들이 복귀하면 나아질 문제이긴 하지만 팀 분위기가 크게 떨어졌다는 게 대한항공에는 더 큰 문제다. 대표팀 선수들이 빠지기 전에도 대한항공은 3라운드 마지막 두 경기에서 경기력이 이전보다 떨어졌다. 대표팀 공백기에 연패도 당했다. 휴식기에 기존 선수들과 함께 어떻게 분위기를 바꿀지, 대표팀 선수들이 복귀한 직후 얼마나 빠르게 치고 올라가느냐가 대한항공에는 매우 중요해졌다.

3위 – 현대캐피탈 (승점 33점, 11승 8패, 세트 득실률 1.483)
◎ 2019.12.31(화) ~ 01.04(토) : 1패 (3일 vs OK저축은행 1-3패(천안))
OK저축은행과 2연전 중 두 번째 경기에서는 전광인의 빈자리가 크게 드러났다. 공격과 함께 리시브에서도 굉장한 안정감을 주는 전광인이 빠지면서 어느 윙스파이커가 들어오더라도 리시브와 공격 중 하나에서는 문제점을 드러냈다. 문성민은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차영석이 리시브 라인까지 내려와 대신 리시브를 받기도 했고 박주형은 이날 공격에서 부진했다(공격 득점 0). 이시우나 김지한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 최근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세트를 보여주던 이승원도 이날은 흔들렸다.
현대캐피탈에 긍정적이었던 건 두 경기 연속 이어진 박준혁의 활약이었다. 박준혁은 3일 경기에서도 블로킹 5개 포함 9점을 올려 팀에서 다우디(23점) 다음으로 많은 득점을 올렸다. 속공 성공률도 66.67%(4/6)로 앞선 경기보다 좋았다. 박준혁은 주전으로 나선 두 경기에서 모두 높이를 앞세운 블로킹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신영석과 최민호가 대표팀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이후에도 선수단 운영에 좀 더 여유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4위 – OK저축은행 (승점 32점, 11승 9패, 세트 득실률 1.000)
◎ 2019.12.31(화) ~ 01.04(토) : 1승 (3일 vs 현대캐피탈 3-1승(천안))
마침내 현대캐피탈전 맞대결 9연패를 끊었다. 천안 원정 승리는 시몬이 뛰던 2015년 10월 31일 이후로 처음이다. 레오가 허리가 좋지 않았음에도 4세트 초반 교체되기 전까지 25점, 공격 성공률 53.66%로 활약했다. 현대캐피탈만 만나면 경기력이 크게 떨어지던 송명근도 19점, 공격 성공률 60.87%로 자기 몫을 다했다. 공격적인 서브 공략도 성공적이었다. 각각 서브 에이스 3개씩 기록한 레오와 송명근 외에도 전진선도 서브로 힘을 보탰다.
OK저축은행은 현대캐피탈전 연패 탈출과 함께 승점 32점째를 올려 3위 현대캐피탈에 승점 1점차로 따라붙었다. 전반기 여러 선수의 크고 작은 부상이 겹쳐 어려운 시기를 보낸 가운데 맞이한 휴식기가 어느 팀보다 반가울 OK저축은행이다.

5위 – 삼성화재 (승점 32점, 10승 10패, 세트 득실률 0.975)
◎ 2019.12.31(화) ~ 01.04(토) : 1승 (1일 vs KB손해보험 3-1승(대전))
대표팀 공백기에 치른 두 경기를 1승 1패로 마치며 5할 승률로 복귀했다. 지난 2019년 12월 28일 OK저축은행전에서 어려운 볼 처리에 아쉬움을 보인 산탄젤로가 새해 첫날 치른 KB손해보험전에서는 만점 활약을 펼친 게 고무적이었다. 당시 산탄젤로는 공격 성공률 55.56%에 27점을 기록했다. 서브는 아쉬웠지만(범실 5개) 공격에서는 크게 모자란 점이 없었다. 오픈 공격 성공률도 54.5%(12/22)로 준수했다. 신진식 감독도 경기 후 “95% 정도 해줬다. 이 정도라면 해볼 만하다”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남겼다.
4세트 10-14를 뒤집은 역전극은 공격적인 라인업의 승리이기도 했다. 삼성화재는 9-14에서 고준용 대신 정성규를 투입했고 10-14에서부터 시작된 정성규 서브 타이밍에 블로킹 3개 등을 묶어 동점을 만들었다. 선발로 나온 김나운도 서브 에이스 4개 포함 20점, 공격 성공률 62.5%로 활약해 산탄젤로와 원투펀치를 구성했다.

6위 – KB손해보험 (승점 18점, 5승 15패, 세트 득실률 0.635)
◎ 2019.12.31(화) ~ 01.04(토) : 1패 (1일 vs 삼성화재 1-3패(대전))
전체적으로 리시브가 흔들리며 1세트 좋았던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고 4세트 역시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1일 삼성화재전에서 가장 많은 리시브를 받은 두 선수, 김정호(리시브 효율 24.14%)와 정동근(리시브 효율 10%) 모두 흔들렸다. 세터 양준식도 이에 영향을 받으며 세트가 전체적으로 흔들렸다. 김학민이 20점, 공격 성공률 54.29%로 분전했지만 이날은 이전보다 미들블로커진의 존재감도 상대적으로 약했다(박진우 4점, 김홍정 1점).
한편 KB손해보험은 휴식기 중 새 외국인 선수 영입을 알렸다. 1997년생 젊은 피인 브라질 출신 마테우스 크라우척이 그 주인공이다. 늦어도 7일 저녁 입국할 예정인 마테우스가 얼마나 빨리 호흡을 맞추고 활약하느냐에 따라 남은 기간 KB손해보험 성적을 크게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마테우스를 두고 윙스파이커와 아포짓 스파이커 모두 고려 중이라고 권순찬 감독이 밝힌 가운데 측면 공격수 라인업이 어떻게 이뤄질지도 후반기 KB손해보험을 보는 중요 사항 중 하나가 될 예정이다.

7위 – 한국전력 (승점 17점, 5승 14패, 세트 득실률 0.521)
◎ 2019.12.31(화) ~ 01.04(토) : 1패 (2019년 12월 31일 vs 우리카드 0-3패(장충))
가빈 없이는 역시 쉽지 않았다. 가빈 없이 치른 우리카드와 2연전에서 한국전력은 첫 번째 경기에서는 1세트를 듀스 끝에 가져오며 분전했지만 2019년 마지막 날 치른 두 번째 경기에서는 0-3으로 무너졌다. 손주상이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와 19점으로 팀 내 최다득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팀 공격 성공률에서 43.33%-61.84%로 전체적으로 차이가 컸다. 이호건 역시 이날은 흔들렸다. 손주상 외에 김인혁과 구본승(각각 6점)이 공격에서 힘을 더하지 못한 것도 컸다.
여기에 약한 서브와 미들블로커에서의 약점도 겹치면서 우리카드 공격을 제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날 한국전력은 블로킹 1개만을 잡아내 10개를 기록한 우리카드에 크게 밀렸다. 유효 블로킹도 11-17로 열세였다. 휴식기 이후에는 가빈이 돌아오지만 더 나은 경기력과 결과를 위해서는 윙스파이커들이 더 힘을 내줘야 한다. 중앙에서 약점도 다시 두드러지고 있기에 더 중요한 김인혁과 구본승의 역할이다.
사진=더스파이크_DB(홍기웅,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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