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36세' KB 김학민의 시계는 거꾸로 돌고 있다
- 남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19-12-13 13:11:00
올 시즌 16경기 174득점, 지난 두 시즌 기록 상회

[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만 36세, 김학민의 나이가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득점력과 점프력이 여전히 살아있다.
KB손해보험 김학민은 지난 12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대한항공과 경기에 선발 출전해 17점, 공격 성공률 41%를 기록하며 팀에 3-2(13-25, 25-23, 25-21,18-25, 15-11) 승리를 안겼다. 그는 올 시즌 처음으로 친정 팀에 패배를 안기기도 했다.
이 승리로 KB손해보험(승점 15점, 4승 12패)은 시즌 첫 3연승을 달리며 한국전력(승점 13점, 4승 10패)을 제치고 탈꼴찌에 성공했다.
사실 KB손해보험은 이번 3연승 직전 최악의 부진에 빠져 있었다. 개막전 승리 이후 12연패. 팀 창단 후 최다 연패였다. 이 과정에서 권순찬 감독이 자진 사퇴를 고려할 정도로 팀 사정은 좋지 않았다.
팀을 위기에서 구해낸 선수는 다름 아닌 만 36세, 베테랑 김학민이다. 김학민은 지난 2006년부터 시작해 2018~2019시즌까지 대한항공 프랜차이즈 스타 선수였다. 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사인&트레이드 방식으로 KB손해보험에 자리를 옮겼다.
김학민은 대한항공에서 정지석, 곽승석에게 주전 자리를 내준 이후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올 시즌 초반에도 정동근, 김정호의 뒤를 잇는 소방수 역할을 맡아오다 최근 해결사로 직접 나서고 있다.
김학민은 팀이 3연승을 달리는 에이스 모드를 발동했다. 연패 탈출의 신호탄이었던 OK저축은행전에서는 무려 22점, 공격 성공률 62.5%를 기록했다. 우리카드와 대한항공전에서도 각각 11점-공격 성공률 42%, 17점-41%를 올리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재 외인 브람은 복근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국민-정동근-김정호 등 어린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김학민이 보여준 품격은 KB손해보험에 큰 힘이 된다.
권순찬 감독은 대한항공과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학민이가 우리 팀에 와서 처음으로 12연패를 경험했는데, 마음고생이 많았다"라며 "지금 이단 공격을 학민이가 해결해주고 있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나고 있다. 확실히 잘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권 감독의 말처럼 김학민이 12연패를 겪은 것은 처음이다. 강팀인 대한항공에서만 뛰었던 그이기에 이번 연패는 더욱 힘들 수밖에 없었다. 김학민은 3일 OK저축은행전이 끝난 후 인터뷰에서는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지난 일은 모두 잊고 다시 달려가는 KB손해보험과 김학민이다. 김학민은 올 시즌 봄을 다시 찾은 기분이다. 올 시즌 절반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지난 두 시즌 득점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올 시즌 16경기(62세트)에 출전한 김학민은 174점을 올렸다(17~18시즌 107점, 18~19시즌 121점). 올 시즌 공격 성공률도 48%로 50% 가까이에 도달했다.

자신의 새로운 배구인생을 열고 있는 김학민은 매 경기 권순찬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 OK저축은행전에서는 권 감독 생각에 눈물을 훔쳤고, 대한항공과 경기 후 인터뷰에서는 "감독님이 범실 해도 괜찮다며 다독여 주시는데 한편으론 죄송스러운 마음도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KB손해보험이 3연승 상승세를 어디까지 이어 갈 수 있을까. 김학민이 그 기세를 살린다면 KB손해보험의 상승세도 쉽게 끝나지 않을듯 하다.
KB손해보험은 오는 18일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한국전력과 올 시즌 세 번째 맞대결을 가진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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