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알렉스, 드디어 한국인 됐다…남은 절차는?

남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19-12-12 10: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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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국적, 주민등록증 신청 등 행정 절차 밟아야 / 한국 이름은 진지위(陳志威)가 유력


[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대한항공 미들블로커 알렉스(26)가 드디어 한국 국적을 획득했다.

홍콩 출신 배구선수로 올해 대한항공에 입단한 알렉스는 지난 11일 법무부 본청에서 열린 국적심의위원회 면접에서 최종 통과했다.

알렉스 측은 지난 11일 <더스파이크>와 통화에서 "알렉스가 11일 오전 법무부 본청에서 면접을 봤다. 오후 5시 30분쯤 최종 합격 연락을 받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알렉스는 이로써 특별 귀화 관문을 모두 통과한 프로배구 선수 첫 번째 사례가 됐다. 농구에서는 문태종(은퇴)-문태영(삼성) 형제, 김한별(삼성생명), 라건아(KCC)가 특별 귀화했다. 국적법 제7조 과학·경제·문화·체육 등 특정 분야에서 우수한 능력을 보유하고, 국익에 기여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을 우수 인재로 선정, 특별귀화 할 수 있는 규정에 의해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게 됐다.

알렉스는 지난 2013년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을 이끌던 경희대 김찬호 감독의 눈에 띄었다. 그는 김찬호 감독의 설득 끝에 2015년 경희대에 입학했고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대학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낸 알렉스는 지난해에도 특별 귀화를 신청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대한체육회 심의 관문까지는 통과했지만 법무부 심사 단계에서 대한배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의 반대로 무산됐다.

하지만 올해는 대한민국배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도 알렉스의 특별귀화 신청에 동의했고, 마침내 특별귀화 심의회를 거쳐 면접까지 통과했다.

재수 끝에 한국 국적을 취득하는 데 성공한 알렉스는 향후 V-리그 남자부 경기에 뛸 수 있게 됐다. 알렉스는 올해 9월 열린 2019 KOVO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6순위로 대한항공에 지명됐다. 하지만 아직 국적 문제, 주민등록증 발급 등 해야 할 일이 많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V-리그에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해결해야 할까.

이중 국적, 주민등록증 발급…행정적인 절차를 해결해야 된다

알렉스가 한국 국적을 취득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한국인으로 생활하려면 해결해야 할 행정 절차가 남아 있다. 이제는 대한항공 사무국 직원들이 알렉스의 V-리그 데뷔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알렉스 측은 "알렉스의 V-리그 데뷔를 앞당기기 위해 대한항공 프런트들이 앞장설 예정이다. 그중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은 이중 국적 문제다"라고 말했다.

알렉스는 홍콩-캐나다 이중 국적을 가진 선수다. 캐나다 및 홍콩 국적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또한 주민등록증도 발급을 받아야 하고,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해결해야 한다.


알렉스 측은 "면접을 통과했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나는 것이 아니다. 다음주에 예정된 국적 수여식도 가야 되고, 이중 국적도 정리해야 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알렉스 측은 "또한 주민 등록증, 가족관계증명서 등 만들어야 하는 행정 서류도 많이 있다. 한국 이름도 만들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알렉스는 부모님이 모두 세상을 떠난 상황이고, 여동생과 친동생은 홍콩에서 살고 있다. 현재 알렉스의 한국 이름으로는 한자 이름인 진지위(陳志威)가 가장 유력하다.

알렉스의 몸 상태는?

알렉스의 몸 상태는 아직 100%까지 올라오지 않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경희대 시절부터 훈련과 경기만 반복을 하다 보니 체력적인 부분이나, 아픈 부위들이 많다. 팀에 합류한 뒤로는 체력 회복에 집중하다 최근 볼 만지는 훈련을 하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박기원 감독도 지난 6일 OK저축은행전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귀화 문제로 왔다 갔다 해서 볼을 만진 건 얼마되지 않았다. 부상도 있었고 체력 보충에 힘썼다"라며 "언제 투입될지는 모르겠지만 원 포인트 서버나 블로킹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대한항공 미들블로커진은 김규민-진상헌 선발, 진성태 백업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김규민이 내년 초 군 입대를 앞두고 있고, 오는 22일부터는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전에 나서는 국가대표팀에 차출된다. 이런 상황에서 알렉스의 합류는 반가울 수밖에 없다.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 함께 뽑혔던 오은렬과 정태현은 V-리그 데뷔를 마쳤고, 이제는 알렉스가 마지막 주자로 나서기 위해 준비 중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알렉스가 훈련을 열심히 소화하고 있다. 한국말도 잘 하고, 형들 말도 잘 듣고 완전히 한국 사람이다. 무엇보다 인성이 너무 좋아 사고 칠 걱정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알렉스를 칭찬했다.

좌절과 역경을 딛고 한국 국적을 취득한 알렉스. 그의 앞날에는 꽃길이 들어설 수 있을까. 알렉스가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고 V-리그 경기장에 나서는 그날을 기다려본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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