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점 이적생’ 조짐 보이는 장준호 “더없이 좋은 기회, 믿음에 보답해야”
- 남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19-11-30 00:19:00
[더스파이크=안산/서영욱 기자] “저에게는 너무 좋은 기회가 왔어요. 그래서 더 이 악물고 하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2대1 트레이드를 통해 이승준과 함께 한국전력으로 이적한 장준호는 이적 직후 두 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26일 KB손해보험전에서 블로킹 3개 포함 5점을 올린 장준호는 29일 친정팀인 OK저축은행과 경기에도 선발 출전해 활약을 이어갔다. 이날 장준호는 개인 한 경기 최다인 블로킹 6개를 잡아내며 7점을 올렸다. 종전 기록은 2014년 3월 13일 삼성화재 상대로 기록한 4개였다. 장준호가 중앙에서 확실하게 블로킹 벽을 세우며 한국전력은 이날 팀 블로킹에서 15-6으로 크게 앞섰고 경기에서도 3-2로 승리해 2019~2020시즌 첫 연승을 달렸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장준호에게 친정팀을 처음 상대한 소감을 물었다. 장준호는 “부담은 많이 됐지만 나쁘게 헤어진 게 아니었다. 트레이드됐으니 열심히 하자는 생각뿐이었다”라며 “감독님이 기회를 많이 주시고 편하게 만들어주신다. 오늘은 동료들도 너무 잘해줘 재밌게 경기했다. 최근 두 경기는 매우 만족스럽다”라고 이적 직후 두 경기 소감을 함께 돌아봤다.
개인 한 경기 최다 블로킹을 기록한 비결에 대해서도 물었다. 이민규를 워낙 잘 알고 있기 때문인지 묻자 장준호는 “(이)민규는 창단할 때부터 오래 봐왔다. 오늘 경기 전 미팅 때도 공격 코스나 블로킹 등을 팀에 많이 알려줬다”라며 “민규 세트는 워낙 빨라서 OK저축은행에서도 연습 때 따라다니기 힘들었다. 리시브가 흔들릴 때 사이드 블로커가 확실히 자리 잡고자 했다. 가빈이 윙스파이커를 잡아줘 더 편해졌다”라고 돌아봤다.
트레이드되기까지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장준호는 2013~2014시즌 OK저축은행(당시에는 전신인 러시앤캐시) 창단 멤버로 당시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2순위로 지명됐다. 이후 쭉 OK저축은행 소속으로 뛰었고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프로에서 두 번째 소속팀을 맞이했다. 장준호는 2018~2019시즌 데뷔 후 가장 많은 출전 시간(20경기 47세트)을 보냈지만 올 시즌은 트레이드 전까지 두 세트 출전에 그쳤다. 하지만 한국전력 이적 이후에는 두 경기에서 모두 주전으로 뛰고 있다.
트레이드 당시를 돌아본 장준호는 “대한항공전이 끝나고 감독님이 이야기해주셨다. 처음에는 섭섭한 마음도 많이 들었다”라고 솔직한 답을 남겼다. 이어 “오랜 시간 동료들과 함께해서 정도 많이 들었고 우승도 한 번 더 해보고 싶었는데 팀을 떠나게 돼 아쉬움도 있었다”라고 당시 감정을 덧붙였다.

이적과 함께 다시 경기에 나서는 만큼, 장준호는 더 이를 악물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올 시즌 끝나고 자유계약(FA) 신분을 얻는다. OK저축은행에서는 경기에 거의 못 나왔는데 다시 기회를 받았다”라며 “내겐 너무 좋은 기회다. 더 열심히 이를 악물고 하고 있다. 감독님 믿음에도 보답해야 한다”라고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새 팀에서 장준호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뛰고 있을까. 젊은 한국전력에서 베테랑 반열에 끼는 장준호는 “팀에 젊은 선수가 많고 가능성도 충분하다. OK저축은행에 처음 왔을 때가 생각났다. 당시에도 어린 팀이었지만 힘든 고비를 넘어 우승까지 했다. 우리도 세대교체를 빠르게 진행 중이고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라고 젊은 팀의 가능성을 높이 샀다.
장 감독이 높이 사는 파이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장 감독은 장준호를 두고 파이팅이 좋고 선수들을 아우르는 리더십도 갖췄다고 평가했다. 장준호는 “팀에 어린 선수가 많아 흔들릴 때가 많다. 기복을 줄이고 팀이 처지지 않으려면 더 파이팅하고 활기차게 해야 한다. 나는 그렇게 배웠다”라며 “훈련 때도 그렇고 목이 쉬도록 소리치고 선배로서 모범을 보이려 한다. 그래야 후배들도 따라온다. 더 열심히 하려 한다”라고 베테랑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사진=안산/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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