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도 '甲', 인성도 '甲' 한국전력 가빈-GS칼텍스 러츠
- 남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19-11-15 11:18:00
[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온통 호평뿐인 두 선수가 있다. 바로 한국전력 가빈과 GS칼텍스 러츠다.
V-리그를 포함한 프로스포츠에는 외인 제도가 있다. 하지만 외인이 쉽게 살아남을 수는 없다. 인성과 실력은 물론이고 그 나라의 문화와 음식 등에 적응해야 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래서 실력 좋은 외인도 팀에 적응을 하지 못해 나가는 경우가 있고, 또한 팀에서 제멋대로의 플레이를 하다가 계약을 해지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두 선수는 그 팀에서 맞는 첫 번째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실력은 물론이고 인성까지 좋아 구단의 호평을 받는다. 바로 한국전력 가빈과 GS칼텍스 러츠다.
가빈은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삼성화재에서 뛰었다. 삼성화재 왕조를 이끈 그는 러시아, 터키, 그리스에서 뛰다가 지난 5월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을 통해 한국전력에 입단했다. 삼성화재에서 뛸 때는 팀의 공격만을 책임지는 역할이었지만 한국전력에서는 다르다.
공격의 활로를 뚫는 '에이스', 어린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 코트 위에서 선수들을 독려하는 '리더' 역할까지. 한국전력에서 그의 존재감은 엄청나다. 그렇다 보니 감독과 선수들도 가빈을 믿는다.
지난 8일 현대캐피탈전이 끝난 후 만난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은 "가빈은 인성이 정말 좋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투지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어린 선수들의 정신적인 지주 역할까지. 나도 가끔 가빈에게 배울 때가 있는데 정말 대단한 선수다"라고 칭찬했다.
한국전력 김인혁도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은 상황이다. 하지만 가빈은 그런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분위기가 처져있을 때 항상 끌어올리려는 선수다. 가끔 춤도 추곤 하는데 정말 재밌다. 우리 팀의 리더다"라고 언급했다.
206cm로 V-리그 최장신에 러츠는 올 시즌이 한국 무대 처음이다. 그에게 적응기는 필요가 없었다. 득점 3위(137점), 공격 성공률 4위(41.61%), 블로킹 4위(세트당 0.70개)에 오르며 GS칼텍스의 선두 행진에 힘을 보태고 있다. 리그 적응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 적응도 마친 러츠다.
GS칼텍스 김우진 사원은 "러츠의 인성은 이미 소문이 나 있는 상황이다. 선수들과 너무 친하게 지낸다. 다른 외인들도 착했지만 내가 본 외인 중에는 러츠가 가장 착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한국 음식도 잘 먹고, 젓가락질은 나보다 더 잘하는 것 같다"라고 웃었다.
이어 "여자부 팀 통역분들이 우리 팀 이지언 통역을 가장 부러워한다. 그만큼 러츠가 실력도 좋고, 착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두 선수는 공교롭게도 어제(14일) 열린 경기에서 많은 득점을 올렸지만 승리와는 연을 맺지 못했다. 한국전력과 GS칼텍스는 각각 한국전력과 IBK기업은행에 세트 스코어 2-3으로 패하며 승수 쌓기에 실패했다. 가빈은 25점 공격 성공률 52.50%를 올렸으며 러츠도 21점 공격 성공률 32.14%를 기록했다.
이들은 이제 다시 팀의 승수 쌓기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전력과 GS칼텍스는 오는 17일 각각 삼성화재, 흥국생명과 경기를 치른다. 실력 면에서도, 인성 면에서도 주위 호평을 받고 있는 가빈과 러츠가 이번에는 승리와 함께 웃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사진_더스파이크 DB(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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