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KE포커스] ‘버텨야한다’ 미완의 삼성화재, 진짜 시작은 11월부터
- 남자프로배구 / 이광준 / 2019-10-14 04:06:00
[더스파이크=대전/이광준 기자] 삼성화재가 인고의 시간 뒤에 웃을 수 있을까.
삼성화재는 지난 13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 팀 시즌 첫 경기에서 0-3(14-25, 17-25, 22-25)으로 완패했다. 기록으로 보나, 경기력으로 보나 삼성화재가 상대에게 완벽히 진 경기였다. 공격, 수비 어떤 장점도 보이지 않았다.
외인 산탄젤로, 윙스파이커 송희채의 공백을 단번에 느꼈다. 시즌을 앞두고 두 선수에게 닥친 부상으로 인해 삼성화재는 온전한 라인업을 구성하지 못한 채 첫 경기에 돌입했다.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선 박철우가 20점을 몰아치며 분전했지만 그 외에 선수들 득점이 저조했다.
팀 전체 리시브효율도 26.09%로 낮았다. 지난 시즌 팀 리시브 최하위인 우리카드 기록이 33.03%였다. 경기 후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이런 리시브라면 올 시즌 전패다”라고 강하게 말하기도 했다.

삼성화재가 11월을 기다리는 이유
#송희채복귀 #산탄젤로 #신인합류
삼성화재는 11월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온전한 선수구성을 할 수 있는 때가 11월이기 때문. 부상당한 송희채, 그리고 외인 산탄젤로의 적응기간을 고려한 시기다.
송희채는 비시즌 오른쪽 팔꿈치 부상과 더불어 폐렴 수술까지 했다. 약 4주 동안 본가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 돌아온 이후에도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해 처음부터 컨디션을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신 감독은 첫 경기를 마친 뒤 “현재 엔트리에서도 빠졌다. 공격 훈련은 이제 막 하루 했을 정도로 훈련도 초기 단계를 소화 중이다”라고 송희채에 대해 설명했다.
신 감독은 송희채의 복귀시기를 11월 1일 현대캐피탈전으로 잡았다. 삼성화재는 그 전까지 남은 네 경기를 송희채 없이 치러야 한다.
외인 산탄젤로는 연습경기 도중 발목 부상을 당해 컵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어서 곧 출전 가능한 상태다. 신 감독은 “19일 KB손해보험전부터 산탄젤로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산탄젤로는 미지수인 선수다. 아직 국내리그 경험이 없고, 선수들과 호흡을 맞춘 시간도 짧다. 당장 투입되더라도 큰 활약을 기대하기에는 어렵다. 게다가 포지션도 고민이 많다. 본래 박철우 자리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송희채 공백이 길어지면서 윙스파이커 투입 가능성도 있다. 신 감독은 “송희채가 늦어지니 박철우와 산탄젤로 공존도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결국 산탄젤로가 경기 경험을 통해 V-리그 적응력을 키우고, 포지션 문제에 답을 찾으려면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이는 최소 11월까지, 혹은 그 이상 걸릴 수 있는 문제다.
11월을 기다리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 바로 ‘신인’이다. 삼성화재는 올 시즌 신인을 무려 여섯 명이나 뽑았다. 그 중 수련선수 셋을 제외한 세 명은 올 시즌 즉시전력감으로 쓸 계획이다.
삼성화재는 남자부 다른 팀들과 비교해 약한 서브가 고민이다. 박철우 정도를 제외하면 베스트 멤버 중 강하고 정확한 서브를 때리는 선수가 없다. 외인 산탄젤로 역시 서브가 강한 선수는 아니다.
이번 드래프트서 1라운드 4순위로 삼성화재에 입단한 정성규, 2라운더 김동영과 4라운더 신장호는 모두 강한 서브를 갖췄다. 신 감독은 이 셋 모두를 원 포인트 서버로 넣겠다는 계획이다.
신 감독은 “정성규를 비롯해 셋 모두 서브가 좋다. 미들블로커 서브 타이밍, 그리고 윙스파이커 한 명 서브 타이밍 때 모두 적극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10월 목표는 버티기, 11월 여덟 경기에 ‘총력’
삼성화재에게 주어진 당장의 목표는 ‘버티기’다. 조각이 모두 맞춰지는 11월까지는 어떻게든 있는 자원으로 버텨내야 한다.
첫 경기를 돌아보면, 여전히 희망보단 실망이 크다. 기대했던 고준용, 김나운이 리시브에서 전혀 버텨주질 못했다. 그렇다 보니 공격에선 박철우 하나만 보였다. 백업 이지석을 윙스파이커로 투입하면서 리시브는 안정됐지만, 신장이 작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설상가상으로 첫 경기 1세트서 세터 김형진이 수비 도중 팀원과 부딪히며 어깨에 타박상을 입었다. 그는 곧바로 권준형과 교체됐다. 정확한 확인을 위해 정밀검진이 있을 예정이다.
그럼에도 버텨야만 한다. 최소 분위기만큼이라도 끌고 가야 11월부터 반격의 여지가 생긴다. 첫 경기 수준의 플레이가 이어진다면 11월이 와도 반전을 기대하긴 어렵다. 신진식 감독은 “10월은 버티는 수밖에 없다. 11월에 여덟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그 경기에 총력을 쏟겠다”라고 설명했다.
11월까지는 2주 조금 넘게 남았다. 삼성화재는 그 때까지 남은 네 경기를 어떻게 치를까. 삼성화재가 첫 경기서 상할 대로 상한 명가의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사진_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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