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7] 조금 덜 과감한 예측, 2019~2020시즌 Bold Prediction
- 남자프로배구 / 이광준 / 2019-10-05 00:44:00
[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Bold Prediction, 직역하면 ‘과감한 예상’이다. 한국보다는 미국 스포츠 저널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형의 글이다. 객관적인 지표를 기반으로 하기도 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내린 결말은 꽤 과감한 게 많다. <더스파이크>도 시즌 개막을 맞아 한 번 시도해봤다.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과감하면서도 조심스러운(?) 예측을 남겨본다.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4년 연속 같은 매치업을 보게 된다
다른 종목 이야기지만 NBA(미국 프로농구)는 2014~2015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골든스테이트와 클리블랜드가 4년 연속 파이널에서 만난 바 있다. ‘4년 연속 같은 팀 파이널 매치업’이 V-리그에서도 이어지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 본다. 그 주인공은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 두 팀은 2016~2017시즌부터 지난 2018~2019시즌까지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났다. 현재까지 전적은 현대캐피탈이 두 차례 우승을 차지해 우위에 있다.
4년 연속 두 팀의 챔피언결정전 맞대결을 예상하는 이유는 현재 전력을 놓고 봤을 때 다른 팀과 비교해 두 팀의 전력이 확실히 안정적이고 힘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국내 선수 라인업은 두 팀이 가장 탄탄하다. 국내 선수진은 시즌이 바뀌더라도 경기력 편차를 최소화해주는 최고의 안전장치이다. 매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외국인 선수와 달리 국내 선수진은 좀 더 길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에서 변수가 있긴 하지만 두 팀은 거기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에도 가스파리니보다 정지석이 사실상 에이스에 가까웠다. 그리고 외국인 선수로부터 득점이 좀 덜 나와도 국내 선수진을 통해 충분히 메울 수 있는 팀이다. 현대캐피탈은 애초에 검증된 선수인 에르난데스(前 요스바니)를 영입했다.
두 팀 중 한 팀이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할 확률이 크다고 봤을 때, 플레이오프에서 한 팀이 떨어지는(주전 줄부상과 같은 천재지변에 가까운 일이 아닌 한 두 팀 모두 최소 플레이오프는 갈 것 같다) 경우는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위기가 없던 건 아니었지만(2017~2018시즌 대한항공은 플레이오프에서 삼성화재에 1차전에서 패해 위기를 맞았다) 현재 전력만 놓고 봤을 때는 그럴 확률보다는 두 팀의 챔피언결정전 재회가 좀 더 가능성 있어 보인다.

외국인 선수는 구관이 명관이었다
(특히) 여자부는 이탈리아 대표팀 출신에 CEV 컵 MVP까지 수상한 디우프나 아르헨티나 대표팀 주 공격수 루시아 프레스코 등 꽤 기대되는 얼굴들도 있다. 하지만 비시즌 흘러나오는 분위기나 연습 경기 등에서의 평가를 봤을 때는 ‘구관이 명관’이 될 가능성이 꽤 크다.
우선 남자부는 경력직 가빈을 비롯해 에르난데스나 펠리페는 이미 V-리그 검증을 마친 선수들이다. 여자부도 크게 분위기는 다르지 않다. 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까지 마쳤지만 아직 평가 표본이 많지 않다. 연습 경기와 컵 대회까지도 재계약 선수인 마야와 어나이가 우위를 점할 것 같다는 평가가 많다.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외국인 선수의 경우 종목을 불문하고 리그 문화에 대한 적응을 중요시한다. 외국인 선수들 입장에는 그간 겪은 리그와 분위기나 문화권이 다르고 자신이 짊어져야 할 부담도 훨씬 크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이미 경험해 본 선수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물론 신입이 있어야 나중에 새로운 경력직도 생기는 거지만). 남자부는 경력직 선수들이 보여준 면면이 워낙 화려하고 여자부는 새로 합류한 선수들의 의문이 상대적으로 커 적어도 이번 시즌은 구관이 좀 더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측해 본다.

현대건설이 플레이오프에 복귀한다
현대건설은 2018~2019시즌 9승 21패로 5위에 그쳤다. 하지만 2019~2020시즌에는 플레이오프에 복귀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우선 꼭 필요한 자리에 보강이 이뤄졌다. 지난 시즌 현대건설은 황민경이 윙스파이커 한 자리를 대부분 채운 가운데 외국인 선수 베키가 파트너로 나섰다. 베키는 공격과 수비 양면에서 모두 기대 이하였고 일찌감치 교체가 확정됐다. 베키 이탈 이후에는 김주향, 정지윤, 고유민 등 여러 선수가 윙스파이커 한 자리에 기용됐지만 만족스러운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 마야가 합류한 이후에는 고유민이 주전으로 나오며 수비 안정화에 기여했고 승수를 챙겼지만 공격에서 아쉬움은 여전했다.
올 시즌에는 고예림이 이 자리를 채운다. 자유계약(FA)으로 합류한 고예림은 공격력에서 지난 시즌 막판 주전 자리를 지킨 고유민보다 낫고 수비와 리시브 역시 우위에 있다. 공수 모두 지난 시즌 윙스파이커들보다 업그레이드 버전인 고예림의 합류는 전반적인 경기력을 훨씬 끌어올려 줄 것이다.
외국인 선수 변수도 덜하다. 지난 시즌 도중 합류한 마야는 범실은 많은 편이어도 공격력은 확실했다. 서브도 위력적이었고 이다영과 케미스트리도 매우 좋다(엄청난 장점이다). 이다영이 대표팀 차출로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우고 있지만 지난 시즌 이미 호흡을 맞춘 선수라서 걱정이 덜하다. 이다영도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꾸준히 주전 경험을 쌓으며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 신인드래프트에서 미들블로커 이다현을 지명하며 정지윤을 윙스파이커로 가용하는 길도 열렸다. 충분히 플레이오프 경쟁력을 갖춘 팀으로 보인다.
P.S. 여자부 6개 구단 체제 이후 매년 전 시즌과 비교해 포스트 시즌 최소 한 자리는 바뀌었다. 올해도 그렇다면 그 주인공은 현대건설이지 않을까.
사진_더스파이크 DB(유용우, 홍기웅 기자)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10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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