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MG] ‘1년 만에 복귀’ 우리카드 한정훈이 말하는 간절함
- 남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19-10-04 18:39:00
[더스파이크=순천/서영욱 기자] “제 인생에 이런 날이 올 줄 몰랐어요. 지금은 모든 것에 감사하게 생각해요.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해야죠.”
우리카드 한정훈(26)은 2019년 비시즌 우리카드에 합류해 2019 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에 출전 중이다. 한정훈은 2일 한국전력전에 이어 4일 국군체육부대(상무)와 경기에도 선발 출전해 활약했다. 상무와 경기에서는 12점, 공격 성공률 53.85%를 기록해 나경복, 황경민과 함께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3세트 21-18에서 3연속 서브 에이스를 기록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한정훈이 기록한 서브 에이스는 총 5개였다.
한정훈은 젊은 나이지만 파란만장한 프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2015~2016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6순위로 현대캐피탈에 지명됐고 세터로 깜짝 기용되기도 했다. 2017~2018시즌을 삼성화재에서 보내고 자유신분선수로 공시된 한정훈은 지난 시즌 실업팀인 부산시체육회에서 뛰었다.
경기 후 한정훈은 “현대캐피탈에서 깜짝 세터로 기용된 이후 인터뷰는 처음이다”라고 운을 뗀 후 “내 인생에도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 얼떨떨하다. 그저 모든 것에 감사한 상황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3세트 3연속 서브 에이스 당시 기분을 물었다. 한정훈은 “서브 에이스를 한 것보다도 그냥 경기에 나선다는 게 너무 좋았다. 프로 4년차인데 선발로 나온 건 2일 한국전력전이 처음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모든 것에 그냥 감사하다. 오늘도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부족한 점을 더 생각 중이다. 3연속 서브 에이스를 기록했지만 자만하지 않고 부족한 걸 챙기려 한다”라고 겸손한 소감을 덧붙였다.
프로 첫 주전 소식을 들었을 때 감정도 들을 수 있었다. 한정훈은 “좋은 것 40%, 긴장감 60%였다. 반반도 아니었다”라며 웃어 보였다. 이어 “밥 먹는 것도 하나하나 신경 쓰였고 잠도 안 왔다. 분석 영상을 더 보고 생각하며 보냈다”라고 긴장되던 첫 선발 전날을 돌아봤다.
우리카드로 오기까지의 과정도 언급했다. 한정훈은 7월초 우리카드에서 테스트를 받았고 15일 최석기와 함께 공식적으로 팀에 합류했다. 한정훈은 “프로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 간절했다. 가만히 있어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라며 “지인들을 통해 프로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이야기했는데 주변의 도움으로 이렇게 된 것 같다. 여기까지 왔으니 도움 주신 분들에게 보답하려면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다”라고 과정을 설명하며 프로를 향한 간절함도 덧붙였다.

한정훈은 컵 대회에서 이렇게 빨리 기회를 받을 것은 예상 못 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감독님이 배구에 대해 많은 가르침을 주셨다. 성실히 준비하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만 했는데 일찍 기회가 와서 얼떨떨하다”라고 돌아봤다.
인터뷰 내내 한정훈의 말에는 프로에 대한 간절함과 겸손함이 느껴졌다. 신영철 감독이 한성정과 경쟁하길 바란다는 말에 한정훈은 “나는 부족한 점이 너무 많다”라며 “감독님이 지시한 걸 열심히 보완해가면 언젠간 주전이 될 수도 있다. 벤치에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을 것이다. 항상 부족한 걸 채워간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한정훈은 “직전 경기보다는 잘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절대 자만해서는 안 된다. 겸손히, 성실하게 임하면서 더 기량을 쌓아가겠다”라고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사진=순천/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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