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KE인터뷰] ‘베테랑 리베로’ KB 곽동혁 “몸 버틸 때까지 뛴다”
- 남자프로배구 / 이광준 / 2019-09-16 16:41:00
[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몸이 버텨줄 때까진 선수로 뛰고 싶습니다.”
KB손해보험 베테랑 리베로 곽동혁(36)은 열세 번째 시즌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그는 2005년 V-리그 원년 드래프트서 2라운드 4순위로 LG화재(현 KB손해보험)에 입단해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2008년 한 차례 은퇴한 뒤에 대학 트레이너, 실업팀 선수로 활약하다가 2011~2012시즌 한국전력으로 프로에 복귀했다. 이후 삼성화재를 거쳐 2016년부터 친정팀 KB손해보험으로 돌아와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비록 중간에 공백은 있었지만, 곽동혁은 프로 원년부터 뛰어오며 꾸준히 실력을 뽐냈다. 안정적인 리시브와 감각적인 디그가 장점. 그러나 지난 시즌에는 부상으로 인해 자주 코트 위에 오르지 못했다. 그는 V-리그 통산 디그성공 전체 3위, 리시브성공은 5위에 올라 있다.
곽동혁은 다가오는 2019~2020시즌, 그 아쉬움을 달래겠다는 각오다. 한창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곽동혁은 “(시즌을) 잘 준비하고 있다”라며 근황에 대해 말했다.
한국 나이로는 서른일곱. 이제 40대에 더욱 가까워졌다. 곽동혁은 “매년 한 살씩 먹을수록 다가오는 느낌이 다르다. (선수 생활)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시즌에 임했는데, 지금은 1년이라도 더 할수록 후배들이 ‘나이 먹고서도 선수 생활을 더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그런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설명했다.
후배들에 길을 열어준다는 말은 곽동혁 위로 방신봉, 이선규 등이 자주 했던 말이다. 곽동혁은 “형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아마 ‘저 나이에 왜 계속 선수생활을 해?’라는 시선을 받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과 다가오는 시즌, KB손해보험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스타팅 라인업이 싹 바뀌었다. 날개 선수들부터 미들블로커도 모두 새 얼굴들이 보인다. 특히나 김정호, 정동근과 같이 젊은 선수들이 합류해 훨씬 어려진 라인업이 눈에 띈다.
곽동혁은 “올해는 정말 많이 바뀌었다. 그래서 연습할 때 시간이 많이 걸렸다. 아직도 완벽하진 않지만 따라가려 노력 중이다”라고 했다.
이어 베테랑으로서 젊은 선수들이 많아진 점에 대해 책임감을 밝혔다. “사실 미안함도 든다. 후배들이 생각하기에는 ‘당연히 선배가 나가야지’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처지지 않으려 더 열심히 하게 된다. 그런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KB손해보험에는 곽동혁 말고도 뛰어난 국가대표 리베로 정민수가 있다. 곽동혁은 “(정)민수가 진짜 잘 한다”라며 “난 민수가 흔들릴 때 들어가 잡아주기만 해도 된다. 누가 뛰는 건 중요하지 않다”라고 후배를 치켜세웠다.
아직 곽동혁은 끝을 생각하진 않는다. 그는 “몸이 될 때까지 뛰고 싶다. 몸이 안 될 때가 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끝을 생각해본 적은 없다. 무릎이 버텨준다면 계속 뛰고 싶다. 제대로 나설 수 없게 될 때가 은퇴할 때라고 생각한다”라며 웃었다.
다가오는 시즌, 곽동혁의 각오는 ‘즐기자’다. “이번 시즌은 즐기려고 한다. 우리끼리만 즐기지 않고 팬들과 함께 즐기고 싶다. 성적까지 낼 수 있다면 당연히 최고다. 성적과 그 이상의 것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사진_이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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