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V4] ‘챔프전 MVP’ 전광인, 이적과 함께 만든 첫 우승
- 남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19-03-27 05:18:00

[더스파이크=천안/서영욱 기자] 전광인(28)이 모범 FA란 이런 것이라는 걸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보여줬다.
전광인은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2018~2019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선발로 나와 존재감을 뽐냈다. 고비마다 활약이 빛났다. 1세트부터 5점을 올린 전광인은 2세트 수차례 어려운 볼을 처리하며 팀의 추격을 이끌었다. 매 세트 결정적인 순간 득점을 올린 전광인은 3차전에서 20점, 공격 성공률 53.57%를 기록했다. 어김없이 팀에서 가장 많은 리시브 시도(41회)를 기록했고 리시브 효율은 41.46%였다.
전광인은 이런 공을 인정받아 챔피언결정전 MVP까지 수상했다. 경기 후 전광인은 “우승이 처음이라 그런지 어떤 느낌인지 모르겠다. 우승해 본 사람만 아는 느낌인데 표현하기가 어렵다. 선수들이 힘겹게 치러서 만든 결과다. 안도감도 많이 든다”라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챔피언결정전 MVP에 대해서는 “내가 받아도 되나 싶다. 잘한 선수들이 많았다. 하지만 감사히 받겠다”라고 답했다.
전광인은 포스트시즌에 들어서면서부터 몸 상태가 완전치 않았다.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무릎이 좋지 않았고 경기를 치르기 전부터 무릎에 얼음찜질은 하고 있다. 2차전 중에는 공격 후 무릎을 부여잡는 등 아찔한 장면을 보이기도 했다. 경기 후 전광인도 통증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전광인의 활약은 멈추지 않았다. 전광인은 1차전, 팀에서 가장 많은 22점을 올리며 공격 성공률도 60.71%를 기록했다. 2차전은 완벽하지 않은 무릎 여파로 13점, 공격 성공률 50%로 떨어졌지만 5세트 경기를 끝내는 마지막 득점을 올렸다.
새 팀에서 전광인은 한국전력 시절과는 다른 역할을 소화했다. 좋은 공격수가 많은 만큼 공격에서 역할은 줄었고 리시브와 수비 부담이 크게 늘었다. 이는 기록에서도 곧장 드러났다. 올 시즌 전광인이 정규시즌에 기록한 466점은 본인 커리어에서 가장 적은 수치였다. 공격 시도(708회)도 처음으로 800회 미만이었다.
반면 리시브 시도는 1010회를 기록해 커리어 처음으로 1000회 이상을 기록했다. 이전까지 전광인이 시도한 한 시즌 최다 리시브는 2017~2018시즌 795회였다. 높아진 리시브 비중에도 리시브 효율은 49.31%로 커리어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공격에서 역할이 조금 줄었지만 그 이상으로 늘어난 리시브 비중으로 만만치 않은 시즌을 보냈다.

전광인의 이러한 역할 변화는 파다르와 문성민 공존을 위해서 꼭 필요했다. 특히 윙스파이커로 전향하는 문성민의 리시브 불안을 위해서는 전광인이 많은 리시브 범위를 커버해야 했다. 전광인도 이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었다. “내가 리시브 범위를 넓히고 안정감을 가지면 (문)성민이 형이 들어올 수 있다. 처음에는 내가 그 정도를 커버할 선수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 내가 넓은 범위를 받아내면 성민이 형과 같이 뛸 수 있다는 걸 알았고 지금도 이야기를 많이 한다.”
최태웅 감독은 시즌 중에도 수차례 전광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지난 1월 3일 우리카드전을 앞두고는 “팀 공헌도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선수”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그의 말처럼 올 시즌 전광인은 이적 첫 시즌 만에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거듭났다. 공격에서 희생하고 리시브를 책임진 전광인이 없었다면 파다르와 문성민, 전광인으로 이어지는 측면 공격수 공존은 성립할 수 없었다.
챔피언결정전 2차전 승리 이후 전광인은 인터뷰 도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어떻게 부상을 참느냐는 질문에 “우승하고 싶어 참고 있다”라고 말하며 감정이 북받쳤기 때문이다.
결국 전광인은 생애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그 눈물에 보답 받았다. 단순히 우승 트로피만 들어 올렸을 뿐만 아니라 챔피언결정전 MVP라는 영예도 함께 했다. 전광인은 자신을 향한 관심을 마지막까지 ‘느낌표’로 만들었다.
사진=천안/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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