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결산] 잘 옮겼다! 올 시즌 빛낸 최고 이적생 7인

남자프로배구 / 이광준 / 2019-03-13 02: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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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FA, 트레이드. 그리고 보상선수. V-리그에는 여러 이유로 팀을 옮기는 선수들이 있다. 이번 2018~2019 도드람 V-리그도 마찬가지였다. 여러 선수들이 저마다 이유로 둥지를 옮겼다. 새 팀에서 곧바로 좋은 활약을 펼치는 건 프로 선수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어려운 일을 제대로 해낸 7인의 선수들을 조심스럽게 꼽아본다.


(모든 기록은 2018~2019시즌 정규리그 기준)




팀 우승 이끌다, 김세영-김미연 FA 듀오


흥국생명 김세영
30경기 111세트 출전
208득점, 공격성공률 37.05%, 속공 8위(성공률 38.51%)
블로킹 3위(세트 당 0.685개)


흥국생명 김미연
30경기 111세트 출전
243득점, 공격성공률 32.95%
서브득점 6위(세트 다 0.234개)
리시브효율 34.16%, 세트 당 디그 2.171개


여자부 정규리그 1위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를 최하위로 마쳤던 아픔이 있다. 이들이 단 한 시즌 만에 재기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공격적인 FA 영입 때문이었다. 흥국생명은 가장 필요했던 포지션, 미들블로커 한 자리와 윙스파이커 한 자리를 올 시즌 전 FA로 보강에 성공했다.


베테랑 미들블로커 김세영은 확실한 높이(190cm)를 바탕으로 팀 중앙을 견고하게 지켰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블로킹과 속공 최하위에 머문 팀이다. 중앙에서 공수 역할을 하던 김수지(현 IBK기업은행) 공백이 크게 느껴졌다. 김세영은 올 시즌 블로킹 3위에 오르며 여전함을 과시했다. 김세영-톰시아(블로킹 9위) 블로킹 라인은 상대편에겐 그야말로 ‘통곡의 벽’이었다. 부족했던 속공 역시 리시브가 잘 된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임해 팀 날개공격에 힘을 더했다.



윙스파이커 김미연은 다소 굴곡이 있었다. 잘 될 때와 흔들릴 때 격차가 컸다. 그러나 에이스 이재영 뒤에서 수비 쪽에 힘을 써 팀 경기력에 안정을 가져왔다. 강력한 서브 하나만큼은 팀 내 어떤 선수들보다도 눈부셨다.


올 시즌 흥국생명의 정규시즌은 ‘효과적인 투자’의 힘을 보여줬다. 필요한 곳에 확실한 투자로 팀 약점을 메워 탄탄한 전력을 구축했다.




모범 FA, 현대 전광인 & KB 정민수




현대캐피탈 전광인


34경기 130세트 출전
득점 10위(466점), 공격종합 5위(성공률 52.97%)
오픈 10위, 퀵오픈 5위
서브득점 10위(세트 당 0.308개)
리시브 5위(효율 49.31%), 디그 7위(세트 당 1.431개)
수비 1위


지난 시즌 남자부 FA 이적시장에서 팀을 옮긴 선수들 중 가장 모범적인 FA 선수로는 이 둘을 꼽을 수 있다.


현대캐피탈 전광인은 그야말로 현대캐피탈에 꼭 맞는 활약을 펼쳤다. 이전까지 현대캐피탈이 외인 윙스파이커에게 기대했던 이상적인 모습을 전광인이 제대로 보여줬다. 전광인은 공격은 물론이고 뛰어난 리시브, 디그 능력까지 발휘했다. 현대캐피탈 팀 전략의 중심에 전광인이 있었다.


전광인이 있어 현대캐피탈은 다소 리시브가 떨어지는 문성민을 윙스파이커 한 자리에 활용할 수 있었다. 정확한 리시브는 불안한 두 세터, 이승원과 이원중이 그나마 덜 흔들리도록 하는 힘이었다.


전광인은 올 시즌 남자부에서 유일하게 리시브시도가 1,000회를 넘는 선수다(2위 삼성화재 김강녕 910회). 당연하게도 리시브 성공 횟수도 536회로 가장 많다. 효율은 49.31%로 리시브순위에서 다소 밀렸지만 리시브성공 개수로 순위를 매기는 수비 부분에서는 당당히 1위에 올랐다.



KB손해보험 정민수


36경기 142세트 출전
리시브 1위(효율 52.86%), 디그 2위(세트 당 2.204개)
수비 4위


리베로 정민수는 착실히 본인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팀 성적은 다소 낮았지만 개인 기록은 리베로 가운데 가장 뛰어났다.


지난 시즌 KB손해보험의 약점이라면 단연 수비였다. 리시브와 디그 모두 부족함이 많았다. 지난 시즌 KB손해보험은 팀 리시브 7위, 팀 디그 5위로 두 수치를 합산한 수비 부분에서 남자부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런 KB손해보험이 올 시즌 팀 리시브 3위(효율 39.59%), 디그 3위(세트 당 9.028개)에 오를 수 있었던 건 정민수 합류 효과라고 해도 무방하다. 정민수는 팀 리시브 라인 중심에서 선수들을 이끌고 다독이는 역할도 한다. 현재 V-리그 남자부 리베로 가운데 가장 화려하면서, 안정감도 갖춘 선수가 바로 정민수다.


리베로에게 요구되는 능력 중 하나인 이단 연결은 다소 약했지만 리베로 본연의 임무만큼은 흠 잡을 것이 없었다.




트레이드로 날개 달다, 노재욱 & 김정호


우리카드 노재욱


34경기 126세트 출전
세트 당 블로킹 0.286개
세트성공 6위(세트 당 9.270개)


노재욱은 2018년, 무려 두 차례나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현대캐피탈에서 전광인 보상선수로 한국전력에 입단한 뒤, 시즌 시작 후 트레이드로 우리카드에 정착했다.


비시즌 함께한 한국전력에서는 좀처럼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노재욱 특유의 낮고 빠른 패스는 적응이 쉽지 않은 공이다. 이전까지 한국전력은 높은 공 위주의 플레이를 주로 해왔다. 정반대 성격을 가진 노재욱과 호흡을 맞추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중앙을 적극적으로 쓰는 노재욱과 호흡을 같이 할 미들블로커가 한국전력에는 없었다.


이후 노재욱은 우리카드로 가 다시 재능을 피웠다. 우리카드에는 어떤 공도 처리할 수 있는 백전노장 아가메즈가 있었다. 아가메즈는 다소 흔들리는 노재욱의 백패스도 문제없이 처리해줬다. 뒤로 가는 패스에 부담을 던 노재욱은 점차 국내 선수들과 퀵오픈 플레이를 맞춰 가면서 팀에 활기를 더했다.


결국 노재욱 합류 이후 우리카드는 날아오르기 시작하며 결국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그러나 노재욱은 훈련 도중 허리에 생긴 부상으로 정작 플레이오프 때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에서도 결정적인 챔피언결정전에서 뛰지 못했던 악몽을 다시 떠올리게 하고 있다.



KB손해보험 김정호
29경기 93세트 출전
171득점, 공격성공률 49.50%
세트 당 서브득점 0.140개
리시브효율 37.88%


윙스파이커 김정호는 이전 팀 삼성화재에서 주로 원 포인트 서버로 기용됐다. 몇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는데, 첫째로는 삼성화재 날개에 자리가 없던 점. 그리고 두 번째로는 장신 오픈 공격 위주인 삼성화재와 단신 김정호 플레이가 맞지 않는 점이었다.


그러던 김정호는 KB손해보험으로 이적한 뒤 숨겨온 기량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시즌 중반 이후 다소 처졌던 몸 컨디션이 살아나며 공격에서 두드러진 모습을 보여줬다. 리시브 역시 점차 감을 잡아갔다. 낮고 과감한 패스가 장점인 팀 세터 황택의와 좋은 호흡을 발휘하며 ‘KB손해보험의 미래’로 주목 받았다.


팀 이적은 결국 KB손해보험에게도, 그리고 선수 본인에게도 기회가 됐다. 윙스파이커 불안 고민이 크던 팀에게는 김정호 합류가 천군만마와 같았다. 김정호 역시 본인과 맞는 팀에 와 자신이 가진 역량을 꾸밈없이 보여줄 수 있었다.




인삼공사 최은지, 묵묵히 코트를 지키다


KGC인삼공사 최은지


30경기 104세트 출전
360득점, 공격성공률 34%, 점유율 23.75%
리시브효율 39.70%, 점유율 29.86%


KGC인삼공사 윙스파이커 최은지는 FA 계약을 통해 입단한 뒤, 지난해 8월 열린 보령·한국도로공사컵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외국인선수 급 활약을 한 최은지는 대회 MVP에 선정되며 정규시즌 기대를 한껏 높였다.


그러나 컵 대회와 시즌은 달랐다. 기대했던 만큼의 활약은 나오지 않았다. 팀 성적도 그랬다. 외국인선수 알레나 부상을 시작으로 끝없이 떨어졌다. 결국 KGC인삼공사는 올 시즌을 최하위로 마감했다.


최은지는 팀이 힘든 순간에도 꾸준히 코트에 올랐다. 최은지는 올 시즌 팀 30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최은지가 풀타임 주전으로 시즌을 소화한 건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이전까지 가장 많은 경기와 세트를 소화했던 건 2011~2012시즌, 최은지가 데뷔했던 해였다. 당시 최은지는 26경기, 64세트를 뛰었다.


최은지는 올 시즌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공격점유율과 리시브점유율을 보였다. 공격은 외인 알레나 뒤를 이어 2위, 리시브는 리베로 오지영 다음이었다. 연패 과정에서 여러 신인 선수들이 코트에 들어올 때에도 최은지는 자리를 지켰다. 팀 리빌딩을 생각하고 있는 서남원 KGC인삼공사 감독의 의중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다음 시즌 최은지는 여러 신인 선수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사진_더스파이크 DB(유용우, 홍기웅,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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