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경민 vs 이원중, 2인으로 압축된 남자부 신인왕 경쟁
- 남자프로배구 / 이광준 / 2019-02-13 02:04:00
[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우리카드 황경민과 현대캐피탈 이원중. 신인왕은 누구의 것이 될까.
우리카드는 지난 1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삼성화재를 3-1로 격파, 승점 3점을 획득하며 남자부 1위(승점 59, 19승 11패)로 올라섰다. 우리카드가 1위에 오른 것은 2016~2017시즌 1라운드였던 11월 3일 이후 831일 만이다.
신인 황경민은 팀이 1위로 올라서는 역사적인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웜업존에서 경기를 시작한 황경민은 2세트 초반 나경복과 교체돼 모처럼 날개 공격수로 뛰었다. 중반부터 경기에 나섰지만 14득점으로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점수를 올렸다. 공격성공률 61.11%, 여기에 서브에이스 1개와 인상적인 블로킹 2개도 잡아냈다. 그야말로 ‘특급 조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간만에 황경민 활약이 팀 승리로 이어졌다. 특히 이날 공격 리듬은 인상적이었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이날 황경민 활약에 대해 “스피드 있는 공격을 잘 보여줬다. 날카로운 서브도 잘 통했다. 아직 블로킹이나 리시브는 조금 부족하지만 발전이 보이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어 신 감독은 “황경민은 나경복, 한성정과 함께 우리 윙스파이커 한 축을 담당하는 선수다. 세 선수가 서로 다른 장단점을 가졌다. 황경민도 나름의 장점이 있다. 다른 두 선수가 흔들릴 때 언제든지 투입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황경민은 시즌 초반 한성정을 대신해 선발로 자주 얼굴을 내비쳤다. 그러나 최근 한성정이 리시브와 공격에서 안정을 찾으면서 좀처럼 뛸 기회가 없었다. 그 때문에 황경민은 최근 주로 원 포인트 서버로 경기에 나섰다. 혹은 팀 분위기가 좋지 않을 경우, 반전을 위해 출전했지만 그 때마다 힘든 경기를 펼쳤다.
시즌 초 황경민이 한창 선발로 나설 당시에는 유력한 신인왕 후보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현대캐피탈 이원중에 다소 밀려난 듯했다. 신인왕의 경우, 무엇보다 잦은 출전이 중요한데 이 부분에서 이원중보다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황경민이 보여준 활약은 시즌 막판 남자부 신인왕 판도를 쉽사리 예측할 수 없게 했다.
12일 경기종료 기준 이원중과 황경민 주요기록 비교
현대캐피탈 이원중 (26경기, 68세트 출전)
세트 당 8.206개 세트성공, 7블로킹 4서브에이스
우리카드 황경민 (18경기, 56세트 출전)
경기 당 5.44득점(총 98득점), 공격성공률 47.40%, 리시브효율 37.14%
사실상 올해 남자부에서 신인왕을 노릴 수 있는 건 이 두 선수 정도로 압축된다. 우리카드에서 원 포인트 서버로 자주 출전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최현규가 있지만 이 둘에 비하면 보여준 것이 ‘서브’밖에 없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경기 출전에서 크게 앞서는 이원중이 유력하지만 남은 6라운드 활약, 혹은 팀 성적에 따라 평가가 갈릴 수 있다. 현대캐피탈의 경우 세터 쪽이 거듭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원중이 자주 출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팀의 가장 큰 약점으로 계속 지적되고 있기에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할 수 있다.
황경민이 신인왕을 수상하기 위해서는 남은 6라운드, 팀 성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활약이 꼭 필요하다. 기록 면에서 다소 밀리기 때문에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야 한다.
남자부는 지난 두 시즌 연속으로 세터가 신인왕을 수상했다. 2016~2017시즌에는 KB손해보험 황택의, 2017~2018시즌에는 한국전력 이호건이 그 주인공이었다. 이원중이 수상할 경우 세 시즌 연속 세터가 신인왕을 수상하게 된다.
반면 황경민이 신인왕을 수상하면 모처럼 날개 공격수가 수상하게 된다. 참고로 황택의 직전 시즌 신인왕 수상자가 날개 공격수였는데, 황경민의 팀 동료 나경복이었다.
최근 치열한 선두권 경쟁만큼이나 신인왕 경쟁에도 불이 붙고 있다. 6라운드 V-리그를 보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사진_더스파이크 DB(유용우, 홍기웅,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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