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4연승 비결은… 서브-블로킹의 선순환
- 남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19-01-27 23:38:00
[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세트 스코어만큼이나 경기력에서도 상반된 두 팀의 경기였다.
우리카드는 2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도드람 V-리그 현대캐피탈과 5라운드 경기에서 3-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우리카드는 4연승을 달리며 2위로 올라섰고 1위 현대캐피탈을 승점 1점 차이로 쫓았다. 아울러 올 시즌 현대캐피탈에 유일한 3-0 패배를 안겼던 우리카드는 또 한 번 3-0 패배를 맛보게 했다.
이날 경기는 기록상으로 눈여겨볼 지점이 많았다. 우선 우리카드는 현대캐피탈과 다섯 번째 맞대결 만에 처음으로 리시브 효율에서 우위를 점했다(우리카드 39.29%, 현대캐피탈 37.31%). 낮은 상대 리시브 효율에서 알 수 있듯이 좋은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었다. 나경복이 수차례 날카로운 서브를 보냈고 3세트 막판에는 최현규가 두 번의 서브 득점으로 쐐기를 박았다.
기록으로 보더라도 우리카드가 73번의 서브 시도 중 6개의 범실을 기록한 반면, 현대캐피탈은 65번의 서브 시도 중 9개의 범실을 기록했다. 범실에 따른 효율에서도 앞선 우리카드였다.
상대 강서브를 잘 버텨냈다는 것도 우리카드에는 긍정적인 요소였다. 우리카드는 1라운드 맞대결 승리 이후 맞대결 3연패 동안 승부처에서 현대캐피탈 강서브에 무너지며 패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파다르, 문성민, 전광인 서브 타이밍을 빠르게 돌리며 분위기를 내주지 않았다.
경기 후 한성정은 “(나)경복이 형이나 아가메즈처럼 공격력이 좋은 선수들이 있기에 상대 서브에 점수만 내주지 말고 일단 띄워서 보내자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나경복은 공격 성공률 66.67%에 17점을 올렸으니 기대에 부응한 셈이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리시브가 흔들리고 평소만큼 서브로 분위기를 가져오지 못하자 올 시즌 내내 고민거리 중 하나인 세터 문제가 다시 드러났다. 이승원과 이원중 모두 볼 분배와 세트에서 어려움을 보이며 상대 블로킹에 읽혔다. 우리카드는 12개의 블로킹으로 7개에 그친 현대카드에 우위를 점했다. 특히 나경복은 혼자 블로킹 5개를 잡아내기도 했다.
서브로 흔들고 제한된 공격 옵션을 블로킹으로 막아낸다는 게임 플랜은 올 시즌 현대캐피탈이 가장 잘 보여주던 승리 공식이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우리카드가 상대의 강점을 자신들이 살리며 승리를 챙겼다.

신영석 공백 실감한 현대캐피탈
우리카드가 서브와 블로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보여준 사이 현대캐피탈은 신영석의 공백을 결장 첫 경기부터 느꼈다.
우선 속공 성공률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이날 현대캐피탈은 14번의 속공 시도 중 4번 성공에 그쳤다(성공률 28.57%). 우리카드와 맞대결 중 가장 낮은 속공 성공률이었다. 현대캐피탈이 올 시즌 속공 부문 2위(성공률 57.33%)에 오른 팀이라는 걸 고려하면 매우 떨어지는 수치였다. 동시에 속공 부문 3위 신영석(성공률 61.98%)의 영향력이 상당했음을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했다.
물론 이처럼 떨어지는 성공률을 미들블로커만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다. 배구에서 공격은 세터가 올려주고 공격수가 마무리하기 때문이다. 다만 신영석은 타이밍이나 높이가 잘 맞지 않은 볼도 처리해주는 선수였다. 이 점에서 차영석, 홍민기 등과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또한 신영석이 빠지면서 현대캐피탈이 자랑하는 강서브 라인도 약해졌다. 신영석이 최소 두 경기 결장은 확정된 상황에서 이런 공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처럼 한 경기였지만 두 팀이 보여준 경기력은 명확히 대조됐다. 우리카드가 현대캐피탈전 승리로 얻은 좋은 경기력을 이어갈지, 현대캐피탈이 부상 공백에 더해 올 시즌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인 세터 문제를 딛고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카드는 2월 2일 KB손해보험과, 현대캐피탈은 31일 삼성화재와 경기가 예정돼 있다.
사진/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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