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리그 후반기 6일 돌입…눈여겨볼 3가지 대목
- 아마배구 / 이현지 / 2018-09-05 13:18:00
사진 :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한국민(인하대), 정성규(홍익대), 임성진(성균관대), 금태용(충남대)
[더스파이크=이현지 기자] 지난 3월 22일 개막한 2018 KUSF 대학배구 U-리그(이하 대학리그)가 여름방학 휴식기를 끝내고 오는 6일부터 재개된다. 대학리그는 앞으로 2주 동안 남은 예선리그를 모두 진행한 뒤 20일과 21일에 각각 6강, 4강 플레이오프를 진행한다. 현재 출전 12개 학교는 각각 두 경기만을 남겨놓고 있다. 이 가운데 플레이오프에 올라갈 수 있는 팀은 단 여섯 팀뿐이다. 혼돈의 중위권 싸움에서 누가 마지막에 승리의 미소를 지을 수 있을까.
‘수비 중심’ 중부대&‘공격 중심’ 경기대가 꽉 잡은 상위권
V-리그와 달리 대학리그는 승수가 많은 팀이 더 높은 순위에 오른다. 승수가 같을 경우 승점으로 순위를 정한다. 전반기까지 각각 아홉 경기를 치른 팀들 중 중부대(승점 22점)와 경기대(승점 20점)가 7승 2패로 나란히 선두에 올랐다.
중부대는 올 시즌 첫 상대였던 한양대에 2-3 역전패를 당하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경기대에도 셧아웃 완패를 당해 침체된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이도 잠시, 중부대만의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6연승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중부대가 6연승을 달리는 동안 상대에게 내준 세트는 단 한 세트뿐이었다. 중부대는 디펜딩 챔피언인 홍익대, 지난 시즌 결승에 진출한 경희대를 상대로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한 수 위의 경기력을 뽐내며 단숨에 1위 자리에 올랐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 없다. 중부대는 지난 여름방학 기간 진행된 해남대회와 청양대회에서 모두 예선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충격에 휩싸인 중부대는 남은 방학 기간 동안 연습경기를 통해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데 집중했다. 중부대의 남은 상대는 충남대와 경남과기대다. 올 시즌 충남대가 보여준 활약을 생각하면 중부대로선 결코 쉽게 볼 수만은 없다.
경기대 역시 초반에 흔들리는 경향을 보였다.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킨 성균관대와 충남대에 일격을 당하며 ‘강력한 우승 후보’라는 수식어에 물음표가 붙었다. 그럼에도 주전 선수들이 모두 3, 4학년인 경기대는 경기를 치를수록 좋은 호흡을 보이며 차근차근 상위권으로 올라갔다. 경기대는 전반기 마지막 상대인 홍익대에 3-2 신승을 거두며 2위에 등극, 5연승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경기대의 파워는 막강한 공격력에 있다. 경기대는 전반기에 치른 아홉 경기에서 공격성공률 53.46%를 기록해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대를 이끄는 황경민(196cm, 4학년, WS)의 공이 컸다. 황경민은 공격성공률 54.38%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황경민의 뒤를 이어 정태현(194cm, 3학년, WS)이 54.07%로 든든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대는 앞으로 인하대와 명지대를 차례로 상대한다. 이미 지난 해남대회에서 두 팀에 승리를 거둔 만큼, 경기대의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6승 3패만 다섯 팀…혼돈의 중위권
1위 싸움보다 더 재밌는 6위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3위인 인하대(승점 19점)부터 7위인 충남대(승점 16점)까지 모두 6승 3패로 승수가 같다. 그 뒤로는 5승 4패로 8위인 성균관대(승점 16점)가 바짝 쫒고 있다. 중위권 싸움이 팽팽한 만큼 남은 두 경기에서 한 번이라도 패한다면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 할 가능성이 높다.
후반기에서 가장 주목을 받을 경기는 중위권 팀들의 맞대결이다. 특히 마지막 주에 한양대-성균관대(9월 13일), 경희대-충남대(9월 14일), 홍익대-인하대(9월 15일)의 경기가 차례로 열린다. 이 경기 결과에 따라 매일 순위표가 요동칠 수도 있다.
중위권이 이렇게 치열해진 이유는 충남대와 성균관대의 급성장에 있다. 충남대는 지난해 대학리그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며 최하위에 머물렀던 약체 중에 약체였다. 그랬던 충남대가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올 시즌 첫 경기부터 디펜딩 챔피언 홍익대에 3-0 완승을 거두면서 돌풍의 주역으로 급부상했다. 충남대는 해남대회와 청양대회 모두 4강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하며 후반기 남은 두 경기도 기대하게 만들었다. 충남대가 만날 상대는 충남대보다 순위가 높은 중부대와 경희대로, 여기서 한 경기라도 패하면 플레이오프 진출이 불투명해진다. 충남대가 후반기에 더욱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이유다.
성균관대는 1학년 윙스파이커 듀오 임성진(194cm)과 강우석(188cm)의 활약으로 과거의 명성을 되찾아가고 있다. 이 둘은 지난 해남대회에서 성균관대를 5년 만에 최정상의 자리로 이끌었다. 성균관대는 전반기에 만난 홍익대에 2-3 역전패를 당한 뒤 중부대와 경희대에 모두 셧아웃 패를 당하며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해남대회 영광을 바탕으로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했다. 중위권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순위에 있는 성균관대는 그 누구보다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투톱빠진 인하대는 PO탈락 위기
인하대와 홍익대는 예전 같지 않은 모습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인하대는 전통강호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시작과 동시에 3연승을 거두며 벌어놓은 승수로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나, 지난해 해남대회와 제천대회를 휩쓸었던 인하대의 질주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올해 해남대회에서는 예선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더군다나 인하대의 다음 상대는 경기대와 홍익대로, 자칫하다간 사상 첫 플레이오프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인하대의 위기를 만든 가장 큰 이유는 달라진 선수 구성에 있다. 이호건(한국전력)과 차지환(OK저축은행)의 빈자리를 메우지 못하면서 팀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인하대는 올해 입학 한 두 명의 신입생 세터(홍기선, 하덕호) 중 홍기선을 중심으로 팀을 꾸려가고 있다. 하지만 주포 한국민의 공격성공률이 48.63%로 전체 12위에 그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차지환의 자리에서 공격에 주력하는 김웅비(192cm, 2학년, WS)는 공격점유율 17.41%로 한국민의 부담을 덜어주지 못하고 있다. 인하대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세터와 날개 공격수간의 호흡이 선행돼야 한다.
주전 변화에 어려움을 겪는 건 홍익대도 마찬가지다. 홍익대도 김형진(삼성화재)과 한성정(우리카드)이 빠져나간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상으로 인한 제경배(194cm, 3학년, OPP)의 시즌 아웃도 뼈아팠다. 홍익대는 올 시즌 첫 승을 충남대에게 내준 뒤 6연승으로 단숨에 1위 자리에 올라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세우는 듯 했으나 전반기 마지막 두 경기에서 중부대와 경기대에 연속으로 패하며 4위까지 내려앉았다.
홍익대는 정성규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전반기 정성규의 공격점유율은 무려 42.2%에 달한다. 노경민(192cm, 1학년, WS)과 전진선(199cm, 3학년, MB)이 각각 22.5%, 13.1%로 뒤를 받치고 있지만 ‘정성규 원맨팀’이라는 이미지를 지우기엔 역부족이다.
중위권과 하위권의 격차가 큰 만큼 하위권 네 팀(목포대, 경남과기대, 조선대, 명지대)은 PO 진출 가능성이 밝지 않다. 다만 2학기부터 목포대의 지휘봉을 잡은 이경수 감독이 9월 7일 치르는 데뷔전이 관심이다. 또한 아직까지 승리가 없는 명지대가 조선대, 경기대와 맞대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도 눈여겨볼 만하다.
사진/더스파이크_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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