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한성정 “아버지와 감독께 우승 선물하고파”
- 아마배구 / 최원영 / 2017-10-01 02:03:00
[더스파이크=최원영 기자] 한성정이 우승을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그것은 본인이 아닌 은인을 위한 마음이었다.
올 시즌 대학리그는 홍익대의 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익대는 이달 22일 경희대와 리그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며 역대 최초 전승(11연승) 우승을 달성했다. 준결승으로 직행해 29일 경기대를 꺾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챔프전은 3판 2선승제로 10월 9~11일 오후 2시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상대는 경희대다. 홍익대는 전승으로 통합우승을 노리고 있다.
그 중심에 3학년 윙스파이커 한성정이 있다. 지난해부터 해결사로 발돋움한 그는 공수에서 만점 활약으로 팀을 이끌어왔다. 그 결과 한성정은 이달 25일 열린 KOVO 남자부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영예를 안고 우리카드에 지명됐다.
한성정은 기쁨을 뒤로하고 홍익대로 돌아왔다. 차분히 준결승을 준비했고, 이제는 챔프전을 바라보고 있다. 박종찬 홍익대 감독은 “선수들이 스스로 게임을 잘 풀어간다. 특히 (한)성정이가 좋은 순위로 프로에 갔지만 자만하지 않고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팀원들과 함께 우승하겠다는 의지가 큰 것 같다. 챔프전에서도 선수들과 다같이 힘을 합쳐 우승을 이뤄줄 것이라 믿는다”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박 감독 말대로 한성정 각오는 남달랐다. “지면 끝이라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4학년 형들과 똘똘 뭉쳐 잘해보자고 했다. 대학에서 마지막이니 감독께 선물 하나 남겨드리고 가자고 했다.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라는 한성정이다.
그가 우승을 선물하고 싶은 사람은 또 있다. 아버지다. 한성정 아버지는 지체 장애 3급이지만 아들을 훌륭히 키워냈다. 아들 경기가 열리는 곳이면 어디라도 빠짐없이 찾아가 응원의 목소리를 전했다. 한성정도 효자로 바르게 자라 아버지 은혜에 보답했다. 올해 얼리 드래프트에 참가한 이유도 가장으로서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서였다.
한성정은 “아버지께서 잘 키워주신 덕분에 이렇게 잘 자랄 수 있었다. 항상 경기장에 와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경기할 때면 힘이 난다. 더 잘할 수 있는 것 같다. 아버지, 앞으로도 열심히 할 테니 계속 응원해주세요. 사랑합니다”라며 수줍게 웃었다.
이어 “팀이 항상 결승에서,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곤 했다. 이번에는 후회가 남지 않도록 반드시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아버지의 아들이자 감독의 제자로, 한성정은 책임감을 높였다.
사진/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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