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이력서] 성균관대 이상욱 “자양강장제 같은 존재 되겠다”
- 아마배구 / 최원영 / 2017-09-22 00:56:00
[더스파이크=최원영 기자] 2017~2018 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가 이달 25일 오후 2시 서울 리베라호텔 3층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다. 그간 아마추어 무대에서 실력을 갈고 닦은 선수들이 프로 팀 부름을 받기 위해 마지막 단장에 여념이 없다. 드래프트 참가자들 중 지명이 유력한 이들을 한 명 한 명 만나본다. 본 기사는 선수들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가상의 자기소개서다. 여덟 번째 주인공은 성균관대 이상욱이다.
#승부욕과_파이팅 #제2_세터 #모두가_롤모델
긍정적이고 웃음이 가득한 선수, 성균관대 4학년 리베로 이상욱입니다. 저는 하양초 3학년 때 친구 권유로 배구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축구와 야구가 더 재미있어서 배구부에 들어가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체육관에 놀러 갔는데 배구부 형들이 벽에 언더핸드로 공을 치고 있었습니다. 저도 시도해봤는데 세 개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순간 형들처럼 잘하고 싶다는 오기가 생겼습니다. 그렇게 배구공을 쥐게 됐습니다.
이후 경북체육중 3학년 때까지 수비를 중점적으로 하는 윙스파이커였습니다. 경북체육고 진학 후 본격적으로 리베로를 맡았습니다. 저보다 잘하는 대학, 프로 선배들을 보며 장점들을 제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저녁마다, 주말마다 체육관에 남아 개인 운동을 했습니다.
저는 승부욕이 강합니다. 처음엔 잔잔한 것 같으면서도 시간이 지나면 발전하는 선수입니다. 성격은 무척 밝습니다. 장난기도, 웃음도 많습니다. 친구 사귀는 걸 좋아해서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려 합니다. 항상 웃으면서 다니고 있습니다.
선수로서 장점은 파이팅이 좋다는 것입니다. 팀 분위기가 떨어지지 않게 한 발 더 움직이자는 마인드입니다. 또, 같이 리시브하는 공격수들이 최대한 공을 편하게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려 합니다. 동료가 흔들릴 때는 옆에서 멘탈을 잘 잡아주는 편입니다. 리시브를 완벽하게 하지 못 하기 때문에 늘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디그에서는 비교적 강점을 갖습니다.
리베로는 팀에서 ‘제2 세터’라 불리기도 합니다. 때문에 세트 연습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습니다. 공격수들에게 어떻게 공을 올려야 때리기 편한지 대화를 통해 맞추면서 훈련합니다. 빠른 플레이에 조금 욕심이 있습니다. 올해 성균관대가 예년보다 부진한 성적으로 고전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제가 4학년으로서 더 묵묵히 팀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데 그런 점은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롤모델은 OK저축은행 정성현 선수입니다. 안정감을 갖췄기 때문입니다. 삼성화재 부용찬 선수도 발 빠르게 움직이며 몸을 날리는 플레이가 멋집니다. 현대캐피탈 여오현 선수는 대부분 후배들이 동경하는 선수입니다. 모든 리베로에게 본받을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인생_그래프 #그림자_앞에서 #자양강장제
2012년 아시아유스선수권대회 때 처음으로 대표팀에 뽑혔습니다. 당시 한국은 4위에 올랐고, 저는 배구 인생 첫 베스트 리베로 상을 받았습니다. 무언가 달성했다는 기쁨에 그 순간이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이후 2014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는 한국이 3위에 입상해 제가 베스트 리베로 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때가 막 성균관대에 입학했을 땐데 배구가 잘 안 돼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시아대회를 계기로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 성균관대 1학년 때가 제일 배구를 못했던 시기입니다. 항상 노력은 하는데 잘 안 되니 좌절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팀에서 제게 거는 기대가 컸는데 거기에 미치지 못 해 너무 죄송했습니다. 점점 자신감이 없어지고 혼자 위축됐던 것 같습니다. ‘정말 내 실력은 여기까지일까’라는 생각에 배구를 그만둬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지금은 감독이시지만 그땐 코치셨던 신선호 선생님과 면담을 했습니다. 너무 힘들다고 솔직히 말씀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제 마음을 잘 알아주시고 여러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하루는 제게 인생 그래프를 보내주셨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슬럼프는 꼭 찾아온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무엇이든 처음에는 쉽고 새롭고 재미있겠지만 더 높은 단계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시련을 이겨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인생 그래프로 따지면 성장을 위한 지루하고 긴 길을 만났을 뿐이라고 하셨습니다. 꾸준히 하면 분명 좋은 일이 있을 테니 마음을 다잡자고 해주셨습니다. 그 이후로 항상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운동에 임하고 있습니다.
올해 유니버시아드 대표팀도 제겐 전환점이 됐습니다. 훈련할 때 무엇이라도 더 배우려는 자세로 열심히 했습니다. 작은 것 하나도 대충하지 않고 진심으로 정성을 들였습니다. 그래서 자신감을 얻고 안정감을 찾은 기분입니다. 이 느낌을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소속 팀에 돌아와서도 복습 중입니다.
저를 다섯 글자로 표현하면 ‘그림자의 앞’입니다. 그림자 앞에서, 즉 어디서도 숨지 않고 당당히 플레이하고 싶다는 포부가 담겨 있습니다. 그만큼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프로 팀에 가게 된다면 빠르게 적응해 실력을 쌓고 싶습니다. 겸손한 자세로 배워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팀의 ‘자양강장제’ 같은 존재가 되겠습니다.
대학리그 성적
-2017 리그 디그 전체 2위 세트당 평균 2.867개
-2017 1차대회 디그 전체 3위 세트당 평균 2.769개
-2016 1차대회 디그 전체 1위 세트당 평균 3.688개
-2015 리그 디그 전체 2위 세트당 평균 2.867개
-2015 1차대회 디그 전체 3위 세트당 평균 3.000개
-2015 2차대회 디그 전체 5위 세트당 평균 2.929개
수상 이력
-2014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베스트 리베로 상
-2012 아시아유스선수권대회 베스트 리베로 상
경력 사항
-2017 타이베이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표팀
-2016 아시아배구연맹(AVC)컵 대표팀
-2014, 2013, 2012 유스 국가대표
사진/ 유용우 기자,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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