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이력서] 제천산업고 임동혁 “어떤 포지션도 소화해낼 것”

아마배구 / 최원영 / 2017-09-19 0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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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최원영 기자] 2017~2018 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가 이달 25일 오후 2시 서울 리베라호텔 3층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다. 그간 아마추어 무대에서 실력을 갈고 닦은 선수들이 프로 팀 부름을 받기 위해 마지막 단장에 여념이 없다. 드래프트 참가자들 중 지명이 유력한 이들을 한 명 한 명 만나본다. 본 기사는 선수들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가상의 자기소개서다. 다섯 번째 주인공은 제천산업고 임동혁이다.


#제천의_자랑 #해결사_본능 #최연소_국가대표
안녕하세요 제천의림초와 제천중을 졸업한 뒤 제천산업고에서 뛰고 있는 3학년 아포짓 스파이커, 제천의 자랑 임동혁입니다. 저는 고민 끝에 대학 진학 대신 프로 진출을 선택했습니다. 워낙 공을 많이 때리는 포지션이다 보니 최대한 몸이 좋을 때 드래프트에 참가하고 싶었습니다. 대학에서 더 배우는 것도 좋지만, 프로 팀에서 보다 체계적으로 훈련하고 몸을 관리하며 발전하고자 했습니다. 그게 제가 더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원래 초등학생 때는 테니스를 했습니다. 4학년 때 신장이 162cm로 또래 친구들보다 커서 배구부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적성에도 맞는 것 같고, 배구에 재미를 느껴서 계속했습니다. 키가 훌쩍 큰 것은 중학교 3학년 때입니다. 1년 만에 15cm가 자라 중학교를 졸업할 무렵에는 198cm였습니다.


여러 포지션을 경험해봤습니다. 중학교 1, 2학년 때는 윙스파이커로서 형들 뒤를 받쳐줬습니다. 3학년 때 미들블로커로 변신해 주 공격수를 맡았습니다. 고등학교에 온 뒤로는 쭉 아포짓 스파이커만 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는 제가 아니어도 팀에 공격해줄 형들이 많았는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제 공격 비중이 커졌습니다.


제가 잘 풀려야 팀원들도 같이 잘 되기 때문에 매 경기 책임감을 가지고 임했습니다. 주 공격수로서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공을 많이 때리는 것보다, 공격에서 제 역할을 해내지 못 하는 게 오히려 더 부담스러웠습니다.


롤모델은 항상 똑같았습니다. 현대캐피탈 문성민 선수입니다. 어떻게 배구를 그렇게 잘하실 수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어렵게 올라온 공을 득점으로 만들어내시는 걸 보며 본받고 싶었습니다. 저는 볼 처리 능력이 과거에 비하면 좋아졌지만 아직 미숙합니다. 또, 지난 시즌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어가시는 모습도 돋보였습니다.


지난 2015년 10월, 당시 만 16세 나이로 최연소 국가대표가 됐습니다. 발탁됐단 소식을 듣고 좋기도 했지만 ‘내가 이 정도였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를 갈고 훈련했습니다. ‘최연소 국가대표’라는 수식어를 달았으니 조금씩이라도 실력이 느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자만하기보다는 더 잘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여기서 안주하면 안 된다고 스스로 채찍질했습니다. ‘괜히 대표팀에 뽑힌 게 아니다’, ‘키만 큰 게 아니다’라는 걸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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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전국체전 우승 후 금메달을 목에 걸고 찍은 사진.)


#베스트_공격수 #변신_준비_완료 #마인드는_프로
올해가 제겐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됐습니다.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춘 선수라는 걸 증명했기 때문입니다. 아시아유스선수권대회에서 2위, 세계유스선수권대회에서 4위를 기록했습니다. 24년 만에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아시아 대회 결승전에서 일본에 세트스코어 0-3으로 완패할 때만 해도 실력 차가 컸습니다. 그런데 세계대회 3-4위 전에서는 저희가 초반에 앞서나갔습니다. 뒷심이 부족해 또다시 0-3으로 졌다는 게 너무 분했습니다. 아직도 한이 맺혀 계속 생각이 납니다. 대표팀에 또 뽑힐 수 있다면 꼭 일본에 설욕하고 싶습니다.


물론 세계대회에서 받은 베스트 아포짓 스파이커 상은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아포짓 스파이커는 공격을 해결해줘야 하는 포지션입니다. 윙스파이커들이 상대의 강한 서브를 받아내고 곧바로 공격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제게 공이 많이 올라오는 것이 당연합니다. 팀 승리에 공헌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세계대회 시상식 할 때 모든 관중들이 저를 향해 “Korea”를 외쳐줬습니다. 정말 감동적인, 잊지 못할 장면이었습니다.


V-리그에서 아포짓 스파이커는 대부분 외국인 선수들이 담당했습니다. 저는 현재 제 포지션만을 무조건 고집하지 않으려 합니다. 프로선수라면 팀을 위해 어떤 옷도 기꺼이 입고, 소화해야 합니다. 주어진 포지션에서 약한 부분을 보완하며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어느 자리에서도 잘할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제 장점은 성실하다는 것입니다. 코트 위에 서면 표정부터 변하는 스타일입니다. 낯가림이 심하지 않아 팀에 빨리 적응할 수 있습니다. 키에 비해 파워가 좋습니다. 외국인 선수만큼은 아니더라도 다듬기만 한다면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수비력은 보완해야 합니다.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수비에 더 매진하다가 3학년 때부터 거의 공격만 했습니다. 프로는 높은 벽이라 공격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입니다. 수비 실력을 향상시켜 단점을 최소화하도록 하겠습니다.


드래프트에서 몇 번째 순서로 지명 받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스포트라이트 받으면서 배구하고 싶은 꿈은 없습니다. 상위 순번에 뽑히는 것보다 프로선수가 된 후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임동혁은 어리지만, 대학생 형들 못지 않게 열심히 잘할 수 있는 선수입니다. 항상 밝은 사람이기도 합니다. 언젠가는 프로무대에서 공격으로 제 이름을 날려보고 싶습니다. 자신감을 갖고 도전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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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경력
2017 아시아U19선수권대회 베스트 아포짓 스파이커 수상
2017 세계U19선수권대회 득점1위, 베스트 아포짓 스파이커 수상
2017 영광배전국남녀중고배구대회 최우수선수상
2017, 2016 남자 U19 대표팀
2016 아시아배구연맹(AVC)컵 대표팀



사진/ FIVB, 더스파이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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