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올림픽] 규칙 변화, 뭣이 중헌디?… 적응이 답!
- 국제대회 / 정고은 / 2016-08-03 15:01:00
[더스파이크=정고은 기자]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던가. 바뀐 룰에 잘 대처하는 것 역시 중요해졌다.
지난 5월 18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렸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여자 배구 세계 예선 태국과 일본의 경기. 5세트 12-6까지 앞서며 승리를 눈앞에 뒀던 태국은 범실이 나오며 상대에게 연이어 득점을 헌납했다. 이에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선수 교체를 하려했던 태국 벤치. 그러나 돌아온 건 레드카드였다.
레드카드로 1점을 고스란히 내준 태국. 이내 흔들렸다. 결국 12-13으로 뒤집힌 스코어. 그리고 다시 한 번 태국 벤치에 레드카드가 주어졌다. 태국에게 주어진 2번의 레드카드. 그리고 이 2장의 레드카드가 모든 걸 바꾸어 놓았다. 12-6으로 앞서 있던 태국. 하지만 경기가 끝난 후 전광판은 13-15를 가리키고 있었다. 태국 선수들은 흐르는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
레드카드는 ‘태블릿 PC’ 때문에 나왔다. 지난 2015년 일본에서 열린 월드컵에서부터 사용됐던 태블릿 PC. 이번에도 각 팀에 태블릿PC가 주어졌다. 선수 교체와 챌린지(비디오 판독) 요청은 모두 태블릿 PC를 사용해야 한다.
태블릿 PC 도입 당시 많은 이들이 태블릿PC 챌린지 시스템의 문제점에 대해 여러 차례 우려를 나타냈다. 그리고 태국이 최대 피해자가 됐다. 태국 감독은 “대회 첫 날부터 태블릿 PC의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고 말했다.
첫 번째 레드카드 상황 당시 태국 벤치는 선수 교체를 시도하려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엄밀히 말하면 태블릿 PC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태국 감독은 “선수교체를 위해 두 번이나 눌렀는데 반응이 없었다. 이를 지적하자 레드카드가 주어졌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한 번의 레드카드 상황에서도 일본의 후위 공격이 어택라인을 밟았다고 판단한 태국 벤치는 챌린지를 신청하려고 했지만 이때도 태블릿 PC를 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기 지연 행위로 판정되며 레드카드를 받았다.
바뀐 룰에 적응해야 하는 건 결국 고스란히 각 팀들의 몫이 됐다. 새로운 환경과 규칙에 얼마만큼 빨리 적응을 하느냐가 승부를 가를 요인이 된 것. 이번 올림픽에서도 태블릿 PC 시스템은 유효하다.
변화는 또 있다. 바로 테크니컬 타임 아웃을 없앤 것. 기존에 FIVB는 각 세트 별로 어느 팀이든 먼저 8점과 16점에 도달한 경우 테크니컬 타임 아웃(60초)을 적용했다(5세트 제외). 이는 국내 프로배구 V-리그와 지난 5월 일본 도쿄에서 열렸던 세계예선에도 그대로 시행됐다.
그러나 지난 7월 21일, FIVB는 2016 리우올림픽에서 테크니컬 타임 아웃을 없애는 것으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가장 큰 이유는 빠듯한 일정 속에서 경기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기 위한 것이었다. 작전 타임은 여전히 유효한 가운데 작전타임 사용이 경기 흐름을 바꾸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여기에 강주희 심판은 “그동안은 종료휘슬과 시작휘슬 사이의 시간이 대개 10초 정도 됐다. 그런데 이제는 종료휘슬 불고 그 다음 서비스 허가 휘슬 불 때까지 7초로 끊으라고 한다. 즉, 랠리 시작과 시작 사이가 15초가 된다”며 경기 진행 속도가 전보다 빨라졌다고 밝혔다.
이는 테크니컬 타임 아웃을 없앤 이유와 마찬가지로 경기 지루함을 막기 위한 것. 배구가 평균 경기 시간이 길고 자칫 루즈해질 수 있기 때문에 휘슬을 빨리 불라고 한다고. FIVB는 최근 몇 년 동안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고심해왔다.
어느덧 올림픽 개막도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올림픽 메달을 위해 숨가쁘게 달려왔던 여정. 그 여정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경기력도 중요하지만 바뀐 룰에 잘 대처하는 것 역시 중요해졌다.
사진_FIVB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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