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선수들, 일일 선생님 되다?!
- 아마배구 / 정고은 / 2016-06-28 18:26:00
[더스파이크=목동/정고은 기자] 우리카드 선수들이 일일 선생님으로 나섰다.
28일 목동초등학교 체육관. 시계바늘이 3시를 가리키자 키 큰 사내들이 어린 초등학생들 앞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의 정체는 바로 우리카드 선수단. 김상우 감독을 포함해 박상하, 안준찬, 김광국, 신으뜸, 김시훈이 목동초를 찾았다.
그들이 이곳을 찾은 이유는 하나. 목동초 아이들의 일일 배구 선생님이 되어주기 위해서였다. 구단 관계자는 “목동초는 KOVO유소년 배구교실에도 참가하고 있다. 그만큼 학교에서도 배구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래서 우리가 먼저 배구교실을 제안했다. 서울을 연고로 하고 있는 만큼 서울시 배구 붐 조성을 위해서라도 아이들과의 접점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배구 교실 취지를 전했다.
반장 김평군의 “차렷, 경례”라는 구호에 맞춰 서로 인사를 나눈 아이들과 선수들. 선수 한 명 한 명 소개가 이어졌고 이어 팀을 갈라 연습에 들어갔다.
아이들과 선수들의 어색했던 대치도 잠깐, 어느새 그들은 공 하나에 친구가 됐다. 선수들은 아이들의 자세 하나하나를 짚어주며 열심히 가르쳤고 아이들 역시 그런 선생님(?)의 가르침을 놓칠세라 눈을 동그랗게 뜨며 따라했다.
마음먹은 대로 공이 날아가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아이들은 금세 공을 들고 쪼르르 달려와 다시 서브를 놓고 리시브를 받고 토스를 올렸다. 선수들도 그런 아이들의 모습이 귀여웠는지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김시훈은 한 아이가 언더 서브를 안정적으로 넣자 “잘했어. 제일 안정적이야”라며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칭찬을 들은 아이의 얼굴에 어느새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 모습을 부러운 듯 지켜본 아이들은 자신들도 칭찬을 받기 위해 열심히 수업에 참여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훈련.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 연습을 마친 아이들은 실전에 돌입했다. 김광국, 신으뜸이 속한 팀과 안준찬, 김시훈이 속한 팀으로 나누어 연습경기를 가진 것.
서브가 짧아 네트에 걸리기도 하고 엉뚱한 방향으로 공격해 점수를 내주기도 했지만 아이들의 얼굴에는 연신 웃음꽃이 피어났다. 생각한대로 잘 되지 않아 아쉬워하기도 했지만 아이들에게 잘하고 못하고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재미있는 배구를 하고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아이들은 즐거워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김상우 감독도 “아이들이 즐거워보여서 좋다”며 흐뭇해했다. 이어 “나도 이 나이 때 배구를 시작했다. 예전 생각이 난다. 배구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사실 별로 없는데 이렇게 아이들을 만나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다. 이 아이들 중에서 좋은 선수가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아이들과 함께 한 소감을 전했다.
박상하 역시 “사실 처음에는 피곤하기도 했다. 그런데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저렇게 웃으면서 운동할 때가 있었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운동을 해오면서, 프로에 오면서 이런 저런 힘든 일도 있었는데 학생들이 웃으면서 운동을 하는 걸 보니까 느끼는 바가 있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즐겁게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오히려 내가 많이 배웠다”라고 말했다.
어느새 선수들과 헤어져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아이들은 선수들과 헤어지는 아쉬움을 단체사진 촬영과 사인으로 달랬다. 다시 한자리에 모인 아이들과 선수들. 처음과 마찬가지로 반장 아이의 “차렷, 경례” 인사소리와 함께 아이들과 선수들은 이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마지막으로 이날 배구 클리닉에 참가한 김평군은 선수들에게 한마디를 전했다. “정확하게 하나하나 짚어주면서 가르쳐주셨다. 그 덕분에 더 재밌게 할 수 있었다.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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