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체전, 그 현장 이모저모

아마배구 / 정고은 / 2016-06-01 13: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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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정고은 기자]소년체전, 그 현장 속에 숨어있던 이야기들을 공개한다.

지난 527일부터 31일까지 강원도 고성 곳곳에서 제45회 전국소년체육대회 배구 경기가 열렸다. 기자가 현장을 찾은 건 준결승과 결승전이 열렸던 30일과 31. 그 이틀간 현장을 누비며 보고 느꼈던 것들을 풀어보려 한다.


# 경쟁자이기 이전에 동료
취재를 하면서 훈훈한 장면 하나를 본 일이 있다. 바로 광주체육중과 대구일중간의 여중부 결승전 현장이었다.
경기는 치열했다. 두 팀은 한 세트씩을 주고받으며 3세트에 돌입했다. 리드를 잡은 건 광주체육중. 9-6으로 앞서 나갔다. 여기에 이은선은 연이은 득점을 올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매치포인트를 맞은 광주체육중은 정호영의 득점으로 3세트를 따내며 우승을 확정했다.
희비가 엇갈린 순간. 경기를 마친 양 팀은 도열했고 이내 서로를 안아줬다. 우승 팀은 심심한 위로를 준우승 팀은 축하를 건네는 모습에 흐뭇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승리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경쟁해야만 하는 선수들. 하지만 이들 역시 종료 휘슬 후에는 함께 배구를 하는 동료였다.


(사진 : 문복주 기자)


# 작은 키, 그 안에 커다란 승부욕
충남 청양초와 인천 주안초의 준결승 경기. 1세트를 가져간 건 주안초였다. 하지만 청양초가 심기일전했다. 주안초의 끈질긴 추격을 따돌리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세트스코어 1-1, 이윽고 3세트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소리가 울렸다. 엎치락뒤치락 접전이 펼쳐졌다. 그러나 청양초의 집중력이 더 강했다. 리드를 잡은 것. 그리고 청양초는 선수들이 힘을 내며 3세트를 15-10으로 마무리했다. 청양초의 결승행이 확정된 순간이었다.
그렇게 경기가 끝나고 난 후 아이들은 속속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기자 역시 잠시 화장실을 가려던 그 때, 입구에 서 있는 주안초 선수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아이들의 모습이 심상치 않았다. 울고 있던 것. 패배가 분했는지, 결승전에 못 올라간 것이 아쉬웠는지 연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저 키 작은 소년들이 경기를 하는 것이 귀엽다고 생각했는데 그들에게는 그 경기장이 치열한 전쟁터였다. 패배의 아픔을 절감하고 있는 아이들에게서 키보다 훨씬 더 큰 승부욕을 볼 수 있었다.

# 모든 학부모님들, RESPECT!
치열한 예선전을 마치고 결승을 향한 길목에서 만난 각 팀. 선수들만큼이나 학부모들의 응원열기도 뜨거웠다. 마치 전문적인 응원단이 온 듯 응원경쟁도 불을 뿜었다. 막대봉 응원은 예삿일도 아니었다. 단체로 조끼를 맞춰 입고 응원을 하는가 하면 북에 소고까지 등장했다. 응원의 목소리가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더 힘이 되길 바라며 목이 터져라 외치는 학부모들의 모습. 자신의 아이가 속한 팀이 득점을 하면 그 선수와 감독, 코치들보다 더 좋아하던 그들이었다. 새삼스레 아이들을 뒷바라지하는 부모님들의 노고에 존경심마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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