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나경복+아쉬운 패배...뼈아팠던 OH 공백[AVC컵]

국제대회 / 김희수 / 2022-08-13 23:4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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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브가 불안해도, 허벅지에 통증이 올라와도 나경복은 코트 위에 있었다. 모든 것이 걸린 5세트였지만, 나경복을 대체할 선수는 없었다. 한국의 아웃사이드 히터 포지션의 뎁스 문제가 드러난 중국전이었다.

12일(이하 현지시간) 태국 나콘파톰에서 열린 아시아배구연맹(AVC)컵 준결승에서 한국이 중국에 세트 스코어 2-3(25-20, 17-25, 34-32, 27-29, 15-17)으로 분패했다. 이번 대회에서만 4번째로 치른 5세트 경기였음에도 한국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압도적 높이를 앞세운 중국을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앞선 4경기에서 69점을 올리며 대회 내내 좋은 활약을 펼친 나경복은 중국을 상대로도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대회 전 경기에 선발 출전의 여파로 타점이나 파워가 정상 컨디션일 때보다는 확실히 떨어진 모습이었다. 특히 서브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인 점이 치명적이었다. 강서브로 상대를 흔들던 이전과는 달리 서브 토스가 들쑥날쑥하게 올라갔고, 영점 조절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 후반에는 공격 이후 착지 과정에서 통증이 있는 듯 허벅지를 만지는 장면도 중계화면에 잡혔다. 원래도 나경복의 약점이었던 리시브는 중국의 목적타 서브에 집중 공략 당하면서 더욱 도드라졌다. 여러모로 어려운 경기를 한 나경복이었다.

나경복은 대회 내내 한국의 핵심 공격수로 활약했다. 중국전 패배의 원인을 나경복에게 돌릴 수는 없다. 그러나 나경복의 자리를 다른 선수들이 대체하면서 나경복의 컨디션을 관리했다면, 중국전에서 한국의 날개 공격은 더 효과적으로 통했을 수 있다.

안타깝게도 한국의 로스터에는 나경복의 플레이타임을 효율적으로 나눠줄 수 있는 선수가 없었다. 곽승석은 공격력과 높이에서 경쟁력이 부족했고, 조재성은 자신의 주 포지션이 아닌 아웃사이드 히터를 소화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 임도헌 감독이 말했던 허수봉의 아웃사이드 히터 투입을 시도하기에는 이미 경기의 중요도가 너무 높아져 버린 후였다. 결국 나경복은 계속해서 코트에 남아야 했다.



황경민이 부상으로 대표팀을 이탈했고, 전광인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발을 맞추지 못한 만큼 합류가 불발됐다. 정지석 역시 징계로 인해 대표팀에 합류할 수 없었다. 임도헌 감독은 나경복·곽승석·임성진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 그러나 5세트 경기를 4번이나 치르는 상황은 계산 밖의 영역이었고, 결국 컨디션 관리 문제가 터지고 말았다. 나경복은 지칠 수밖에 없었다.

AVC컵에서는 우승에 실패했지만 한국 남자배구의 도전이 끝난 것은 아니다. AVC컵에서의 경험을 발판 삼아 포지션별 뎁스 유지 및 컨디션 관리에 더욱 신경을 쏟는 것이 필요하다.

사진_AV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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