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 우리도 열심히 응원할게" IBK기업은행은 '16명'이 함께 뛰었다

여자프로배구 / 화성/이정원 / 2022-03-21 06: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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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하기 전에 '힘내'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더 하나로 뭉쳐 경기를 했던 것 같아요." 가용 인원은 12명이었지만, 20일 KGC인삼공사를 상대한 IBK기업은행 선수들은 '16명'이었다. 하나가 되어 홈에서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했다.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IBK기업은행은 20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6-28, 25-14, 25-20, 25-18)로 승리했다. 15일 만에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 IBK기업은행은 달콤한 승리를 맛봤다.

사실 이날 경기는 IBK기업은행에 있어 쉽지 않았다. 리그 재개 직전 팀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자가 키트 양성 판정을 보인 선수가 있어 이날 경기장에 오지 못했다. IBK기업은행 선수 등록 인원은 총 16명. 이날 경기장에 오지 못한 선수는 김희진, 신연경 등 총 4명이다. 결국 최소 엔트리 12명으로 경기를 치러야 했다. 코칭스태프 쪽에서도 확진자가 있어 한 명이 오지 못했다.

경기 전 김호철 감독도 "걱정이 많이 된다. 선수들이 잘못하다 다치면 어쩌나 걱정이 된다"라며 "그래도 경기는 안 할 수 없다. 경기는 이쁘게 나와야 한다"라며 최선을 다짐했다.

다행히 선발 라인업을 꾸리는 데에는 별문제가 없었다. 아포짓 스파이커 김희진 자리에는 1세트에만 최정민이 나섰고 이후에는 육서영이 섰다. 리베로 신연경 자리에는 최수빈과 김수빈이 번갈아 나섰다. 최수빈이 리시브를, 김수빈이 디그를 담당했다.

1세트 아쉽게 듀스 접전 끝에 패했으나 2, 3, 4세트 IBK기업은행은 홈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아 승리를 챙겼다. 세트스코어 3-1(26-28, 25-14, 25-20, 25-18) 승리. 표승주가 27점을, 달리 산타나(등록명 산타나)가 26점을 기록했다. 또한 블로킹에서 18-10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 게 컸다. 김수지가 5개, 표승주와 최정민이 각 4개씩 기록했다. 흥국생명을 제치고 6위에서 5위로 껑충했다. 승점은 31점 동률이나 다승(11-10)에서 앞섰다. 

모두가 쉽지 않을 거라 예상했다. 주전급이 대거 빠졌고, 교체 자원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IBK기업은행이 승리를 거두리라고 예상한 이는 드물었다. 하지만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끝까지 했다. 몸을 날리고, 집중력 있게 서브와 공격을 하고, 수비에서도 집중력을 발휘했다. 김호철 감독의 격려도 승리에 한몫했다.

또한 이날 승리는 12명의 정예 멤버들의 뜨거운 투혼도 빛났지만 홈에서 열렬한 성원을 보내준 1,576명의 팬들 그리고 격리로 인해 숙소에서 '집관'한 4명의 선수들의 격려도 큰 힘이 됐다.

승리 시 찍는 승리 기념사진에서도 경기를 뛴 선수들은 경기장에 오지 못한 동료들을 잊지 않았다. 신연경의 '3번', 김희진의 '4번', 김주향의 '7번', 박민지의 '12번'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어느 누군가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경기장에 오지 못한 선수들은 동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낄 수도 있다.


이날 IBK기업은행 선수들은 '12명'이 뛴 게 아니었다. 이전처럼 '16명'이 함께 뛰었다.

경기 후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은 "경기 하기 전에 격리하고 있는 선수들 체크를 했다. 다들 '저희도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감독님 코로나 걸리지 마세요'라고 하더라. 걸리지 말고 계속 일을 하라는 건지(웃음)"라고 호탕하게 말했다. 이어 "희진이는 몸살 기운이 있다.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베테랑 표승주는 "지금 오지 못한 네 명의 선수들이 가장 아프고 힘들 거라 생각한다. 현재 팀에 남아 있고, 컨디션 괜찮은 선수들이 코트 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그 선수들에게 힘이 될 것 같았다. 경기하기 전에도 모두 '힘내'라고 하더라. 그래서 우리가 더 하나로 뭉친 것 같다"라고 힘줘 말했다.

리그 재개 직전 갑작스러운 확진 소식으로 인해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이를 이겨내는 것도 프로로서 해야 할 일이다. 언제든지 확진 소식이 나올 수 있기에, 김호철 감독도 선수들과 똘똘 뭉쳐 지금의 위기를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

김호철 감독은 "뛰는 선수들이 잘 견디고 뛰었다. 이제는 합류하는 선수들의 컨디션이 중요하다. 또한 23일 열릴 도로공사전을 준비해야 한다"라며 "일단 다 귀가하고, 몸이 좋지 않다고 하는 선수들은 다시 검사를 받아봐야 할 것 같다. 쉽지 않은 상황인 건 분명하다. 그래도 팬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또한 김 감독은 "선수들도 그렇고, KOVO와 팀 모두 어려움이 있다. 모든 부분이 다 중요하지만 결국은 선수 건강이 최우선이다. 선수들은 팬들에게 충분한 기량을 보여줘야 한다. 언제나 건강이 우선이 아닌가 싶다"라며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달콤한 승리를 맛본 IBK기업은행은 23일 김천으로 이동해 한국도로공사와 경기를 치른다.


사진_화성/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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