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의 기적은 없었다’ 한국, 중국과 접전 끝 패배...결승행 좌절[AVC컵]
- 국제대회 / 김희수 / 2022-08-13 22:58:09
버거운 일정 속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승리까지는 부족했다. 한국이 결승을 눈앞에 두고 아쉬움을 삼키게 됐다.
13일(이하 현지시간) 태국 나콘파톰에서 열린 아시아배구연맹(AVC)컵 준결승에서 한국이 중국에 세트 스코어 2-3(25-20, 17-25, 34-32, 27-29, 15-17)로 아쉽게 패배했다. 매치 포인트까지 도달한 상황도 있었지만, 결국 마무리를 짓지 못하며 경기는 또다시 5세트를 향했다. 무려 4경기 연속으로 맞이하게 된 5세트는 한국 선수들에게 버티기 힘든 상황이었다. 결국 체력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며 안타까운 결과를 받아들이게 됐다.
앞선 준결승 1경기에서는 일본이 바레인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 진출에 실패한 한국은 14일 오후 3시 바레인과 3·4위전을 치른다.
1세트 초반 한국은 탄탄한 수비를 선보였다. 최민호·임성진·황택의 등이 안정적인 디그를 구사하면서 중국의 공격을 무력화했다. 분위기를 탄 한국은 최민호의 서브 타임에 3연속 득점을 챙기며 6-3을 만들었다. 중국은 아포짓 장관후아의 후위 공격을 앞세워 추격에 나섰지만, 한국도 허수봉의 공격으로 응수하며 계속해서 3점 리드를 유지했다. 세트 중반 중국이 위 위안타이의 연속 득점으로 13-14, 1점 차까지 추격하기도 했다. 한국은 동점을 허용한 뒤 박경민과 곽승석이 눈부신 수비를 계속해서 보여주면서 리드를 유지했다. 중국의 서브 범실로 맞이한 24-20 매치 포인트에서 한국은 원포인트 서버 조재성을 기용했다. 조재성은 강력한 서브를 구사한 이후 리바운드돼 한국 코트로 다시 넘어온 볼을 멋진 다이빙 디그로 살려냈고, 허수봉이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25-20으로 1세트가 끝났다.
2세트는 중국이 좋은 출발을 했다. 펭쉬쿤의 속공을 앞세워 5-3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한 중국은 장관후아의 연속 득점까지 나오면서 8-4로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선착했다. 세트 중반에도 중국은 펭쉬쿤과 장즈지아의 속공을 계속해서 활용하며 앞서나갔다. 한국도 허수봉과 최민호를 중심으로 반격에 나섰지만 높이 차이에 다소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16-11로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 역시 중국이 먼저 도착했다. 이 시점부터 한국의 수비가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평범한 서브에도 아쉬운 리시브로 실점을 허용했고, 디그도 눈에 띄게 줄었다. 공격에서 나경복과 임성진이 분전했지만, 수비가 흔들리면서 연속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결국 중국이 시종일관 앞서나가면서 2세트를 가져갔다.
3세트 허수봉의 득점 이후 서브 라인에 선 황택의는 연속으로 강서브를 꽂아 넣으며 중국의 리시브를 흔들었다. 이에 부응하듯 최민호와 허수봉이 연속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한국은 3-0으로 3세트 초반 기선을 제압했다. 질세라 중국도 장징인을 앞세워 바짝 추격했지만, 한국은 임성진의 연속 득점과 블로킹으로 7-5로 앞서나갔다. 곧바로 김규민까지 블로킹 득점을 따내며 8-5로 먼저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도착했다. 중국의 추격이 거셌다. 펭쉬쿤과 장즈지아의 미들블로커 라인이 계속해서 한국을 괴롭혔고, 순식간에 8-8로 동점이 됐다. 펭쉬쿤은 계속해서 효과적인 서브를 구사하더니 급기야 에이스까지 기록하며 10-8로 중국의 역전을 이끌었다. 한국은 허수봉과 나경복이 연달아 범실을 저지르며 점수 차를 좁히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16-18로 뒤진 상황에서 한국은 아포짓을 임동혁으로 교체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임동혁은 자신에게 올라오는 볼을 모두 책임져주면서 추격을 진두지휘했고, 장징인의 범실과 나경복의 파이프가 나오며 한국은 22-22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숨막히는 듀스 랠리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중국은 다이칭야오와 장징인이, 한국은 임성진과 나경복이 계속해서 점수를 뽑아냈다. 서로가 수차례의 위기를 넘기고 맞이한 32-32 상황에서 나경복이 블로커를 이용해 득점을 만들어내며 한국은 33-32 매치 포인트를 만들어냈다. 김규민의 서브에 리시브가 흔들린 중국의 범실이 나오며 길었던 3세트는 한국의 34-32 승리로 끝났다.
4세트는 매우 치열한 흐름이 이어졌다. 황택의의 서브 에이스로 기분 좋은 출발을 한 한국이었지만, 장징인의 득점력이 불을 뿜은 중국도 기세에서 뒤지지 않았다.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은 중국이 8-7로,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은 한국이 16-15로 먼저 도달했다. 점수 차가 말해주듯 엄청난 접전이었다. 세트 후반, 한국이 경기 흐름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17-17 상황에서 임동혁의 공격 2득점과 김규민의 블로킹으로 대거 3득점을 연달아 만들어내며 20점에 선착했다. 후위에서 곽승석의 리시브가 안정적으로 올라오며 한국은 계속해서 리드를 유지했다. 매치 포인트에도 도달하며 승리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뒷심이 부족했다. 중국이 장징인의 점유율을 노골적으로 끌어올렸지만 한국은 대응하지 못했고, 서브 범실도 잦았다. 결국 또 한 번의 듀스가 이어졌고, 임동혁의 서브 범실과 장즈지아의 속공으로 중국이 4세트를 따냈다.
5세트는 임동혁과 중국의 미들블로커들의 승부가 펼쳐졌다. 임동혁은 폭발적인 스파이크로 계속해서 점수를 쌓아나갔고, 중국은 중앙 속공으로 응수했다. 7-7 동점 상황에서 임동혁의 공격이 위야오첸에게 블로킹 당하자, 한국은 작전 타임으로 흐름을 끊었다. 이 선택이 주효했다. 한국은 작전 타임 이후 나경복의 2연속 득점으로 다시 9-8 역전을 만들어냈다. 질세라 중국도 펭쉬쿤의 블로킹으로 재역전을 만들어내며 또 다시 엎치락뒤치락하는 접전 양상이 펼쳐졌다. 위야오첸이 또 한 번 임동혁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11-9로 중국이 2점을 앞서가기 시작했다. 한국은 허수봉으로 아포짓을 다시 교체했다. 이번 경기에서만 무려 세 번째로 듀스 접전에 돌입한 5세트 막바지, 중국 장즈지아의 속공으로 중국이 16-15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다. 매치 포인트에서 장관후아의 서브가 나갔다는 주심의 판독이 나오자, 중국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결과는 인이었고, 중국의 17-15 승리로 경기가 끝났다.
사진_AV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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