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절친 황경민-한성정 “언젠가 만날 줄 알았다”
- 남자프로배구 / 대전/안도연 / 2022-12-14 06:00:53
“언젠간 다시 만나자고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빨리 만났다.”
KB손해보험이 1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삼성화재와 남자부 3라운드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1(25-23, 25-23, 25-14, 25-21)로 이겼다. 8연패 탈출과 동시에 1, 2라운드 모두 패했던 삼성화재를 상대로 값진 승리를 따냈다.
황경민이 팀 내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다. 블로킹 3점을 포함한 20점을 올렸고, 공격 성공률은 60.7%로 높았다. 삼성화재와 트레이드로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뛴 황경민은 전 소속팀을 상대로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여기에 한성정이 도왔다. 블로킹 3점, 서브 1점을 포함해 15점을 기록했다. 외국이 선수가 없는 가운데 국내 자원의 활약이 돋보인 경기다.
오랜만에 승리를 따낸 황경민은 “KB손해보험에 오고 나서 한 번도 못 이겨서 감독님께 죄송했고, 팀원들한테도 미안했다. 연패를 끊어서 좋다”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어 한성정은 “(황)경민이가 오기 전부터 연패여서 미안했는데 그래도 분위기 반전해서 다행이다. 경기 때마다 믿으면서 했기에 이길 수 있었다. 이겨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KB손해보험은 직전 경기까지 8연패에 빠지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 시간 동안 서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까. 한성정은 “서로 연패에 대한 얘기는 안 했다. 다들 예민하고, 힘들어해서 말이나 행동도 조심했다. 분위기가 안 처지기 위해 장난도 많이 쳤다. 그래도 선수들이 힘든 티를 안 낼 수는 없었다. 또한 외국인 선수도 바뀌게 돼서 어떻게 해야 되나 했지만, 첫 경기처럼 다시 시작해보자 했다”고 답했다.
지난 2라운드 삼성화재와의 맞대결에선 셧아웃 패를 당했다. 삼성화재에서 이적해온 황경민은 더욱이 이기고 싶은 경기였지만, 팀은 무기력하게 패했다. 당시 황경민은 어땠을까. “2라운드에서 셧아웃으로 지고 분해서 잠이 안 왔다. 이날은 많이 불리한 상황이었는데 국내 선수들끼리 잘 뭉쳐서 한 게 투지에서 더 앞섰다고 본다”며 웃었다.
외국인 선수가 없기에 국내 자원들로 똘똘 뭉쳐야 했다. 그렇기에 한성정과 황경민 모두 최다 득점을 올렸다. 이에 대해 황경민은 “충분히 믿고 넣어주시면 매 경기 꾸준하게 할 수 있다. 2세트부터 감이 좋았다. 팀 전체적으로 블로킹이나 수비 잘 됐다”고 밝혔고, 한성정은 “연패하면서 경기력이 많이 안 좋아서 자책도 많이 하고, 실력을 끌어올리려고 했다. 감독님이 믿어주셔서 죄송하고 감사하다. 내가 변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해서 저번 경기부터 조금씩 올라오도록 노력했다”고 답했다.
이날 황경민은 유독 상대 이크바이리 아흐메드(등록명 이크바이리)의 공격을 잘 막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기에 팀이 승리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묻자 “같은 팀에 있어봐서 아는데 이크바이리가 각도에 약한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블로킹을 짧게, 반 크로스 쪽을 막으면 잡히고 바운드가 된다. 이 부분이 초반에 잘 됐다. 그러면서 상대가 어려워했던 거 같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2018-2019시즌 우리카드에서 함께 활약한 바 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선수들에게 트레이드 소식으로 다시 같은 팀이 됐다고 들었을 때의 심정을 물었다. 한성정은 “언젠간 다시 만나자고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빨리 만났다. (황)택의도 있고, 셋이 잘해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한다. 셋이 의지를 많이 하고 있다”고 했고, 이어 황경민도 “우리카드에서 나올 때 아쉬웠다. 그래도 다시 만나자 했고, 다시 만나고 싶었다”고 대답했다.
마지막으로 목표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상위권과는 좀 멀어졌지만, 아직 시즌이 끝난 건 아니다. 각자 가지고 있는 목표는 무엇일까.
황경민은 “연패가 더 길어졌으면 이번 시즌 힘들거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이날 3점 가져오고, 연패도 끊었다. 그리고 외국인 선수도 새로 오고 해서 중위권까지는 올라가서 플레이오프를 목표로 잡을 거다. 봄 배구에 가는 게 목표다”라고 밝혔다.
한성정은 “이날같이 하면 8연패는 안 할 거다. (황)택의가 돌아오고 외국인 선수도 오면 더 강해질 거다. 나는 우리 팀이 더 높이 올라갈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며 팀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보이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사진_대전/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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