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공 새 사령탑의 가속 엔진으로 달린 '1위 상공' [정규리그 1위]
- 남자프로배구 / 안산/김하림 기자 / 2022-03-25 22:30:16
“빠르고 스마트하게. 저의 배구 철학입니다” 수장이 만든 엔진을 달고 대한항공은 1위 상공을 질주했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이번 시즌 대한항공의 지휘봉을 새롭게 잡았다. 대한항공의 두 번째 외국인 감독이자, V-리그 최연소 감독으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주장 한선수(1985년)보다 2살 어린 젊은 감독이었다.
핀란드, 독일,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지도자 경험을 쌓은 틸리카이넨 감독은 대한항공에 부임하자 ‘빠르고 스마트하게’라는 목표를 가지고 팀을 이끌었다. 대한항공 특유의 조직력에 한 층 빨라진 가속 엔진을 부착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보여줬다.
2021 KOVO 컵에서 한국배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플레이를 보여줬다. 일본 배구에서 자주 보이는 디그로 걷어올린 공을 곧바로 공격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장면을 펼칠 뿐만 아니라 확실히 한 템포 빠른 경기력을 선보였다.
KOVO컵 준우승으로 데뷔전을 치른 틸리카이넨 감독은 정규 시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1라운드 2승 4패, 5할 아래의 승률을 기록하면서 감독의 가속 엔진은 쉽게 작동되지 않았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시즌 초반에 다른 시스템을 기용하면서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최고의 위치에 오르기 위해선 어려움도 다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은 2라운드부터 더 좋아졌다”라고 했다.
사령탑의 말처럼 예열을 위한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2라운드부터 고공질주에 나섰다. 코트 안에서 선수들이 뛰어다니는 동안 수장 역시 밖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열정적으로 지켜봤다. 선수들과 함께 움직이면서 기뻐하고 슬퍼했다. 틸리카이넨 감독과 선수들, 코칭스태프들의 활약이 함께 하나가 되어 대한항공은 3라운드부터 정규리그 1위의 자리에 올라섰다.
1위를 탈환한 이후부터 마지막까지 밑으로 내려오지 않았다. 자신들의 상공에서 항상 최고의 자리를 지키면서 역대 다섯 번째 정규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통산 여덟 번째 챔프전에 진출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10개월 동안 함께하면서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항상 완벽한 건 없다. 하지만 하고자 하는 배구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넣었고 잘했다”라고 한 시즌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대한항공은 미래가 밝고 잠재력이 많은 팀이다. 경험이 많은 베테랑과 성장이 기대되는 어린 선수들이 있다. 이 선수들 모두가 다 팀에 도와줄 수 있을 거다.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빠르고 스마트’하게 다양한 플레이를 선보인 대한항공을 보며 ‘판타지 배구’라고 칭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장은 자신의 목표 달성은 아직 미지수라 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정확하게 뭘 배웠는지는 선수들에게 이야기하는 게 좋을 거다. 하지만 서로를 잘 이해했기에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었다”라며 웃었다.
이제는 1위를 넘어 챔피언에 도전하는 대한항공. 수장은 선수들이 승리에 목말라있다고 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챔프전 시작을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기 전까지 남은 시간 열심히 준비해 보겠다”라고 다짐했다.
사진_안산/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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