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편대 동시 폭발’ 우리카드, 현대캐피탈 꺾고 A조 1위로 4강행[도드람컵]
- 남자프로배구 / 순천/김희수 / 2022-08-25 22:22:12
현대캐피탈의 유종의 미를 거두려는 마음보다, 우리카드의 4강을 향한 집념이 좀 더 절실했다. 승리의 여신은 더 절실했던 우리카드의 손을 들어줬다.
우리카드는 25일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A조 예선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 스코어 3-1(25-23, 30-28, 23-25, 26-24)로 꺾고 조 1위로 4강에 진출했다. 나경복이 68.57%의 높은 공격 성공률로 28점을 올렸고, 이강원과 송희채도 각각 21, 17점을 올렸다. 현대캐피탈은 홍동선과 허수봉이 각각 20, 17점으로 분전했지만 팀의 패배는 막지 못했다.
1세트 초반 우리카드가 경기를 여유 있게 풀어갔다. 점수 차를 압도적으로 벌리진 못했지만 꾸준히 리드를 지켰다. 나경복과 송희채가 모두 좋은 공격 흐름을 가져갔다. 현대캐피탈의 반격은 전광인의 손에서 시작됐다. 13-15로 뒤진 상황에서 서버로 나선 전광인은 서브 에이스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어서 김선호의 오픈 득점까지 나오며 15-15 동점이 된 상황, 전광인이 계속해서 불을 뿜었다. 2연속 서브 에이스를 터뜨리며 경기를 17-15로 뒤집었다. 관중석에서는 현대캐피탈 팬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우리카드도 바로 반격에 나섰다. 교체로 들어간 선수들의 서브가 주효했다. 원포인트 서버 정성규의 강력한 서브가 홍동선의 공격 리듬을 흔들었고, 범실이 나오며 우리카드가 다시 19-18 리드를 가져갔다. 뒤이어 하승우가 나섰다. 이상현을 대신해 서브 라인에 들어선 하승우는 효과적인 서브에 이어 넘어온 볼을 깔끔하게 세트까지 해내면서 21-19 2점 차 리드를 만들었다. 분위기를 다시 잡은 우리카드는 송희채의 득점으로 세트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점수는 25-23이었다.
2세트는 현대캐피탈이 기분 좋게 출발했다. 4-4에서 시작된 송원근의 서브 타임에 우리카드의 범실 2개를 이끌어냈다. 이어서 전광인의 공격 득점과 박준혁의 블로킹까지 나오면서 연속 4득점에 성공했다. 현대캐피탈은 박준혁의 속공과 홍동선의 백어택을 앞세워 10-7로 10점에 선착했다. 우리카드도 계속해서 추격했다. 홍동선과 박준혁의 범실을 틈타 10-11 1점 차까지 간격을 좁혔다. 동점은 나경복의 몫이었다. 나경복은 10-12로 뒤진 상황에서 퀵오픈을 성공시킨 뒤 서브 에이스까지 만들면서 12-12 동점을 이끌었다. 나경복은 이어진 15-15 상황에서 이강원이 연결해준 오픈 상황을 깔끔하게 처리하면서 16-15 역전까지 만들어냈다.
이후 점수 18-18에서 주심이 김명관의 오버네트를 지적하자 최태웅 감독이 이번 대회 새롭게 추가된 오버네트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판독 결과는 원심 유지였고, 우리카드가 19-18 리드를 유지했다. 1점의 간격은 좀처럼 벌어지지 않았다. 나경복과 송희채가 도망가는 점수를 만들면 홍동선과 전광인이 뒤쫓았다. 현대캐피탈의 열띤 추격은 2세트를 듀스로 끌고 갔다. 홍동선이 서브 에이스로 세트 포인트를 만들자, 우리카드도 이강원의 득점과 정성규의 서브 에이스로 세트 포인트를 뺏어갔다. 치열한 듀스 접전의 끝은 블로킹이었다. 이강원의 득점으로 29-28을 만든 우리카드는 최석기의 블로킹으로 30-28을 만들며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3세트에는 보기 드문 장면이 나왔다. 우리카드가 0-1로 뒤진 상황에서 김명관의 블로킹을 송희채가 디그했다. 볼은 나경복에게로 향했고 나경복이 황승빈에게 볼을 세팅했다. 황승빈은 깔끔한 공격 폼으로 득점을 올렸다. 우리카드 팬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두 선수의 역할이 반대가 된 흥미진진한 장면이었다. 이에 질세라 현대캐피탈은 김선호가 엄청난 디그들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끌어올리면서, 양 팀의 치열한 기세 싸움이 이어졌다. 현대캐피탈은 확실히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허수봉의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허수봉은 기대에 부응했다. 9-8로 앞선 상황에서 연달아 3점을 뽑아냈다.
허수봉과 홍동선이 함께 코트에 서자 우리카드 블로커들의 시선이 날개로 쏠렸다. 김명관은 이를 역이용해 송원근의 속공을 활용하는 영리한 모습을 보였고, 현대캐피탈이 14-11로 앞서갔다. 우리카드는 원포인트 서버 김완종의 서브 타임에 15-16까지 추격했지만, 역전에는 실패했다. 현대캐피탈은 김명관의 블로킹과 최민호의 서브 에이스로 19-15로 다시 간격을 벌렸다. 우리카드는 나경복을 앞세워 끝까지 현대캐피탈을 압박했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허수봉이 공격과 블로킹에서 모두 맹활약을 펼치며 24-22 세트 포인트를 만들었다. 현대캐피탈은 김선호가 세트를 끝내는 득점을 올리면서 25-23으로 3세트를 따냈다.
양 팀의 양보 없는 혈전은 4세트에도 이어졌다. 먼저 현대캐피탈이 김명관의 서브 에이스와 홍동선의 오픈 득점으로 3-0 리드를 가져갔다. 질세라 우리카드도 이상현의 블로킹과 나경복의 백어택으로 반격하며 3-3 동점을 만들었다. 홍동선의 서브 에이스에는 이강원이 서브 에이스로 맞대응했다. 우리카드는 길게 이어진 1점 차 랠리의 늪을 먼저 벗어났다. 10-9로 1점 앞선 상황에서 홍동선의 오픈 공격을 송희채가 디그했고, 나경복이 깔끔하게 득점으로 연결했다. 길게 이어진 양 팀의 1점 랠리가 끝난 순간이었다. 흐름을 잡은 우리카드는 이강원이 강력한 서브로 현대캐피탈의 범실을 연달아 유발하면서 16-13까지 앞서갔다.
현대캐피탈은 허수봉의 블로킹과 서브 에이스를 앞세워 우리카드를 맹렬히 추격했다. 허수봉은 완전히 몸이 풀린 듯 공격 컨디션까지 끌어올리며 18-19 1점 차까지 팀의 추격을 이끌었다. 여기에 나경복의 범실과 홍동선의 블로킹이 더해지며 현대캐피탈이 20-19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현대캐피탈이 1점 도망가면 우리카드가 곧바로 동점을 만드는 양상이 이어졌다. 현대캐피탈은 허수봉의 득점으로 24-23 세트 포인트를 만들었지만, 이강원이 곧바로 응수하면서 4세트는 듀스로 접어들었다. 4세트의 마지막은 황승빈이 지배했다. 황승빈은 페이크 모션을 곁들인 세트로 나경복의 득점을 만들어내면서 우리카드의 25-24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다. 황승빈은 곧바로 최민호의 속공까지 블로킹으로 가로막으며 값진 승리를 이끌었다. 26-24, 우리카드의 승리였다.
사진_순천/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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