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속 MVP는 고민지” 애정 드러낸 고희진 감독 [벤치명암]
- 여자프로배구 / 대전/안도연 / 2022-11-24 22:20:48
“이날 같은 경우는 고민지가 정말 수훈선수다. 리시브도 리시브지만 수비로 인해 팀의 분위기가 완전 바뀌게 됐다. 고민지가 내 마음 속에 MVP다.”
KGC인삼공사가 2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페퍼저축은행과의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1(20-25, 26-24, 25-14, 25-19)로 이겼다. 홈에서의 첫 승을 신고하며 뜻깊은 경기가 됐다.
KGC인삼공사는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등록명 엘리자벳)가 1세트 저조한 모습을 보였으나 2세트부터 다시 살아났다. 29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또한 이소영과 정호영이 각 15점, 14점으로 도우며 승리로 이끌었다.
페퍼저축은행은 니아 리드와 이한비가 각각 25점, 15점으로 분전했지만, 패를 막지 못했다. 고비의 상황에서 이겨내지 못하며 무기력하게 패했다.
이날 엘리자벳은 1세트에 좋지 못한 흐름을 보였다. 단 1점에 묶이며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 그러나 이어지는 2세트에서는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자신 있게 스윙하라고 말했다”며 반전의 계기에 대해 말했다. 이어 초반 난조의 이유에 대해서는 “점수가 안 나고 엘리자벳에게 어려운 공이 왔다. 활발한 엘리자벳이 이런 상황이 오면 당황하는 경향이 있다. 이 부분만 진정시켜주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살아나서 다행이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어 흔들렸던 최효서를 대신하여 들어온 고민지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이날 같은 경우는 고민지가 정말 수훈선수다. 리시브도 리시브지만 수비로 인해 팀의 분위기가 완전 바뀌게 됐다. 고민지가 내 마음 속에 MVP다”며 칭찬했다.
고 감독은 또 한 명의 선수를 칭찬했다. 정호영이다. 정호영은 이날 선발 출장하며 교체 없이 코트를 밟았다. 정호영에 대해 “이날 경기는 교체 없이 가보자고 했다. 현대건설과 경기를 하려면 정호영의 높이가 필요하다. 자신감 가지고 경기할 수 있게끔 했다. 아직 국내 최고 미들블로커는 아니다. 최고가 될 수 있게끔 노력한다. 이것저것 많이 주문하고 지도하고 있다. 너무 긍정적으로 잘 받아준다. 해내려는 의지와 욕심이 있다. 앞으로 정호영의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감독의 애제자인 정호영은 4세트 감독에게 1대1 코칭을 받는 모습이 여러 번 포착됐다. 이에 대해 “오전에도 일대일로 준비한 게 있다. 지적할 부분은 지적하고, 약속한 플레이에 대해 이야기 했다. 선수 자신의 의지가 있기 때문에 잘 할 수 있다. 정호영은 한국 여자배구를 위해서 꼭 성장해야 하는 선수다”며 극찬했다.
한편 KGC인삼공사의 다음 상대는 현대건설이다. 현재 여자부 1강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현대건설은 상당히 위협적이다. 1라운드 맞대결에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강한 현대건설 전을 어떻게 준비할 거냐는 질문에 “잘 준비하겠다”며 웃었다.
한편 김형실 감독은 걱정이 태산이 됐다. 이날 박은서 투입을 예고했지만, 예상처럼 되지 않았다. 1세트 잠시 교체로 들어갔다 나온 후 박은서가 머리가 아프고 속이 안 좋다며 투입이 불발됐다. “(박)은서가 갑자기 머리가 아프고 속이 안 좋다며 못 뛰겠다고 했다. 그렇기에 박경현이 흔들렸을 때 교체해줄 수가 없었다”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이어지는 인터뷰에서 김 감독은 자책하는 모습을 계속 보였다. “드릴 말씀이 없다. 전부 내 책임이다. 박경현을 교체하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어 “한번 리듬이 깨지면 넘기질 못한다. 재차 느끼지만, 해 나갈 수 있는 길이 없다. 선수들 스스로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관리가 안 된 건지, 성적이나 경기력이나 황당하다”고 말했다.
페퍼저축은행은 4세트에 이고은을 대신하여 이현을 선발 투입했다. 그러나 세트를 가져오는 데는 실패했다. 이에 대해 “변화를 줘보려고 이현을 넣었다. 그러나 분위기가 기울어져서 우리 플레이가 하나도 안 나왔다. 서브 리시브, 날개 공격, 토스도 다 안 맞았다. 방향 자체가 안 맞는다. 다들 때리기 바쁠 뿐이다. 연습 때는 안 그랬는데 또 무너졌다. 한 번 무너지면 좀처럼 분위기를 찾지 못한다. 언제까지 1승을 기다릴 순 없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하며 인터뷰 장을 빠져나갔다.
사진_대전/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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