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점 줄 수 있냐고요? 40점이요" 강소휘의 자책
- 여자프로배구 / 장충/이정원 / 2022-04-16 00:00:46
"너무 무기력했어요. 40점 정도 밖에 줄 수 없을 것 같아요." 2021-2022시즌을 되돌아본 강소휘의 한마디였다.
GS칼텍스 윙스파이커 강소휘는 2020-2021시즌 끝나고 데뷔 첫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었다. GS칼텍스는 데뷔 시즌 때부터 팀의 윙스파이커 한 자리를 지킨 강소휘에게 3년 총액 15억 원이라는 대형 계약을 안겨줬다.
2020-2021시즌에 함께 GS칼텍스 트레블을 이끈 이소영이 KGC인삼공사로 떠났다. 그렇기에 GS칼텍스의 새로운 에이스는 강소휘가 되어야 한다는 게 모두의 공통된 이야기였다. GS칼텍스 차상현 감독 역시 시즌 개막 전부터 "이제는 강소휘가 에이스가 되어야 한다"라고 말할 정도로, 강소휘에 대한 기대치가 컸다.
강소휘는 예전부터 안고 있었던 복근, 발목 통증에도 꿋꿋이 코트를 지켰다. 통증을 안고 하다 보니 흔들릴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강소휘에게 변명밖에 되지 않았다. 선수라면 누구나 잔부상은 안고 있기에, 자신에게 이러한 한계점을 두고 경기를 한다면 더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야간 훈련을 자청하며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가하고, 팀의 에이스로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그 누구보다 코트 위에서 뛰어다녔다. 힘들 때도 있었지만, 티를 내지 않으려 했다.
강소휘의 2021-2022시즌 기록은 30경기(102세트) 출전 357점, 공격 성공률 36.67%, 세트당 서브 0.275개, 리시브 효율 33.07%였다. 서브는 3위, 공격 성공률은 6위, 리시브는 10위에 해당되는 기록이다. 서브와 공격 성공률은 국내 선수 1위고, 리시브는 KGC인삼공사 이소영에 이어 국내 선수 2위다.
수준급 활약을 펼쳤지만 강소휘는 자신의 활약에 전혀 만족하지 못했다. 15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이드 그린 페스티벌 '우리끼리 봄배구' 행사에서 <더스파이크>와 만난 그는 "이번 시즌은 무기력한 시즌이었다. 연습한 내용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경기를 하면 설레어야 하는데 일정이 너무 타이트했다. 원래 경기를 앞두고 있으면 설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느낌이 없었다. 자고 일어나면 눈앞에 경기가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제대로 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기에 점수 역시 후하게 줄 수 없다. "나에게 점수를 준다면 개인적으로 (100점 만점) 40점 밖에 줄 수 없을 것 같다"라고 입을 연 강소휘는 "올 시즌 500득점 이상은 하고 싶었는데, 357득점 밖에 하지 못했더라. 그냥 내가 못했다. 세터들도 내가 잘 하지 못하니 많이 올릴 수가 없었다. 스스로 자책을 많이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전까지 강소휘의 옆에는 든든한 선배 이소영이 있었지만, 이번 시즌부터는 없다. 이제는 강소휘가 유서연, 권민지를 챙겨야 하는 위치에 왔다. 물론 강소휘보다 나이가 많은 최은지도 윙스파이커 포지션을 소화하지만, 최은지는 이번 시즌이 GS칼텍스에서 첫 시즌이고 주전이 아닌 백업이기에 강소휘가 해야 될 역할이 더 많았다.
강소휘도 "사실 시즌 초반에는 (이소영) 언니가 없었지만 큰 부담은 없었다. 그런데 연패를 하면 그 부담이 크게 다가오더라. 예전에는 언니들이 많아서 어리광도 부리고, 투정도 부렸다. 그러나 지금은 안 된다. 자제해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강소휘는 2020-2021시즌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입은 부상 여파로 2021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과 2020 도쿄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부상만 아니었다면 승선이 유력했던 강소휘이기에 더욱 아쉬움이 컸다.
이제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감독의 눈도장에 들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세자르 감독은 오는 4월 말 입국 계획이며, 세자르호 1기는 2022 VNL 출전을 위해 5월초 소집될 예정이다.
그는 "지난해에는 못 갔는데, 이번에는 대표팀에 가서 배워보고 싶다. 대표팀은 성장할 수 있는 곳이다. 세자르 감독님에게도 이전에 배우지 못한 다른 부분을 배울 수 있다고 본다. 가서 배워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강소휘는 "올 시즌 부족한 모습을 보여드렸는데 비시즌 더욱 발전하겠다. 다가오는 시즌에는 색다른 배구 보여드리겠다"라고 팬들에게 각오를 다졌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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