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원동력은 서로의 신뢰" 고마움 전한 신영철 감독 [벤치명암]
- 남자프로배구 / 안산/이가현 / 2022-12-21 22:17:04
“어려운 상황에 잘 버텨줘서 선수들에게 고맙습니다.”
우리카드는 21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OK금융그룹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8-30, 25-14, 25-23, 25-17)로 승리하며 연승을 이어간다.
우리카드는 아가메즈의 결장에도 고른 활약이 눈에 띄었다. 나경복이 블로킹 5개, 서브 3개로 위력을 뽐내며 26점을 올렸다. 뒤를 이어 김지한이 20점, 송희채가 11점으로 삼각편대가 화력을 보였다. 반면 OK금융그룹은 레오가 25점, 조재성이 13점을 올렸지만 1세트 이후 기세가 꺾였고 공격 성공률로 51.69%에 그쳤다.
수장은 밝게 웃었다. 아가메즈의 결장으로 어려운 상황에도 연승을 만든 선수들을 격려했다. 신영철 감독은 “외국인 선수가 없는 상황에 똘똘 뭉쳐서 승리했다.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라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경기 직전 석진욱 감독은 전술 변화를 예고했다. 블로킹 감이 좋은 레오를 나경복 앞에 세웠다. 이에 우리카드는 1세트 고전했다. 신영철 감독은 “상대가 다른 경기들과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나)경복이 잡으러 온다고 생각했다. 황승빈한테 상대 상황을 보고 운영하라고 했다. 이후 중앙에서 속공을 가져가면서 조금씩 경기가 풀렸다. 서브나 상황에 맞는 블로킹으로 승리했다”라며 경기 상황을 복기했다.
이번 경기 반격 과정에서 송희채 득점이 눈에 띄었다. 신영철 감독은 누구보다 기쁘게 환호했다. 송희채는 이번 경기 블로킹 4개 포함 11점을 올렸다. 그는 “(송)희채가 스윙이 정말 이쁘다. 욕심부리면 타이밍이나 각도가 틀어진다. 간결하면서 빠른 배구를 주문했는데 잘 나왔고 기뻤다”라며 선수의 발전에 누구보다 앞장서는 모습이었다.
고른 경기 운영을 보여주며 안정을 찾은 황승빈 세터다. 그러나 중간 범실도 있었다. 호흡이 맞지 않았고 이는 자칫 분위기를 내줄 수 있었다. 이에 수장은 당근과 채찍을 같이 선물했다. “토스가 조금 더 안정되야 한다. 공격수마다 기질이 다르다. 그 부분을 맞춰야 한다. 그래도 전보다 서브 리시브가 불안할 때 빠르게 경기를 잘 풀어가고 있다. 잘하고 있지만 더 좋아질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서브와 블로킹 능력을 갖춘 선수다”라며 믿음을 건넸다.
이번 시즌 과감한 변화를 많이 시도한 우리카드다. 박준혁 역시 시즌 도중 이적했다. 출전 기회를 점차 넓혀가고 있다. “큰 신장을 가진 박준혁이지만 발이 느려 빠른 상대에게 약하다. 모든 부분을 다시 가르치고 있다. 시즌 중이라 속성 과외 중이다”라며 너털웃음 지었다.
선수층의 많은 변화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초래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카드는 단단함을 여전히 보여주고 있다. 이번 경기 역시 토종선수들이 힘을 모아 승리를 만들었다. 신 감독 역시 긍정적이었다. 그는 “내 말을 잘 따라준다. 좋은 선수의 유무에 상관없이 뭉쳐야 한다. 주어진 환경 안에서 어떻게든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이제 서로 신뢰가 쌓였고 잘 버티고 있다”라며 원동력을 꼽았다.
경기 후 석진욱 감독은 “우리카드에 승점을 못 따고 있다”라며 아쉬워했다. 이번 경기 1세트 이후 급격히 분위기가 떨어진 OK금융그룹이었다. 시즌 초반 아쉬웠던 모습이 그대로 보였다. 석진욱 감독 역시 동의했다. “상대가 강하게 밀어붙일 때 리시브가 불안했다. 레오가 1세트 잘해줬지만, 2세트부터 흔들렸다. 이에 다른 선수들이 불안해보였다. 곽명우의 공 분배도 아쉬웠다. 그러나 시즌 중에 이런 경기는 나올 수 있다. 안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지 않게 할거다”라며 쓰라린 패배를 인정했다.
경기 직전 석 감독은 “차지환이 터져줘야 한다”라고 전한 바 있다. 서브에이스 3개를 기록했지만 공격 득점은 3점에 그쳤다. 리시브 역시 33.33%로 아쉬웠다. 이에 수장은 “잠깐 서브로 내가 기대했던 차지환이 나왔다가 들어갔다. 상대 목적타가 계속 되니 어려웠다.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다. 올라오길 기대한다”라며 믿음과 함께 격려를 건넸다.
좌우 쌍포가 터지지 않았지만 중앙 역시 만족스럽지 못했다. 1세트 전신선과 진상헌이 먼저 코트를 밟았다. 전진선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지만 미들블로커 한 자리에 고민이 깊어졌다. 석 감독은 “(진)상헌의 의욕이 안 보였다. 끝에는 모두가 힘 빠진 모습이었다. 그러나 초반부터 의욕없이 팀에 녹아들지 못하면 뺄 것이다.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라며 단호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어 석 감독은 “레오 반대편을 뚫어야 한다. 우리 것을 할 수 있도록 집중력을 끌어 올려보겠다”고 전하며 인터뷰실을 빠져 나갔다.
사진_안산/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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