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세트라도…” 수장의 간절함에 보답한 00년생 동갑내기 듀오

남자프로배구 / 천안/김하림 기자 / 2022-12-02 00: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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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연패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긍정요소를 발견했다. 간절하게 외친 수장의 말을 00년생 동갑내기 두 선수가 코트 위에서 결과로 보답했다.

KB손해보험은 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현대캐피탈 경기에 앞서 5연패에 빠져 있었다.

앞선 1라운드 현대캐피탈 경기 이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더불어 2라운드에 들어선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한 채 3경기 연속 셧아웃으로 패했다.

어느 때보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던 KB손해보험. 경기에 앞서 후인정 감독은 “세트도 따지 못한 채 연패가 길어지면서 선수들이 힘들어했다. 분위기가 처진 것도 사실이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선 한 세트라도 가져와야 한다.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트를 따는 거에 집중하자고 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수장의 바람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1세트에는 앞서가다 내줬고, 2세트는 큰 점수 차로 상대에게 내주고 말았다. 벼랑 끝에 몰린 후인정 감독은 3세트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세터에 지난 시즌 1라운드 6순위로 입단한 신승훈을, 이번 시즌 2라운드 2순위로 프로 유니폼을 입은 배상진을 아웃사이드 히터에 선발로 투입했다. 신승훈은 이번 시즌 들어 처음으로 스타팅으로 세트에 나섰고 원 포인트 서버로 자주 나오던 배상진은 첫 아웃사이드 히터 출장이었다.

00년생 동갑내기 두 선수가 들어가면서 KB손해보험 코트 분위기가 달라졌다.

대학 시절에도 리시브와 수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배상진이 리시브 비중을 키우자 황경민의 부담을 덜어줬다. 클러치 상황에서 니콜라 멜라냑(등록명 니콜라)와 더불어 황경민까지 가세하면서 KB손해보험의 공격 활로가 다양해졌다. 이에 황경민은 3세트에 니콜라와 함께 팀 내 최다 5득점을 챙겼다.

수비도 준수했다. 배상진은 3, 4세트 밟는 동안 8개의 디그를 시도했고 6번을 걷어 올렸다. 여기에 허수봉의 백어택 공격을 가로막으며 본인의 첫 프로 블로킹 득점을 따냈고, 이날 경기에서 5점, 66.67%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야전사령관 역할을 맡은 신승훈 역시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중앙 속공 공격이 살아났다. 2세트까지 무득점에 그친 박진우을 적극 활용하면서 상대 블로커를 속였다. 여기에 니콜라와 좋은 호흡을 자랑하며 세트를 득점으로 연결한 뒤 포효했다. 코트 안을 한 층 더 달구며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3세트 듀스 상황, 세트포인트에서 서브 차례를 가진 신승훈은 서브에이스를 기록하며 승부를 4세트까지 끌고 갔다. 4세트에도 두 선수 모두 코트를 밟았고, 이전 세트 분위기를 유지했다. 세트 중반까지 17-13으로 앞섰지만 후반 집중력이 아쉬웠고, 보완할 부분도 있었다.

리시브가 흔들렸을 때 신승훈이 니콜라에게 주는 공이 불안했다. 현대캐피탈 블로커에 막히거나 범실로 이어지면서 22-22 동점을 허용했다. 여기에 배상진이 전광인의 서브를 받지 못하며 점수가 뒤집혔고, 곧바로 공격 범실까지 기록하며 상대에게 매치포인트를 내주고 말았다.

4세트 22-24에서 듀스까지 갔지만 승부를 5세트까지 잇진 못했다. 결국 세트스코어 1-3(20-25, 15-25, 27-25, 24-26)으로 패하며 6연패에 빠졌다. 그럼에도 젊은 두 선수가 보여준 활약과 끌어 올린 팀 분위기는 패배 속에 박수받아 마땅했다.

경기 후 후인정 감독 역시 “교체로 들어간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 자신의 장점을 잘 살려서 경기를 해줬다”라고 박수를 건넸다.

 

 

사진_천안/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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