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생일인데 하루 정도는 편하게 있을 거 같다” 활짝 웃은 차상현 감독 [벤치명암]

여자프로배구 / 인천/안도연 / 2022-11-29 21:5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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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생일인데 하루 정도는 편하게 있을 거 같네요.”

GS칼텍스가 2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의 2라운드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2(25-20, 25-17, 20-25, 22-25, 15-8)로 웃었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던 GS칼텍스에겐 이날 승리로 많은 것을 얻었다.

일단 플레이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팀의 장점인 삼각편대가 마침내 살아났다. 모마 바소코 레티치아(등록명 모마)가 32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렸다. 여기에 강소휘, 유서연이 각각 15점을 올리며 도왔다. 공격수들의 빠른 공격이 흥국생명의 높은 블로킹을 잘 뚫었다. 앞으로의 경기에 희망이 보이는 대목이었다.

흥국생명은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와 김미연, 김연경이 나란히 19점, 18점, 13점을 올렸지만, 팀의 숙제인 세터의 불안정 증세가 여전히 고쳐지지 않았다.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궁금한 이유다.

차상현 감독은 “이기기 힘들다. 상대 세터가 초반에 흔들리는 모습이 보이면서 우리의 흐름이 괜찮아졌다. (안)혜진이가 풀 경기를 처음 소화했다. 연습 때 자신감 있는 모습이 보여서 이날 잘 풀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반적으로 괜찮았다. 문지윤은 한자리 블로킹이 낮아도 시간차 공격이 있기에 상대 입장에서 안 보고 갈 수 없는 상황이라 블로킹 템포를 우리 쪽으로 뺏어온 것 같다”며 경기를 복기했다.

안혜진은 국가대표를 다녀온 후 어깨 부상으로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날은 경기를 끝까지 소화했다. 혹시 경기 도중에 안혜진을 교체할 생각이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차 감독은 “이날은 끝까지 가보는 게 맞을 거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1, 2세트를 쉽게 따냈던 GS칼텍스지만, 경기는 5세트까지 이어졌다. 흥국생명에는 확실한 쌍포가 있기에 초반 흐름을 잡지 못하면 이기기 어려운 경기가 된다. 5세트 시작 전, 선수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냐는 질문에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흐름이라 얘기했고, 우리가 자주 쓰는 말인 전투력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과감하게 밀어붙였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답했다. 이날 승리로 그동안 풀지 못했던 많은 숙제를 해결한 차상현 감독은 인터뷰실을 나가기 전, “내일 생일인데 하루 정도는 편하게 있을 거 같다”며 활짝 웃었다.

반면 권순찬 감독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셧아웃 패배를 당할 경기를 5세트까지 끌고 간 것은 좋았지만 결국 패했고 연패를 안았다. 팀의 숙제는 여전히 풀지 못한 상태로 남아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권 감독은 경기의 패배를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1, 2세트에 실수를 한 거 같다. 선수들은 열심히 했는데 내가 생각을 잘못했다”고 말했다. 어떤 부분에서의 실수인지를 묻자 “선수 교체 타이밍이나 교체해야 할 선수가 1, 2세트에 혼동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흥국생명은 김다솔을 대신해 박은서를 선발로 내보냈지만 원하는 효과는 나오지 않았다. 권 감독은 박은서를 선발로 출장시킨 이유에 대해 “(김)다솔이가 흔들리는 모습이 있었다. 그래서 (박)은서를 선발로 내보냈지만, 안 먹혔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흥국생명은 옐레나와 김연경의 확실한 공격 옵션은 가졌지만 세터들이 이들을 충분히 살려주지 못하는 데다 다른 공격 옵션마저 자주 보여주지 않아 상대 팀 블로커들에게는 편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도 계속 2명의 세터를 교체했지만 해답은 나오지 않았다.

권 감독은 “일단 (김)다솔이도 (박)은서도 경기를 많이 뛰어본 선수가 아니다. 공격력이 좋아도 세터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도 경기를 할수록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힘을 더 내라고 응원하고 싶다”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시즌 들어 처음으로 연패를 경험한 권 감독은 “선수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하겠다. 이틀 후에 경기가 있어서 연패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다. 돌아가서 준비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며 인터뷰실을 빠져나갔다.

사진_인천/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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