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용찬이 불러온 긍정적인 나비효과

남자프로배구 / 안산/김하림 기자 / 2022-11-18 00: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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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빠르게, 누구보다 큰 목소리로 코트를 누빈다. 득점을 올릴 순 없지만, 부용찬이 걷어 올린 디그 하나가 OK금융그룹에게 나비효과를 불러왔다.

부용찬은 2011-2012시즌 1라운드 3순위로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에 지명돼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LIG손해보험, 삼성화재를 거쳐 OK금융그룹까지 팀을 옮겼고, 이번 시즌 본인의 11번째 프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주전 리베로로 활약하던 정성현이 허리 부상으로 경기에 나오지 못하는 지금, 부용찬이 그 자리를 완벽하게 메꿨다. 34살의 나이에 무색할 만큼 여전히 코트 위에서 종횡무진 활약한다. 또한 누구보다 큰 목소리로 분위기를 뛰운다.

OK금융그룹은 17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KB손해보험과 경기를 가졌다. 1라운드 당시 리버스 스윕 패를 당했기에 어느 때보다 KB손해보험을 상대로 승리가 절실했다.

이날 경기에서 부용찬의 존재감은 상당했다. 상대의 강한 서브뿐만 아니라 공격까지 받아내면서 팀의 공격 기회를 만들어줬고, 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매 세트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지만 마지막까지 분위기를 유지한 OK금융그룹이 세트스코어 3-0(25-22, 26-24, 25-21)으로 이기며 연승을 기록했다.

오랜만에 인터뷰실을 찾은 부용찬은 “연습 과정이 좋았기에 연승을 달릴 수 있는 것 같다. 좋은 느낌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부용찬은 이날 경기에서 11개의 디그를 모두 성공적으로 걷어 올렸다. 그중 7개는 정확하게 연결됐다. 또한 3세트 결정적인 순간마다 보여준 디그는 상록수체육관을 더 뜨겁게 달궜다.

그의 말에는 책임감이 가득했다. 부용찬은 “운 좋게 공이 많이 나에게 왔다(웃음). 절실하게 수비에 임하려고 했다. 한 번의 중요한 디그를 통해 동료들에게 좋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선수들이 코트 안에서 처지더라도 나의 디그 하나로 분위기를 올릴 수 있다면 계속 준비할 거다”라고 힘줘 말했다.

누구보다 항상 큰 목소리로 코트의 분위기를 만든다. 부용찬은 “점수가 앞서고 있으면 잠깐 안일하게 할 수 있다. 집중력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옆에서 서로가 많이 도와주고 있고, 다 같이 열심히 했던 게 시너지로 나타났다”라고 했다.

“이번 시즌에 앞서 후배들에게 코트에서 서로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면 지적하고 소리쳐야 한다고 했다. 밖에선 싸우는 것 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야기해야 한다. 코트 안에서는 후배가 선배들에게 이야기할 수도 있다. (박)승수랑 내가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만, 같이 경기할 때 내가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쓴소리하는 경우가 있다. 잘되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소통이 잘 되고 있다.”

부용찬의 헌신에 석진욱 감독도 믿음을 건넸다. 석 감독은 “칭찬밖에 할 수 없다. 연습 때도 수비랑 이단 연결을 황동일과 제일 많이 한다. 팀에 좋은 영향을 주고 젊은 선수들도 다 같이 하면서 과정도 좋아진다”라고 건넸다.

‘듬직.’ 부용찬에 코트 안에서 보여주고 싶은 존재감이다. 부용찬은 “내가 코트 안에서 듬직해질 수 있게 주문을 많이 한다. 공격수들에게 맡아달라고 하면 내가 책임질 곳은 확실하게 책임진다. 다음에 똑같은 상황이 오면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된다. 약속한 대로 하고 나면 실점이든 득점이든 과정이 좋기에 괜찮다. 계속 유지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사진_안산/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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