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금융그룹, 악재를 딛고 일어서다 [스파이크노트]
- 남자프로배구 / 천안/김희수 / 2022-12-28 21:26:23
OK금융그룹이 뜻밖의 악재를 극복하고 값진 승리를 거뒀다. 2022년의 마지막 경기에서 소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OK금융그룹이 2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1(25-22, 25-23, 17-25, 25-23)로 꺾고 연패에서 탈출했다.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는 경기 최다인 31점을 터뜨리며 맹활약했다. 조재성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선발 출전한 박승수도 11점을 거들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현대캐피탈은 오레올 까메호(등록명 오레올)와 허수봉이 각각 26점, 18점을 올렸지만 4세트 후반 레오의 연속 서브를 막지 못하고 무너졌다.
두 개의 범실, 현대캐피탈의 흐름을 앗아가다
세트 초반 OK금융그룹이 먼저 기세를 올렸다. 선발 출전한 박승수가 허수봉을 가로막는 단독 블로킹을 터뜨리며 4-2로 앞서갔다. 현대캐피탈도 질세라 전광인을 앞세워 8-6 역전에 성공하며 맞불을 놨다. OK금융그룹은 리시브가 흔들렸지만 레오의 오픈 공격을 앞세워 점수를 착실히 쌓아갔고, 현대캐피탈은 다양한 공격 루트를 활용하며 받아쳤다.
치열한 흐름에서 현대캐피탈의 범실 2개가 분위기를 OK금융그룹 쪽으로 향하게 했다. 12-12 동점 상황에서 최민호의 속공이 범실로 연결된 데 이어, 16-17에서는 오레올이 공격 범실을 했다. 현대캐피탈은 전광인의 서브 득점으로 18-20을 만들며 다시 추격에 나섰지만 다음 서브는 범실이 되며 동점에는 이르지 못했다.
1~2점의 점수 차가 더 벌어지지 않으며 접전 양상으로 흘러간 세트 후반, 박승수의 리시브가 빛을 발했다. 오레올의 날카롭게 휘는 서브를 곽명우의 머리 위로 올렸고, 레오가 가볍게 해결하며 24-22 세트 포인트를 만들었다. 마지막 점수는 현대캐피탈의 범실이었다. 홍동선의 백어택이 공격 범실이 됐다. 25-22로 OK금융그룹이 1세트를 가져갔다.
레오와 전진선의 맹활약, 2세트를 견인하다
2세트는 초반부터 레오가 매서운 공격을 연달아 선보였다. 1-1 상황에서는 자신이 불안하게 받은 리시브를 직접 해결했고, 5-6에서는 3연속 백어택 득점을 올리며 팀의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 선착을 이끌었다. 현대캐피탈의 반격은 전광인의 서브 차례에 시작됐다. 8-9에서 서브 라인에 선 전광인은 날카로운 서브로 연달아 OK금융그룹의 리시브를 흔들었고, 허수봉과 오레올이 이를 득점으로 연결하며 현대캐피탈이 11-9 역전에 성공했다.
세트 중반 양 팀의 속공 대결이 펼쳐졌다. OK금융그룹이 10-11에서 진상헌의 속공으로 동점을 만들자, 현대캐피탈이 박상하의 속공으로 받아쳤다. 이에 OK금융그룹은 다시 한 번 진상헌의 속공을 활용했다. 이후 팽팽하던 균형에 OK금융그룹이 블로킹으로 균열을 일으켰다. 전진선과 박승수가 3연속 블로킹 득점을 하며 15-12를 만들었다. 전진선은 15-13에서 날카로운 속공까지 터뜨리며 세트 중반을 지배했다.
끌려가던 현대캐피탈은 18-20에서 수차례의 기회를 잡았지만 OK금융그룹의 탄탄한 쓰리 블록을 뚫지 못하면서 실점했다. 최태웅 감독은 19-21에서 이시우를 투입해 반전을 노렸지만 박승수가 리시브에 이어 직접 공격까지 성공시키며 무위로 돌아갔다. 현대캐피탈은 22-23에서도 오레올의 서브 범실로 동점 기회를 놓쳤고, OK금융그룹은 레오의 백어택으로 세트를 끝냈다. 점수는 25-23이었다.
3세트는 벼랑 끝에 몰린 현대캐피탈이 시작부터 OK금융그룹을 거세게 밀어붙였다. 허수봉의 서브 득점에 이어 오레올의 오픈 공격과 전광인의 블로킹까지 터지며 6-3으로 앞서갔다. 오레올은 레오의 공격을 날렵하게 걷어 올리며 수비에서도 활약했다. 전광인의 크로스 공격까지 폭발한 현대캐피탈은 8-4로 점수 차를 벌렸다.
8-4 상황에서 전날에 이어 또 한 번 비디오 판독 결과를 놓고 해프닝이 벌어졌다. 곽명우가 리시브가 길게 튄 공을 현대캐피탈의 코트에 연타로 떨어뜨린 상황, 네트터치가 지적됐다. 석진욱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판독 결과는 네트터치가 아닌 것으로 나왔다. 그러자 최태웅 감독은 오버네트에 대한 추가 판독을 요청했고, 결과는 오버네트가 아닌 것으로 나왔다. 이에 최 감독은 거세게 항의했고 경기는 잠시 지연됐다.
최 감독의 항의가 길어지는 동안 홈 팬들은 최 감독의 이름을 연호하며 동조했고, 최 감독은 경기 지연으로 세트 퇴장 처분을 받았다. 최 감독의 퇴장 이후 경기장은 오히려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으로 뜨거워졌고, 현대캐피탈은 전광인과 박상하, 오레올까지 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경기가 어려워지자 석 감독은 신호진을 투입하며 변화를 시도했지만, 이미 흐름은 현대캐피탈에게 넘어간 뒤였다. 차지환의 서브 범실로 20점에 선착한 현대캐피탈은 허수봉의 서브 득점으로 22-15를 만들며 승기를 굳혔고, 허수봉의 득점으로 3세트를 25-17로 따냈다.
마침내 터진 레오의 서브 폭격
최 감독이 돌아온 4세트, 현대캐피탈이 힘을 냈다. 허수봉이 레오의 오픈 공격을 가로막으며 3-1을 만들었고, 진상헌의 속공 범실까지 나오며 8-6으로 앞서갔다. 9-8에서 진행된 레오의 서브에 대한 인/아웃 비디오 판독 역시 아웃으로 판독되며 현대캐피탈이 웃었다. 허수봉은 10-8에서 또 한 번 레오를 블로킹으로 가로막으며 포효했다.
오레올은 12-10에서 연속 득점을 터뜨리며 점수 차를 더 벌렸다. 14-11에서는 레오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으로 막아내기도 했다. 이후 양 팀은 나란히 김선호와 정성현을 투입하며 세트 중반 후위 수비 강화에 나섰다. 먼저 효과를 본 쪽은 현대캐피탈이었다. 김선호는 18-14에서 두 번의 디그를 만들며 허수봉의 득점에 기여했다.
OK금융그룹은 세트 막바지 반격에 나섰다. 경기 내내 잠잠하던 레오의 서브가 마침내 터졌다. 19-15에서 강력한 서브로 득점을 올렸다. 레오는 이어지는 서브들도 날카롭게 구사하며 현대캐피탈의 리시브를 흔들었고, 직접 연속 득점까지 올리며 19-19 동점을 만들었다. 급기야 전진선의 속공까지 터진 OK금융그룹은 20-19 역전에 성공했다. 레오는 세트 후반 어려운 오픈 공격들을 완벽하게 책임지며 세트를 지배했고, 결국 팀 승리를 견인했다. 매치 포인트 역시 레오의 득점이었다. 25-23, OK금융그룹이 4세트마저 가져가며 연패에서 벗어났다.
사진_천안/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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