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뵙겠습니다" 후인정 감독, 결국 해냈다 [CH2]

남자프로배구 / 의정부/이정원 / 2022-04-07 21: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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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뵙겠습니다."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은 7일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 경기 전에 남긴 말이다.

KB손해보험은 1차전에서 1-3으로 패했다. 만약 2차전을 패하면 창단 첫 챔프전 우승이 좌절되고, 자신들의 홈구장에서 상대 팀이 우승 세리머니를 봐야 했다. 1차전 마지막 세트였던 4세트를 허무하게 내줬기 때문에 경기 초반 흐름이 굉장히 중요했던 KB손해보험이었다.

경기 전 후인정 감독은 "홈이기에 선수들이 편하게 경기할 거라 믿는다. (노우모리) 케이타도 홈에서 잘 했다. 케이타뿐만 아니라 국내 선수들도 좋은 경기할 거라 믿는다. 다음 경기는 신경 안 쓰겠다. 올인할 예정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하지만 후인정 감독의 바람과는 반대로 KB손해보험 선수들의 1세트는 1차전 4세트와 마찬가지로 힘이 없었다. 케이타의 공격이 상대 블로커 벽에 막히기 일쑤였고 그 외 선수들도 힘을 내지 못했다. KB손해보험이 상대 범실 없이 낸 점수는 10점에 불과했다.

그러나 2세트부터 KB손해보험의 경기력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일단 케이타가 살아난 게 고무적이었다. 케이타는 71.43%의 공격 점유율을 가져가고도 10점을 올렸다. 김정호도 강력한 서브를 뽐냈고, 공격 성공률 100%에 5점을 기록했다.

3세트는 그야말로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KB손해보험은 링컨과 정지석 제어에 완전히 실패하며 19-24, 상대에 세트 포인트 상황까지 허용했다. 하지만 그때 케이타가 등장했다. 케이타는 20-24에서 강렬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다. 20-24에서 시작된 케이타의 서브는 25-25가 되어서야 끝났다. 리시브가 흔들린 대한항공은 한 점을 내지 못했고, KB손해보험은 자신들에게 온 반격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4세트에도 KB손해보험은 포기하지 않았다. 세트 초반 주전 리베로 정민수가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코트 밖으로 나가는 불운이 있었지만 웜업존에서 준비하던 곽동혁이 착실하게 리시브 라인을 지켜줬다. 정민수도 세트 후반 다시 들어와 코트를 지켰다.

또한 선수들도 끝까지 했다. 7-7에서는 김정호의 단독 블로킹이, 9-8에서는 황택의의 서브에이스가 터지면서 4세트도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21-17에서 원포인트 서버 한국민의 서브 득점이 나오자 의정부체육관에는 큰 함성이 울려 퍼졌다.

결국 KB손해보험은 케이타의 마지막 득점과 함께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 지었다. 창단 첫 챔프전 승리가 결정된 순간이었다.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결과로 만든 승리였다. KB손해보험은 3-1(18-25, 25-19, 27-25, 25-18)로 이겼다.

케이타가 35점을 올렸고, 김정호도 12점으로 든든하게 지원사격했다.

"인천에서 뵙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겼던 후인정 감독은 이날 의정부체육관을 찾은 2,027명의 팬에게 이 약속을 지켰다.

우여곡절 끝에 창단 첫 챔프전 승리를 챙긴 KB손해보험. 이제 대한항공과 동등한 입장이 되었다. 두 팀 중 3차전에서 승리를 챙긴 팀이 올 시즌 챔피언이 된다.

"마지막 휘슬이 울릴 때까지 결과는 모른다. 스포츠는 제일 짜릿한 게 역전승이다.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했던 후인정 감독. 3차전에서도 짜릿한 승리를 챙겨 KB손해보험 팬들에게 우승 기쁨을 안겨줄 수 있을까.

두 팀의 챔프전 3차전은 오는 9일 오후 2시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다.


사진_의정부/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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