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금융그룹,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스파이크노트]

남자프로배구 / 수원/김희수 / 2022-11-23 21: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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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4연승을 노린 양 팀의 격돌에서 웃은 쪽은 OK금융그룹이었다. 체력적 부담도, 원정의 불리함도 OK금융그룹을 막진 못했다.

OK금융그룹이 23일 펼쳐진 한국전력과의 도드람 2022-2023 V-리그 2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7-29, 25-19, 25-17, 25-20) 승리를 거뒀다.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는 서브 득점 4개 포함 26점을 올리며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렸다. 조재성과 차지환도 각각 16, 15점으로 뒤를 받쳤다. 신호진은 중요한 순간마다 교체로 들어와 2개의 서브 득점을 올리며 감초 역할을 수행했다.

 

반면 한국전력은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가 14점·공격 성공률 43.33%에 그치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서브(4-9), 블로킹(6-8)에서도 모두 밀리며 어려운 경기를 해야 했다.

말을 듣지 않는 레오의 서브
1세트 초반, 양 팀이 비슷한 장면을 주고받았다. 한국전력의 첫 서버 임성진은 차지환의 리시브를 흔들었고 신영석의 다이렉트 득점으로 연결됐다. 질세라 OK금융그룹도 레오의 서브로 임성진의 리시브를 흔들어 차지환의 다이렉트 득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비슷한 장면이 나온 이후 양 팀 세터의 경기 운영은 전혀 달랐다. 하승우가 정성환, 타이스, 임성진 등을 고르게 활용한 반면 곽명우는 쾌조의 컨디션을 보인 레오의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레오는 계속해서 좋은 공격을 구사했지만, OK금융그룹의 단조로운 패턴은 곧 한국전력의 블로커들에게 간파 당했다. OK금융그룹이 9-8로 앞선 상황, 임성진의 서브 차례에 레오의 공격이 연달아 유효 블로킹에 걸렸다. 한국전력은 타이스와 서재덕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연속 득점을 올리며 12-9 역전에 성공했다. 기세가 오른 한국전력은 타이스의 공격 득점과 정성환의 연속 득점으로 15-11까지 앞서갔다. 15-14, 조재성이 서브 범실을 저지르며 한국전력이 16-14로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선착했다.

OK금융그룹은 세트 후반 잦은 서브 범실로 어려움을 겪었다. 레오와 전병선의 서브 차례가 모두 범실로 끝났다. 접전 상황에서 서재덕이 기세를 올렸다. 20-19로 앞선 상황에서 OK금융그룹의 블로커 3명을 뚫고 오픈 공격을 성공시켰다. 서재덕은 곧바로 네트를 맞고 떨어지는 행운의 서브 득점까지 올리며 22-19를 만들었다. 위기의 OK금융그룹을 구한 선수는 신호진이었다. 22-23에서 원 포인트 서버로 나선 신호진은 코트 정중앙을 꿰뚫는 서브 득점으로 23-23 동점을 만들었다. 곧이어 레오의 공격이 비디오 판독 결과 블로커 터치아웃으로 판독되며 OK금융그룹이 먼저 세트 포인트를 만들었다.

그러나 타이스의 백어택으로 1세트는 듀스를 향했고, 양 팀의 듀스는 좀처럼 끝나지 않았다. 한국전력이 하승우와 임성진의 활약으로 앞서가면, OK금융그룹은 레오를 앞세워 곧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길었던 듀스의 최종 승자는 한국전력이었다. 레오의 서브 범실로 맞이한 28-27 4번째 세트 포인트, 조재성의 퀵오픈을 타이스가 블로킹으로 가로막았다. 레오는 1세트 팀 내 최다인 8점을 올렸지만 3개의 서브 범실을 저지르며 아쉬움을 남겼다.


저조한 공격력의 한국전력, 국내 공격수들 살아난 OK금융그룹
1세트 내내 터지지 않던 레오의 서브 득점은 2세트 초반부터 터졌다. 1-1에서 강력한 서브로 임성진과 장지원 사이 공간을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흥이 오른 OK금융그룹은 차지환의 연속 퀵오픈 득점으로 리드를 잡았다. OK금융그룹은 서브에서는 조재성과 차지환이 연달아 범실을 저지르며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었지만, 차지환의 좋은 수비 집중력과 전진선의 속공을 앞세워 8-6까지 앞서갔다.

한국전력은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뚫지 못했다. 타이스의 공격이 진상헌에 막혔고, 서재덕의 퀵오픈은 범실이 됐다. 권 감독은 서재덕을 빼고 박철우를 투입하며 공격력 강화를 꾀했다. 박철우 투입 후 한국전력은 경기력을 회복했다. 박철우의 득점과 박찬웅의 서브 득점, 임성진의 단독 블로킹까지 엮어 12-14까지 추격했다. OK금융그룹은 박찬웅의 서브에 급격히 리시브가 흔들렸다. 급기야 차지환이 공격 범실을 저지르며 1점 차까지 쫓겼지만, 레오가 타이스의 중앙 백어택을 블로킹으로 가로막으며 16-13으로 급한 불을 껐다.

테크니컬 타임아웃 이후 OK금융그룹의 경기력은 안정을 되찾았다. 차지환이 어렵게 올라온 공을 깔끔하게 처리한 뒤 서브 득점까지 올리며 18-13을 만들었다. 점수 차가 14-20까지 벌어지자 권 감독은 타이스를 빼고 구교혁을 투입하며 사실상 3세트를 준비했다. 구교혁은 투입 이후 과감한 공격을 시도했지만 조재성의 블로킹에 막히며 득점에 실패했다. 점수 차가 여유로워지자 석진욱 감독 역시 레오를 빼고 박승수를 투입하며 레오의 체력 안배에 들어갔다. OK금융그룹은 조재성이 퀵오픈으로 25점째를 만들며 2세트를 25-19로 가져갔다.


세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은 신호진
3세트, 권 감독은 공격력 강화를 위해 박철우를 선발로 투입했다. 그러나 OK금융그룹의 블로커들은 박철우를 효과적으로 견제했다. 견고한 쓰리 블록으로 박철우의 공격을 계속해서 막아냈다. 여기에 레오의 서브 감각이 올라오며 한국전력의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고, 이는 타이스의 연속 공격 범실로 이어졌다. OK금융그룹은 차지환의 블로킹 득점까지 나오며 8-4로 초반 리드를 잡았다. 6-9 상황에서 타이스가 또 다시 범실을 저지르자, 권 감독은 타이스를 빼고 임성진을 투입했다.

한국전력의 공격 범실이 계속해서 나오는 사이, OK금융그룹은 조재성의 연속 서브로 순식간에 점수 차를 벌렸다. 조재성은 한국전력의 리시브를 무너뜨리며 진상헌의 다이렉트 득점에 기여했고, 직접 서브 득점까지 올리며 14-7을 만들었다. 권 감독은 박철우를 빼고 이태호를 투입하며 어떻게든 공격의 활로를 뚫고자 했다. 이태호는 9-16으로 뒤진 상황에서 서브 득점을 올리며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10-18에서 이태호마저 공격 범실을 저질렀고, 한국전력은 좀처럼 추격의 불씨를 지피지 못했다.

OK금융그룹은 서재덕의 서브 범실로 20점 고지에 선착했다. 기세가 한껏 오른 OK금융그룹은 신호진의 퀵오픈과 레오의 서브 득점, 전진선의 블로킹을 엮어 23-14를 만들었다. 여기에 이태호의 공격 범실까지 겹치며 OK금융그룹은 먼저 3세트의 세트 포인트에 도달했다. 곽명우는 3세트의 마무리를 신호진에게 맡기고자 했다. 신호진의 첫 끝내기 시도는 임성진의 블로킹에 가로막혔고, 두 번째 시도는 범실이 됐다. 그러나 곽명우는 또 한 번 신호진에게 공을 올렸고, 신호진이 세 번째 기회는 놓치지 않으며 OK금융그룹이 25-17로 3세트를 승리했다.
 

 


조재성과 신호진, 레오를 든든히 지원하다
4세트는 초반부터 치열한 흐름이 전개됐다. 한국전력이 박철우와 서재덕의 연속 득점으로 먼저 앞서갔지만, OK금융그룹도 레오와 조재성을 앞세워 역전에 성공했다. 치열한 흐름에서 먼저 분위기를 잡은 쪽은 OK금융그룹이었다. 5-4에서 레오의 서브 득점이 터졌다. 레오는 공격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진상헌이 어렵게 연결한 공을 가볍게 백어택으로 처리했다. 권 감독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이번에도 이태호를 투입했다. 이태호는 투입 직후 호쾌한 공격 득점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그러나 OK금융그룹은 레오의 백어택으로 응수하며 흐름을 내주지 않았다.

 

조재성은 물 오른 공격력으로 레오의 부담을 덜어줬다. 계속해서 여유롭게 상대 블로커를 역이용하며 득점을 올렸다. 조재성의 컨디션이 올라오자 한국전력 블로커들의 머리도 더욱 복잡해졌다. 무작정 레오에게 달라붙을 수 없었다. 지지부진하던 한국전력의 추격은 12-17에서야 불이 붙었다. 조재성의 서브 범실에 이어 끈질긴 집중력으로 OK금융그룹의 2연속 공격 범실을 유도했다. 임성진은 강력한 서브를 계속해서 레오에게 꽂으며 반격의 기회를 만들었다. 한국전력은 신영석의 블로킹이 터진데 이어 레오가 2연속 공격 범실을 저지르며 18-18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살얼음판이 된 세트 후반, 조재성이 또 한 번 날아올랐다. 20-19에서 서재덕의 공격을 가로막은 뒤 포효했다. 신호진도 힘을 보탰다. 21-19에서 서브 득점을 터뜨린 뒤 석 감독의 품에 안겼다. 반면 한국전력은 신영석이 20-22에서 서브 범실을 저지르며 추격의 동력을 마련하지 못했다. 신영석의 서브 범실 직후, 레오가 서브 득점으로 24-20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다. 마지막 타이스의 공격이 범실이 되며 OK금융그룹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사진_수원/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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