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은 야스민 보유 팀이다 [스파이크노트]
- 여자프로배구 / 화성/김희수 / 2022-11-08 21:20:41
위기의 순간, 현대건설의 날개에는 언제나 야스민이 있었다. 어수선한 흐름이었던 경기를 개인의 힘으로 끌고 가며 팀에 5연승을 안겼다.
현대건설이 8일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1라운드 경기에서 IBK기업은행을 세트스코어 3-1(25-21, 25-14, 22-25, 25-23)으로 꺾고 5연승을 달렸다.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는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인 37점을 쓸어담으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공격 성공률도 50%로 높았다. 현대건설은 야스민을 제외한 어떤 선수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지 못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지만, 야스민이 고비마다 맹활약을 펼치며 값진 승리를 챙겼다. IBK기업은행은 육서영이 14점, 돌아온 김희진이 13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야스민의 대활약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성공적이었지만 승리에는 이르지 못한 세터 교체
1세트 초반, 김하경의 백토스가 흔들렸다. 오른쪽의 육서영을 향하는 백토스가 정확하지 못했다. 한 번은 범실로, 한 번은 고예림의 블로킹으로 연결되며 IBK기업은행은 2-5까지 끌려갔다. 연이어 득점이 나오지 않자, 육서영까지 덩달아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큰 무리 없이 올라온 백토스였음에도 범실을 저지르며 4-12로 완전히 초반 흐름을 내줬다. 결국 김호철 감독은 세터를 이솔아로 교체했다.
이솔아는 투입 이후 달리 산타나(등록명 산타나)의 퀵오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8-13까지 추격, 분위기를 다잡았다. 이솔아의 투입과 동시에 산타나와 육서영의 공격력도 살아나면서 IBK기업은행의 추격은 더욱 거세졌다. 당황한 현대건설의 리시브가 급격히 흔들리며 IBK기업은행은 13-15, 2점 차까지 점수 차를 좁혔다. 현대건설은 팀의 강점인 황민경과 야스민의 서브 차례 로테이션에서 득점을 올리지 못하며 계속해서 IBK기업은행의 추격을 허용했고, IBK기업은행은 최정민의 연속 서브와 디그에 이어 김수지의 블로킹까지 나오며 마침내 19-19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역전까지는 한 걸음이 모자랐다. 20-20 상황에서 양효진의 중앙 오픈 공격과 정지윤의 오픈 공격을 연달아 허용하며 다시 20-22로 뒤쳐졌다. 여기에 김다인의 서브 득점까지 나오며 IBK기업은행의 기세는 순식간에 꺾였다. 산타나가 마지막까지 분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IBK기업은행은 21-25로 1세트를 내줬다. 김 감독의 빠른 교체 판단이 흐름을 바꿨지만, 승리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야스민의 독무대, 끝까지 몰아붙이는 현대건설
2세트, IBK기업은행은 세터를 다시 김하경으로 바꿨다. 그러나 이번에도 세트 초반 흐름을 현대건설에게 내줬다. 김 감독은 김희진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지만, IBK기업은행은 야스민에게 서브로만 2점을 내주며 2-8까지 밀렸다. 서브로 기세를 올린 야스민은 강타와 연타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현대건설의 공격을 이끌었다. 야스민의 활약에 힘입어 경기력을 회복한 현대건설은 13-6까지 앞서가며 점점 2세트의 승기를 굳혀갔다.
야스민의 활약은 세트 중반에도 멈추지 않았다. 현대건설의 리시브가 흔들릴 때마다 해결사로 나섰다. 공격 위치도 코트 좌, 중, 우를 가리지 않았다. 야스민은 중앙 백어택과 다이렉트 공격까지 거침없이 성공시키며 2세트를 완벽하게 자신의 독무대로 만들었다. IBK기업은행은 좀처럼 야스민을 억제하지 못했다. 김희진의 투입 이후 사이드 블로킹이 더 높아졌음에도 좀처럼 야스민의 공격을 유효 블로킹으로 막아내지 못했다. 여기에 IBK기업은행 아웃사이드 히터들의 연속 범실까지 이어지며 점수 차는 계속해서 벌어졌다. 현대건설은 19-10까지 앞서가며 완벽히 여유를 되찾았다.
넉넉한 점수 차에도 강성형 감독은 야스민을 포함한 주전 선수들을 한동안 코트에서 빼지 않았다. 다소 흔들렸던 1세트 후반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현대건설 선수들은 이에 부응하듯 방심하지 않고 IBK기업은행을 몰아붙였다. 양효진은 서브 득점을 올렸고, 야스민은 표승주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으로 막아내며 포효했다. 강 감독은 22-12에 도달해서야 황연주와 신인 김사랑을 투입하며 야스민과 김다인의 체력 안배에 나섰다. 교체 투입된 김사랑의 허슬 플레이와 황연주의 마무리 득점까지 나오며 현대건설은 25-14로 2세트 승리를 챙겼다.
3세트는 IBK기업은행이 기분 좋게 출발했다. 김수지가 블로킹 포함 2연속 득점을 올리며 기세를 올렸다. 김희진과 육서영의 퀵오픈이 야스민과 양효진에게 가로막히며 2-4로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앞선 세트들과는 달리 육서영과 최정민의 활약으로 꾸준히 추격을 이어갔다. IBK기업은행은 7-7 상황에서 나온 기나긴 랠리를 김수지가 속공으로 마무리하며 마침내 8-7 역전을 만들었다. 이날 경기에서 IBK기업은행이 앞선 채로 맞은 첫 테크니컬 타임아웃이었다.
이후 IBK기업은행이 이날 경기 중 가장 좋은 흐름을 잡았다. 특히 김희진은 계속해서 공격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여기에 정지윤의 퀵오픈 범실까지 더해지며 IBK기업은행은 13-10까지 앞서갔다. 현대건설은 세터를 김사랑으로 교체하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지만, 오히려 양효진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10-15까지 끌려갔다. IBK기업은행은 김희진의 시간차 공격으로 16-11을 만들며 또 한 번 기분 좋은 테크니컬 타임아웃을 맞이했다.
타임아웃 이후 현대건설이 반격에 나섰다. 야스민의 연이은 오픈 공격으로 14-16까지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흐름을 뺏길 수도 있는 상황, 김수지가 해결사로 나섰다. 18-14에서 날카로운 서브 득점으로 현대건설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IBK기업은행은 김희진의 실수에 가까운 공격이 득점으로 연결되는 행운까지 따르며 23-16으로 승기를 굳혔다. 그러나 현대건설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17-24 상황에서 이다현의 서브 차례에 연속 5득점을 올리며 뒷심을 발휘했다. 하지만 이미 점수 차가 너무 컸다. 비디오 판독으로 현대건설의 더블 컨택 범실이 인정되며 IBK기업은행이 25-22로 3세트를 가져갔다.
야스민의 연이은 활약, 답을 찾지 못한 IBK기업은행
4세트 초반, 초접전 양상이 이어졌다. IBK기업은행은 김희진이 여전히 쾌조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현대건설은 앞선 세트 계속해서 좋지 않았던 김다인과 이다현의 속공 호흡이 드디어 맞기 시작하며 공격 루트를 다양화했다. 점수 차는 1~2점을 벗어나지 않았다. IBK기업은행은 계속해서 좋은 서브를 구사하던 최정민이 서브 득점을 올렸고, 질세라 현대건설은 야스민의 백어택으로 반격했다. 8-7, 현대건설이 1점 앞선 채로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도달했다.
현대건설은 이날 공격 컨디션이 좋았던 야스민에게 점유율을 집중시켰다. 야스민은 기대에 부응하며 착실히 득점을 쌓아올렸다. 현대건설은 황민경의 재치 있는 득점까지 더해지며 14-11의 3점 차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IBK기업은행의 거센 반격이 이어졌다. 끈질긴 수비로 야스민과 양효진의 범실을 유도하며 14-15 1점 차까지 추격했다. 현대건설은 김다인의 토스 분배가 급격히 흔들리면서 야스민의 공격 부담을 덜어주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야스민이 중압감을 버텨내며 아슬아슬한 리드를 끌고 갔다.
세트 후반, 야스민의 공격이 연이어 디그되면서 IBK기업은행의 공세가 거세졌다. 급기야 김희진의 오픈 공격 득점이 터지며 경기는 17-17 동점이 됐다. 그러나 야스민은 금새 다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원 포인트 서버 한미르의 서브 차례에 넘어온 두 번의 오픈 공격 기회를 모두 살리며 20-17을 만들었다. 자신의 서브 차례에는 범실을 저질렀지만, 23-21에서 이다현이 어렵게 올린 2단 연결을 또 한 번 해결하며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다. 결국 마지막 득점까지도 야스민의 몫이었고, 현대건설은 25-23으로 4세트를 가져가며 5연승에 성공했다.
사진_화성/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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