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 세터 한선수의 손끝과 눈, 이제 V3를 바라본다 [정규리그1위]
- 남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2-03-25 20:44:56
통산 다섯 번째 정규리그 1위 자리에 오른 대한항공에는 늘 팀의 공격을 진두지휘하는 한선수가 있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이끄는 대한항공은 25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OK금융그룹전에서 세트 스코어 3-0 완승을 챙겼다. 승점 3점을 획득한 대한항공은 두 시즌 연속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 확보와 더불어 통산 다섯 번째 1위 자리에 올랐다.
대한항공이 최종전에서 패하고 2위 KB손해보험이 남은 두 경기에서 최대 승점 6점을 따도 순위는 바뀌지 않는다. 승점 68점을 동률을 이루나 대한항공이 다승에서 앞서 순위가 바뀌지 않는다.
올 시즌 대한항공의 우승 비결에는 여러 요인을 뽑을 수 있다. 1, 2라운드 정지석이 논란으로 경기를 못 나올 때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와 '더블 해머' 시스템을 지킨 임동혁의 성장, 소나무 같은 곽승석의 든든함, 각양각색 미들블로커 선수들의 적재적소 활약도 눈에 띄었다.
그래도 이 선수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바로 대한항공 캡틴 세터 한선수다. 배구는 세터놀음이라는 말이 있듯이 한선수의 손끝에서 대한항공 정규리그 1위도 이뤄졌다.
OK금융그룹전에서도 한선수는 팀의 주전 세터로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안정적인 패스워크로 임동혁, 곽승석, 정지석의 공격을 이끌었다. 중요한 순간에 나온 서브에이스도 돋보였다.
사실 한선수는 예년 시즌에 비해 출전 세트가 줄었다. 손가락 부상으로 인한 결장도 있었지만 시즌 초반 동갑내기 세터 유광우와 출전 시간을 나눠 가졌기 때문이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확고한 주전 시스템보다는 경기 당일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우선 기용했다.
그렇다 보니 시즌 초반 1라운드 2경기를 결장했다. 부상이 아님에도 한선수가 결장하는 일은 이례적이었다.
스타는 필요할 때 빛나는 법이다. 한선수는 한선수였다. 그의 활약을 코트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 코트 위에서가 아니더라도 코트 밖에서 동료와 코트 위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응원했다. 또한 코트 위에서는 캡틴답게, 국보급 세터라는 명성답게 안정감 있는 플레이로 팀이 상위권에 오르는 데 공헌했다. 1라운드 2승 4패에 머물렀던 대한항공은 이후 매 라운드 4승 이상을 챙겼다.
특히 링컨과 호흡은 완벽했다. 전, 후위 가리지 않고 링컨이 최고의 공격을 할 수 있게 알맞은 코스로 공을 올려줬다. 링컨은 "한선수는 내가 본 세터 중 최고다"라고 극찬을 보내기도 했다. 또한 한선수는 역대 1호 세트 16,000개를 기록했다.
상대 수 싸움에 능하고, 좌우는 물론이고 중앙 라인까지 적절히 활용하며 다양한 볼 배급 루트로 시즌 후반 상대 수비 라인을 힘들게 했다. OK금융그룹 조재성은 "선수 형 플레이가 다양하다. 선수 형 머릿속에 한 번 들어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예년보다 출전 시간이 줄었어도, 누가 뭐래도 대한항공 주전 세터는 한선수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정확하고 냉철한 판단력을 바탕으로 경기를 주도하고, 꾸준한 연습과 체력관리를 통해 적지 않은 나이에도 현존하는 세터 중 최고라는 인정을 받을 정도로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다. 대한민국 배구 선수 중에서 가장 많은 연봉(7억 5천)을 받는 사나이며, 그의 올리는 패스를 팬들의 기대감을 불러오기 충분하다.
한선수의 시선은 이제 챔피언결정전으로 향한다. 지난 시즌 맛본 통합우승의 맛을 또 한 번 맛볼 수 있을까. 이제 한선수의 손끝과 눈은 팀의 V3로 향한다.
사진_안산/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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