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 헤머’ 대한항공 오른쪽 날개가 불러온 봄바람 [정규리그1위]

남자프로배구 / 안산/김하림 기자 / 2022-03-25 20:4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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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비행을 하는 동안 오른쪽 날개는 흔들리지 않았다. 한 치의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남자부 최초의 외국인 감독인 로베르트 산틸리 감독을 영입했고, 통합우승이라는 결과물을 남겼다. 올 시즌도 다시 한번 외국임 감독을 선임했다.

2021-2022시즌 지휘봉을 잡게 된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1987년생의 젊은 나이로 주장 한선수(1985년)보다 두 살 어리다. 대한항공 이전까지 핀란드, 독일, 일본 등 세계 곳곳에서 지도자 경험을 쌓았다.

‘빠르고 스마트한 배구.’ 틸리카이넨 감독이 강조하고 원하던 배구였다. 틸리카이넨 감독의 배구 신념은 2021 KOVO컵 때 부터 확인할 수 있었다. 대한항공 특유의 조직력에 한 층 빨라진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다.

하지만 시즌에 앞서 주전 윙스파이커 정지석이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면서 공백이 생기고 말았다. 수장은 정지석의 빈자리에 윙스파이커 선수가 아닌 아포짓 두 명을 기용했다.

시즌 첫 경기부터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와 임동혁이 코트 위에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한 번에 아포짓 선수 2명이 코트에 들어가는 걸 틸리카이넨 감독은 ‘더블 헤머’라고 했다. 수장은 틸리카이넨 감독은 “헤머는 망치를 뜻한다. 우리는 아포짓 두 명을 세운다. 두 선수가 망치질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라고 이야기했다.

수장의 바람과는 다르게 시즌 초반은 주춤했다. 1라운드 당시 2승 4패로 6위로 마무리 지으며 아쉬운 성적을 보여줬다. 하지만 2세트부터 자신들의 경기력을 되찾았고, 3라운드부터 윙스파이커에 안정감까지 더해지면서 고공비행에 나섰다.
 

시즌을 치르면서 틸리카이넨 감독은 링컨과 임동혁을 번갈아 가면서 기용하기 시작했다. 두 선수는 득점 부문에서 TOP10에 이름을 올리며 오른쪽 날개에 힘을 실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시즌을 치르면서 “누군가는 주전으로 들어가고, 또 한 명은 뒤에서 대기한다. 두 선수가 있어 팀에 많은 도움이 된다. 외인이 풀타임을 소화하지 않기에 의아해하겠지만 이상한 게 아니다. 최선의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했다.

25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OK금융그룹 경기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링컨이 발꿈치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자, 임동혁이 스타팅으로 경기에 나섰다.

임동혁은 1세트부터 팀 내 최다 6점, 45.45%의 성공률을 올리며 오른쪽을 확실하게 책임졌다. 2세트는 완벽했다. 10점에 공격 성공률 100%를 자랑하며 토종 아포짓의 위력을 보여줬다.

이날 경기에서 총 23점을 올린 임동혁의 활약을 앞세워 대한항공은 셧아웃 승리를 따냈다. 매 시즌 성장한 면모를 보여준 임동혁은 2년 연속 팀을 챔피언결정전으로 이끌었다.

비록 이날 경기에서 코트를 밟지 못했지만, 링컨 역시 올 시즌 보여준 화력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올 시즌 공격 4위, 서브 6위에 이름을 올렸고, 두 번의 트리플크라운까지 달성하며 외인의 역할을 확실하게 해냈다.

두 선수가 보여준 시너지와 호흡은 대한항공을 정상 위로 상승시켰다. 대한항공의 우승을 향한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사진_안산/유용우 기자, 더스파이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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