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빨랐던 일본-태국...박정아 “우리도 할 수 있다”
- 국제대회 / 이보미 / 2022-07-06 20:20:22
“우리도 할 수 있다.”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이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를 12전 전패, 최하위로 마쳤다. 특히 태국전 0-3 패배는 뼈아팠다.
태국은 팀 블로킹에서 17-6으로 한국을 압도했다. 이제 주전 공격수가 된 찻추온 목스리, 아차라폰 콩얏, 핌피차야 코크람은 나란히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맹공을 퍼부었다. 경험이 있는 세터와 리베로가 팀 중심을 잡고 있고, 짜임새 있는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스피드 배구로 탄탄한 전력을 드러냈다. VNL에서 승수를 차곡차곡 쌓은 태국은 FIVB 세계랭킹도 14위로 끌어 올렸다. 한국은 19위로 하락했다.
도쿄올림픽 멤버인 고가 사리나와 이시카와 마유 등과 함께 하는 일본 역시 특유의 플레이를 살리며 태국과 나란히 8강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일본은 작년 안방에서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을 받았고, 태국 역시 도쿄올림픽 예선전에서 한국에 패하며 사상 첫 올림픽 본선행이 좌절됐다. 다시 3년 뒤 파리올림픽을 바라보며 무섭게 질주 중인 두 팀이다.
한국은 도쿄올림픽에서 4강 기적을 선보인 뒤 세대교체 과정에 있다. VNL은 언니들 없이 치른 첫 대회였다. 1, 2주차를 치른 뒤 3주차 들어 한국은 보다 나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코트 위에서 웃기 시작했다. 승수를 쌓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대회 도중 우여곡절도 많았다. 리베로 노란, 아포짓으로 깜짝 활약한 이선우, 미들블로커 정호영, 윙스파이커 황민경 등이 부상을 당했고, 코로나 이슈도 있었다.
지난 5일 39박 40일의 긴 여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캡틴 박정아는 “어려운 상황과 순간도 많았지만 좋은 경험이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준비를 많이 못하고 가서 대회 초반에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렸다. 그래도 같이 호흡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마지막 주차에는 좋은 모습이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정아는 대회를 앞두고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이에 “개인적으로 1, 2주차 때 몸도 많이 안 올라오고 경기력도 안 좋았다. 코트 안에서 선수들 모두 힘내보자고 말하면서 열심히 하다보니 경기력이 많이 올라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태국전에 대해서는 “좋지 않은 경기력으로 패했다. 선수들도 반성을 많이 했고 힘들었다. 일본, 태국이 더 빠르게 배구를 하는 것을 보고 ‘우리도 할 수 있다’, ‘좀 더 노력하자’는 얘기를 한 것 같다”고 전했다.
한국 V-리그에서도 각 팀들은 빠른 템포의 공격을 펼치는 훈련을 해왔고, 실전 경기에서도 이를 선보인 바 있다. 원하는 스피드가 발현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는 있지만 박정아의 말대로 가능성은 충분하다.
경기를 치르면서 색깔을 찾기 시작한 세자르호다.
오는 9월에는 폴란드-네덜란드 공동개최의 세계선수권이 예정돼있다. 랭킹포인트를 쌓고 순위를 되찾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박정아는 “최종 목표는 올림픽 진출이다. 지금 시작한 단계다”며 “세계선수권까지 준비할 시간이 있다. 더 잘 준비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올림픽에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사진_FIVB, 더스파이크DB(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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