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에서 확인한 대한항공의 밝은 미래 [도드람컵]
- 남자프로배구 / 순천/박혜성 / 2022-08-28 20:18:31
대한항공이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대한항공은 28일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한국전력과 결승전에서 세트스코어 3-0(25-16, 25-23, 25-23)으로 승리하며 대회 최정상에 올랐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에게 우승만큼 뿌듯한 건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었다. 2년 연속 통합우승을 기록할 만큼 좋은 전력을 유지하고 있는 대한항공이지만 시즌은 길다. 베스트 7으로 한 시즌을 온전히 보내기에는 무리가 있다.
체력관리를 위해서 로테이션을 돌리거나 예상치 못한 부상이 생겼을 때 웜업존에 있는 어린 선수들이 들어가 메꿔줘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웜업존에 있는 어린 선수들의 기량도 중요하다. 대한항공은 이번 컵대회를 통해 어린 선수들의 기량과 함께 밝은 미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정한용
2001년생 정한용은 2021-2022 한국배구연맹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대한항공에 입단했다. 정한용은 홍익대 시절부터 이름을 날린 유망주였다. 대한항공에 입단 이후 틸리카이넨 감독의 지도 아래 더 성장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정한용의 잠재력은 모든 것을 소화할 수 있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정한용은 이번 대회에서 정지석의 파트너로 낙점받아 아웃사이드 히터로 활약했다. 시작은 양호했다. 첫 경기 OK금유그룹전에서 8점, 공격 성공률 35.8%를 기록했다. 하지만 두 번째 경기 국군체육부대전에서 3점으로 부진했다.
그럼에도 틸리카이넨 감독은 정한용을 믿고 계속 선발로 출전 시켰다. 우리카드와 4강전에서 9점을 올리며 컨디션을 끌어올린 정한용은 결승전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터졌다. 블로킹 4점을 포함해 12점을 기록했다. 공격 성공률 또한 53%로 좋은 모습을 보인 정한용은 틸리카이넨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며 시즌에서의 모습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김민재
2003년생 막내 김민재도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21-2022 한국배구연맹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 2라운드 1순위로 지명된 김민재는 인하사대부고를 졸업하고 바로 프로에 입단했다.
김민재는 이번 컵대회에서 정재영과 함께 미들블로커로 활약했다. 첫 경기부터 8점을 올리더니 국군체육부대전에는 블로킹 4점, 서브 1점 포함 총 10점을 기록했다. 이는 팀에서 임동혁 다음으로 높은 득점이었다. 결승전에서 활약도 대단했다. 서재덕과 김지한의 공격을 막아내며 포효했다. 단 2번이었지만 본인에게 올라온 공은 모두 자신 있게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김민재는 특유의 유쾌함으로 대한항공의 분위기 메이커도 맡고 있다. 득점 후 재미있는 세리머니를 보여주며 분위기를 올리기도 했다. 특히 컵대회 시상식 때는 앞구르기를 하며 등장해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임동혁
1999년생 임동혁은 한국 나이로 24살이지만 벌써 6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 어린 나이지만 대한항공을 넘어 V-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기량을 인정받아 국가대표팀에도 꾸준히 부름받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본인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국군체육부대(26점), 우리카드(35점) 경기에 이어 한국전력(20점)과의 결승전까지 경기 최다 득점자에 이름을 올렸다. OK금융그룹과 경기 이후 임동혁은 “모든 사람들이 나를 인정할 수밖에 없을 때 해외 무대에 도전해 보고 싶다”라며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에 틸리카이넨 감독은 “임동혁은 해외에서도 성공한다. 확신할 수 있다”라며 극찬했다.
이와 같이 좋은 활약을 보여준 임동혁은 우승과 함께 대회 MVP를 수상하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2년 전 한국전력에 패하며 MIP를 받은 설움을 지울 수 있게 됐다.
베테랑들의 리더십도 있었지만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 대한항공이 우승하는데 큰 힘이 된 건 사실이다.
정한용, 김민재, 임동혁 외에도 대한항공에는 이준, 박지훈, 임재영과 같이 실력 있는 어린 선수들이 많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비시즌 동안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 이번 대회에 어느 정도 보여준 것 같다. 많이 고생했는데 우승이라는 성과를 내서 기쁘다”라고 흡족해했다.
사진_순천/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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