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차 OH’ 정지윤이 외친 주문 “자신 있게!”
- 여자프로배구 / 수원/김하림 기자 / 2023-03-06 06:00:36
“언니들보다 여유도 없고, 많이 부족한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내가 묵묵히 최선을 다해 경험을 쌓아가려고 합니다.”
현대건설은 5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페퍼저축은행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5-18, 22-25, 17-25, 25-15, 15-12)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고예림이 엔트리에서 제외된 채 정지윤이 선발로 나섰고, 공격과 수비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을 해냈다. 블로킹 2개를 포함해 16점(42.42%)을 올렸고, 리시브 효율도 42.86%로 높았다.
경기 후 정지윤은 “언니들이 옆에서 자신 있게 하라고 이야기해줬다. 전에 선발로 들어갔을 때마다 자신있게 못했다. 이번에는 자신 있게 하려고 노력했고, 결과도 좋아서 기쁘다”라고 돌아봤다.
정지윤은 2018-2019시즌 1라운드 4순위로 입단해 자신의 프로 다섯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미들블로커, 아포짓, 아웃사이드 히터까지 여러 포지션을 오가다 지난 시즌 아웃사이드 히터에 정착했다.
OH로는 2년 차밖에 되지 않은 만큼 어려움은 당연히 있는 법. 아웃사이드 히터로 꼭 해야 하는 리시브에 불안 요소가 있는 건 사실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페퍼저축은행은 정지윤을 향해 목적타를 건넸다.
정지윤은 팀에서 가장 많은 42번의 목적타를 견뎌냈고, 21번을 정확하게 세터에게 전달했다. 리시브에 자신감과 안정감을 가지기 위해 자문도 적극적으로 구했다.
“리시브가 흔들리고 난 이후 팀이 흔들리면 나 때문인 것 같은 생각이 크게 들었다. 그래서 감독님도 아웃사이드 히터 출신이라 감독님을 비롯해 코치 선생님들한테 많이 여쭤봤다. 모두가 하시는 말씀이 빨리 잊고 자신 있게 다음 거를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나도 생각을 많이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정지윤이 전한 말이다.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도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강 감독은 “다른 포지션에서 하다 아웃사이드 히터를 하는 게 어렵다. (양)효진이가 지금 아웃사이드 히터로 가도 어려울 거다. 잘해주면 좋겠지만 배구는 쉬운 스포츠는 아니다. 상대가 가만두지 않는 게 당연한 거다. 하지만 이렇게 큰 경기 경험을 하게 되면 리시브, 수비에 더욱 성장할 거다”라고 정지윤을 향해 엄지척을 건넸다.
정규 리그 단 세 경기만을 남겨 놓은 현대건설은 고예림의 출전이 불투명하다. 양쪽 무릎 모두 염증으로 경기 출전이 어렵다. 그만큼 정지윤의 어깨가 무겁지만 도망가지 않고 맞서보려고 한다.
정지윤은 “부담감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해줘야 하는 역할이고 책임 있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아직 아웃사이드 히터에 적응하고 있다. 어느 선수든 2년 차에 잘할 수 없다. 10년 넘게 한 언니들보다 여유가 없고, 많이 부족한 것도 당연하다. 너무 잘하려고 욕심내지 않고, 내가 묵묵히 최선을 다해 경험을 더 쌓아가겠다.”
사진_수원/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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