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트라우마는 없다! 현대건설 파죽의 11연승 [스파이크노트]
- 여자프로배구 / 김천/김희수 / 2022-12-04 18:35:36
강성형 감독의 말대로, “지난 시즌은 지난 시즌일 뿐”이었다. 현대건설이 김천 원정에서 한국도로공사를 제압했다.
현대건설이 4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한국도로공사를 세트스코어 3-2(25-23, 23-25, 25-18, 24-26, 15-10)로 꺾고 11연승을 질주했다. 지난 시즌 김천에서 당한 2패를 되갚아준 승리였다.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가 경기 최다인 35점을 올렸고, 3세트부터 선발 출전한 정지윤 역시 13점을 올리며 공격에 힘을 보탰다. 반면 한국도로공사는 중요한 순간마다 범실이 발목을 잡았다. 특히 카타리나 요비치(등록명 카타리나)가 25점을 올렸지만 16개의 범실을 저지르며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다.
카타리나의 3연속 범실에 무너진 한국도로공사
1세트 초반, 양 팀 모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건설은 김다인과 고예림의 호흡이 맞지 않았고, 한국도로공사는 카타리나가 2연속 공격 범실을 저질렀다. 먼저 경기력을 회복하고 치고나간 쪽은 한국도로공사였다. 카타리나의 백어택과 전새얀의 다이렉트 공격이 연달아 터졌고, 이어서 야스민의 퀵오픈 범실과 정대영의 블로킹까지 나오며 12-8로 앞서갔다.
세트 중반 현대건설도 반격에 나섰다. 현대건설은 한국도로공사가 정대영과 전새얀의 범실로 주춤한 사이 꾸준히 추격을 이어갔고, 고예림의 페인트 득점으로 14-14 동점을 만들었다. 현대건설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카타리나의 공격 범실 이후 야스민의 득점으로 16-15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현대건설의 범실로 인한 혈전이 벌어졌다. 현대건설이 18-17에서 김다인, 야스민, 양효진의 3연속 범실로 19-20 재역전을 허용한 것. 20점 이후의 승부 역시 결국 범실에서 갈렸다. 한국도로공사는 카타리나가 22-22에서 2연속 공격 범실을 저지르며 22-24 세트 포인트에 몰렸다. 카타리나는 마지막 점수까지 자신의 네트터치 범실로 내주며 악몽 같은 1세트를 보냈다.
우수민, 2세트의 주인공이 되다
2세트는 초반부터 블로킹 1-2위 팀의 맞대결다운 블로킹 대전이 펼쳐졌다. 현대건설이 먼저 시동을 걸었다. 전새얀의 오픈 공격을 야스민과 양효진이 연속으로 가로막으며 4-3을 만들었다. 질세라 한국도로공사도 고예림의 오픈 공격을 박정아가 블로킹으로 저지하며 다시 4-4 동점을 만들었다.
현대건설은 야스민의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치고 나갔다. 10-8에서 야스민의 2연속 백어택으로 12-8을 만들었다. 이어서 강성형 감독은 황민경의 퀵오픈에 대한 블로커 터치아웃 비디오 판독을 성공시키며 팀의 13점째를 지켰다. 김종민 감독은 반격을 위해 9-13에서 이윤정을 빼고 안예림을 투입했다. 안예림은 곧바로 경기 흐름을 바꿨다. 높은 블로킹과 효과적인 서브로 14-14 동점을 견인했다.
14-14에서 강 감독이 또 한 번의 블로커 터치아웃 비디오 판독을 성공시키며 고비를 넘긴 현대건설은 야스민과 이다현의 블로킹으로 21-16까지 앞서갔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는 카타리나와 배유나를 앞세워 23-23 동점을 만들었다. 치열했던 2세트의 주인공은 우수민이었다. 결정적인 서브 득점으로 24-23 역전을 만든 뒤, 연달아 김연견의 리시브를 무너뜨리며 박정아의 퀵오픈 득점에 기여했다. 한국도로공사가 25-23으로 2세트를 가져갔다.
게임 체인저 정지윤
앞선 세트 역전패를 당한 현대건설은 좀처럼 리시브에서의 안정을 되찾지 못했다. 세트 시작과 동시에 김연견이 박정아의 서브를 받지 못하며 0-1로 출발했고, 고예림도 정대영의 서브에 리시브가 흔들리며 서브 득점을 헌납했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 역시 카타리나와 김세인의 공격 범실로 확실한 리드를 잡지 못하며 다소 지지부진한 초반 양상이 이어졌다.
먼저 치고 나간 쪽은 현대건설이었다. 이다현의 블로킹과 정지윤의 퀵오픈으로 10-6을 만들었다. 정지윤은 계속해서 팀의 공격을 주도했다. 왼쪽과 중앙을 넘나들며 효과적인 공격을 구사했다. 반면 한국도로공사는 카타리나가 전위에서 야스민의 높이에 고전하며 추격에 어려움을 겪었다. 무리하게 대각을 노리다가 포히트 범실을 저질렀고, 다음 퀵오픈은 야스민의 블로킹에 걸렸다. 점수 차는 12-15까지 벌어졌다.
현대건설은 원 포인트 서버 한미르의 서브 차례에 리드를 더 벌렸다. 김다인의 블로킹과 카타리나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21-15까지 앞서갔다. 정지윤 역시 끝까지 좋은 활약을 펼쳤다. 23-16에서 날카로운 직선 공격으로 팀에 세트 포인트를 안겼다. 한국도로공사가 전새얀의 서브 득점으로 뒤늦은 추격을 시도했지만, 전새얀의 뒤이은 서브는 범실이 되며 3세트를 현대건설이 가져갔다.
승리까지는 조금 모자랐던 정지윤의 활약
4세트, 한국도로공사가 초반 분위기를 장악했다. 박정아의 서브 득점과 배유나의 속공, 전새얀의 퀵오픈을 앞세워 7-4로 앞서 나갔다. 현대건설은 야스민과 김다인의 서브 범실로 좀처럼 추격 흐름을 만들지 못했다. 도로공사는 배유나가 양효진과의 1:1 상황에서 득점을 만들며 10-6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현대건설은 야스민이 급격히 흔들리며 어려움을 겪었다. 장기인 서브가 좀처럼 말을 듣지 않자 플로터 서브로의 전환까지 시도했지만, 서브 범실과 공격 범실을 연달아 저질렀다. 현대건설은 13-15로 뒤진 상황에서 찾아온 한미르의 서브 차례에 3연속 득점을 올리며 16-15 역전에 성공했지만, 한국도로공사가 박정아의 득점과 카타리나의 블로킹으로 곧바로 17-16 재역전을 만들었다.
한국도로공사는 김세인의 서브 득점까지 터지며 19-16까지 앞섰지만, 현대건설의 막판 추격이 거셌다. 2세트의 주인공 우수민의 서브를 양효진의 속공으로 한 번에 돌렸고, 야스민의 오픈 공격까지 터지며 20-21까지 점수 차를 좁혔다. 결국 23-24에서 정지윤의 결정적인 오픈 공격이 터지며 4세트는 듀스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정지윤은 24-25에서는 범실을 저지르며 4세트 승리까지는 견인하지 못했다. 경기는 5세트를 향했다.
야스민의 파괴력, 승리를 이끌다
운명의 5세트, 강성형 감독은 황민경과 정지윤을 선발로 투입하며 또 다시 변화를 줬다. 세트 초반 양 팀의 주포인 박정아와 야스민이 득점을 주고받으며 치열한 경기가 전개됐다. 현대건설이 카타리나의 공격 범실로 먼저 3-2로 앞서갔지만, 야스민이 서브 범실을 저지르며 점수는 다시 4-4 동점이 됐다.
4세트 좋은 활약을 펼쳤던 정지윤은 5세트에도 해결사로 나섰다. 날카로운 대각 공격으로 5-4를 만든 뒤, 효과적인 서브로 이다현의 다이렉트 공격 득점에 기여했다. 6-4 상황에서는 결정적인 디그까지 만들며 황민경의 득점을 도왔다.
5세트의 후반부를 책임진 선수는 야스민이었다. 야스민은 백어택과 2연속 오픈 공격으로 11-7을 만들며 팀의 승기를 굳혔다. 후위 3자리를 김주하에게 맡겼다가 다시 들어온 정지윤도 강력한 공격으로 다시 득점에 가담했다. 정지윤의 퀵오픈으로 14-9 매치 포인트를 만든 현대건설은 이다현의 속공으로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15-10, 현대건설의 승리였다.
사진_김천/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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