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택의·박찬웅,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다[AVC컵]
- 국제대회 / 김희수 / 2022-08-08 18:07:02
모든 스포츠 경기에서 승리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승리만이 전부가 아닌 경기도 있다. 임도헌호의 2022 아시아배구연맹(AVC)컵 홍콩전이 그랬다. 현재의 승리만큼 필요했던 것은 미래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었고, 황택의와 박찬웅의 활약은 그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은 8일 태국 나콘빠톰에서 열린 AVC컵 조별 예선 A조에서 홍콩을 3-0(25-11, 25-13, 25-16)으로 완파했다. 한국은 경기 내내 단 한 번의 고비도 없이 시종일관 홍콩을 압도했다. 모든 선수들은 고른 활약을 펼쳤고, 짧은 경기 시간으로 체력도 아낄 수 있었다.
이번 AVC컵에서 한국에 주어진 과제 중 하나는 ‘세대교체’다. 2024 파리올림픽 출전이 사실상 무산된 상황에서 VNL·세계선수권 등의 굵직한 국제대회와 2028 LA올림픽 출전을 위해서 반드시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세터와 미들블로커 포지션은 가장 세대교체가 시급한 포지션이다. 부동의 주전인 한선수와 신영석의 뒤를 이을 자원이 필요하다.
아직 첫 경기를 마쳤을 뿐이지만, 황택의와 박찬웅의 활약은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2세트 도중 한선수와 교체돼 코트를 밟은 황택의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팀을 진두지휘했다. 한국이 실험적으로 다양한 라인업을 가동하는 과정에서 많은 선수들과 호흡을 맞췄지만 흔들림이 없었다. 특히 KB손해보험 팀 동료인 박진우와의 속공 호흡이 빛났다. 황택의는 팀 내 최다인 4개의 서브 에이스까지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쳤다.
2세트부터 코트를 밟은 박찬웅 역시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한국의 비디오 판독이 실패하면서 7-3이 된 2세트, 박찬웅은 경쾌한 속공으로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을 이끌어내며 한국이 흐름을 되찾는 데 기여했다. 최민호와 교체 투입된 박진우와 호흡을 맞추며 지속적으로 홍콩의 공격수들을 압박했다. 2세트 막바지 홍콩의 속공을 완벽한 단독 블로킹으로 가로막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황택의와 박찬웅은 한선수, 신영석과 플레이스타일에서의 유사점도 눈에 띈다. 특히 박찬웅은 상대의 패턴 플레이를 따라잡는 단독 블로킹을 잘 따내는 점을 닮았다. 물론 아직 더 성장해야 하는 부분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황택의는 수비 집중력과 운영의 노련함에서, 박찬웅은 서브와 속공에서 보완할 점이 있다.
과연 황택의와 박찬웅은 이번 AVC컵을 좋은 자양분으로 삼아 향후 한국 배구를 이끌어갈 기둥이 돼줄 수 있을까. 첫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은 분명 희망적이다.
사진_AV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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