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위로 끝난 IBK의 2023-24시즌, 김호철 감독이 느낀 아쉬웠던 순간[V-리그 결산⑨]

여자프로배구 / 이보미 / 2024-04-07 18: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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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이 정규리그 5위로 2023-24시즌을 마감했다.

IBK기업은행은 올 시즌 V-리그에서 17승19패(승점 51)로 5위를 차지했다. 4위 GS칼텍스(18승18패, 승점 51)와 승점은 같으나 승수에 밀려 5위로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2020-21시즌 3위를 차지했던 IBK기업은행은 2021-22시즌 5위, 2022-23시즌 6위에 이어 2023-24시즌 5위에 그쳤다.

기대가 컸던 2023-24시즌이었다. 먼저 자유계약선수(FA)로 나온 ‘살림꾼’ 황민경과 손을 잡았다. 2023년 아시아쿼터 전체 1순위로 태국 국가대표 주전 세터 폰푼 게드파르드(등록명 폰푼)를 영입했고, 여자부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도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고 191cm 왼손잡이 아포짓 브리트리 아베크롬비(등록명 아베크롬비)를 데려왔다.

하지만 폰푼은 태국 대표팀에 발탁돼 항저우아시안게임까지 소화하고 V-리그 개막 직전인 10월 초에 한국 땅을 밟았다. 세터와 공격수들의 호흡을 맞춰가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고전하기도 했다. ‘이적생’ 황민경이 비시즌 무릎 부상으로 재활에 집중했고, 역시 2022-23시즌 막판 수술대에 올랐던 김희진의 미들블로커 복귀를 기대했으나 좀처럼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다. 정규리그 막바지에는 폰푼과 리베로 신연경까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김호철 감독이 가장 아쉬워했던 부분이다.

김호철 감독이 느낀 아쉬웠던 순간
김 감독은 지난 3월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폰푼이 일찍 왔더라면, 민경이가 출발할 때 안 아팠다면, 또 희진이가 시즌 초반에 들어올 줄 알았는데 그러지 못했다. (표)승주가 시즌 중간에 체력적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올해 부상 선수들이 많이 나왔다. 여러 가지로 돌아보면 아쉬움이 많은 시즌이었다”면서 “부상이 생기는 것도 감독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선수 관리를 못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모두에게 아쉬운 한 해인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올 시즌 IBK기업은행은 블로킹 2위, 디그 2위, 수비 1위에 이름을 올리며 저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공격성공률 37.94%를 기록하며 공격종합 6위에 머물렀다. 그만큼 화력 싸움에서 밀렸다. 결정적인 순간 좀처럼 득점을 올리지 못하며 고전했다.

IBK기업은행의 새 외국인 선수 아베크롬비는 제 몫을 했다. 36경기 140세트를 치르면서 942점을 터뜨렸다. 득점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공격 6위, 서브 4위, 오픈공격 9위에도 랭크됐다. 37.57%의 공격 비중을 가져가면서 공격 성공률 43.3%, 공격 효율 31.8%를 기록했다.

공격 균형을 이루지 못했다. 아웃사이드 히터 표승주, 황민경을 앞세워 폰푼과 빠른 공격을 펼치고자 했지만 결정력이 떨어졌다. 육서영이 교체 투입됐지만 역부족이었다. 아웃사이드 히터 표승주, 황민경, 육서영 이 외 대체자원도 보이지 않았다.

폰푼은 미들블로커 최정민을 적극 활용하며 상대 블로킹과 수비를 따돌리기도 했다. 최정민은 2월 18일 GS칼텍스전에서 공격 점유율 22.83%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정민도 팔꿈치, 발 통증을 느끼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김희진은 올 시즌 14경기 26세트 출전, 19점 획득에 그쳤다. 김현정, 임혜림이 교체 투입돼 미들블로커 한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185cm 김희진의 높이와 공격력을 살리지 못했다.




‘블로킹 1위’ 최정민·리베로 김채원의 재발견
2023-24시즌 성적표는 아쉽지만 소득도 있었다. 4번째 시즌을 치른 최정민이 미들블로커로서 한 자리를 책임졌다는 것이다. 2002년생의 180cm 최정민은 올 시즌 36경기 139세트 출전해 292점을 터뜨렸다. 자신의 한 시즌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득점 19위에 랭크됐다.

무엇보다 블로킹 1위의 주인공이 바로 최정민이었다. 최정민은 세트당 평균 0.827개를 기록하며 현대건설 양효진(0.773개)을 꺾고 당당히 1위 자리에 오른 것이다. 앞서 베테랑 양효진은 최정민에 대해 “손 모양이 예쁘게 잘 들어간다. 키가 많이 크지는 않은데, 블로킹 1위를 하고 있는 자체만으로도 모든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최정민은 블로킹 1위에도 스스로 아쉬움이 컸다. 그는 “100점 만점에 70점을 주고 싶다”며 “블로킹을 제외하곤 잘 안되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 더 채워나가고 싶다”며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가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미들블로커 최정민이다.

베테랑 리베로 신연경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을 때 기회를 얻은 김채원도 코트 위에서 빛났다. 1997년생 김채원은 올 시즌 가장 많은 출전 기록을 남겼다. 30경기 85세트를 소화한 것. 2015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1순위로 GS칼텍스 지명을 받았던 김채원은 2021년 자유신분선수가 되면서 실업팀에 입단했지만, 2023년 김호철 감독의 부름을 받고 다시 프로 무대에 올랐다.

삼성화재 리베로 이상욱의 ‘처제’로도 알려진 김채원이다. 김채원은 코트 위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그야말로 김채원의 재발견이었다.

한편 IBK기업은행은 시즌 종료 이후 김호철 감독과 2+1년의 조건으로 재계약을 맺었다. 김 감독을 보좌한 이영택 수석코치는 GS칼텍스 새 사령탑이 됐다. 김 감독이 이끄는 IBK기업은행의 새 시즌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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