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우와 신영석에게 에이징 커브는 무의미하다
- 남자프로배구 / 천안/김희수 / 2022-11-20 00:00:35
에이징 커브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박철우와 신영석은 오히려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두 베테랑이 지금까지 건재한 이유를 단번에 알 수 있는 인터뷰였다.
한국전력은 1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5-22, 25-27, 25-17, 19-25, 16-14) 승리를 거뒀다. 아포짓으로 선발 출전한 박철우는 18점(공격 성공률 51.61%)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신영석 역시 블로킹 7개 포함 16점을 올리며 창과 방패의 역할을 모두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두 선수는 먼저 승리 소감을 전했다. 신영석은 “3연승과 함께 2라운드 출발을 순조롭게 할 수 있어서 기쁘다. 2라운드 일정이 쉽지 않은데, 좋은 영향을 끼칠 것 같다”고 답했고, 박철우는 “1라운드에 현대캐피탈에 패하면서, 선수들이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더 커진 것이 주효했다”고 답했다.
신영석은 이날 공격 성공률 87.5%를 기록하며 하승우와 좋은 속공 호흡을 보였다. 그러나 신영석은 전혀 만족하지 않았다. 신영석은 “아직 준비한 것의 50%도 안 나오고 있다. 전혀 만족할 수 없다. 오히려 아쉬움이 크다”고 힘줘 말했다.
신영석은 “(하)승우와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신뢰를 쌓아가고 있고, 준비도 열심히 하고 있다. 3라운드 이후에는 우리 팀이 준비한 것들을 더 많이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도 전했다.
박철우는 왼손잡이 공격수를 2명 기용하는(박철우, 서재덕) 한국전력의 라인업에 대해 “세계 최강인 이탈리아가 왼손잡이 공격수 두 명을 효과적으로 기용하고 있다. 우리 팀도 어떻게 만들어가냐에 따라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서 박철우는 “서재덕은 정말 이상적인 왼손잡이 공격수고, 배울 점이 많다. 수비에도 열심히 가담하는 서재덕의 희생이 우리 팀의 상승세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서재덕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인터뷰 중 에이징 커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두 선수는 작심한 듯 답변을 이어갔다. 먼저 신영석은 “1라운드에 부진하면서 에이징 커브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그런 말 들을 때마다 웃겼다. 난 아직 건재하다고 생각했고, 오히려 자극이 됐다”고 밝혔다.
뒤이어 박철우도 “에이징 커브 이야기 나오니까 할 말이 많아지는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박철우는 “에이징 커브는 선수에게 가장 의미 없는 말이다. 그걸 이겨내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나이와 기량은 반비례하지 않는다. 노력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두 선수는 “메디컬 체크해보면 오히려 젊을 때보다 더 수치가 좋다. 관절이 좀 닳았을 뿐이다. 회복도 좀 더딘 것 같긴 하고”라며 환하게 웃었다. 불쾌할 수 있는 주변의 이야기에도 전혀 개의치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두 선수의 모습에서 그들의 꾸준한 활약이 우연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사진_천안/유용우 기자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