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金’ 틸리 감독이 강조한 동기부여 그리고 서브
- 남자프로배구 / 상암/이보미 / 2022-06-23 17:38:01
2020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프랑스 남자배구대표팀. 당시 프랑스를 이끌었던 사령탑이 로랑 틸리 감독이다. 그가 9년 간 프랑스를 맡으면서 강조한 부분은 동기부여와 서브다.
틸리 감독은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2022 해외 우수 배구 지도자 초청 기술 세미나에서 강의를 진행했다. 당초 틸리 감독은 한국으로 입국할 예정이었지만, 현재 일본에서 머무르고 있는 그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으로 인해 비대면으로 강의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한국 V-리그 구단 코칭스태프 및 배구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1963년생 틸리 감독은 윙스파이커 출신으로 2001년부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01-2002시즌부터 2011-2012시즌까지 11시즌을 맡았고, 이 가운데 2005년부터 2년간 체코 남자배구대표팀을 지휘한 뒤 2012년부터 10년 동안 프랑스 남자배구대표팀을 지도했다.
틸리 감독은 프랑스 남자배구대표팀의 리우올림픽, 도쿄올림픽 본선행을 이끌었다. 이전까지 프랑스는 1988년 서울올림픽(8위),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11위), 2004년 아테네올림픽(9위) 본선 무대에 오른 바 있다. 2016년 당시 12년 만에 올림픽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8강 토너먼트 진출에는 실패했다. 한 차례 실패를 경험한 프랑스는 다시 도쿄올림픽까지 5년 동안 만반의 준비를 했다. 마침내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는 프랑스의 첫 메달이자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2016-2017시즌에는 프랑스 여자배구대표팀의 RC 칸을 맡기도 했고, 2020-2021시즌부터 일본 파나소닉 팬더스를 이끌고 있다.
가장 큰 성과는 도쿄올림픽 금메달이다. 처음 틸리 감독이 프랑스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을 때 선수들의 동기부여에 집중했다. 그는 “처음 대표팀에 왔을 때 선수는 12명이었고, 훈련 환경도 좋지 않았다. 그 당시 프랑스의 세계랭킹은 20위 밖이었다. 첫 번째 목표가 올림픽 예선전 통과였는데 이를 위한 동기부여가 중요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림픽 이전에는 유럽선수권, 월드리그 등이 있었다. 단계별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도록 선수 관리를 했다”며 “또 프랑스 대표팀의 아이덴티티를 심어주려고 했다. 긍정적 마인드로 책임감 있게 그리고 팀을 위해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틸리 감독은 “내 원칙은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어떤 선수는 아프다는 이유로 훈련에 빠지려고 한다. 어떻게든 고쳤다. 엄격한 규칙을 적용했다. 개인 성향이 강한 선수들을 한 데 모아 팀으로 만들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플레이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수비나 연결이 흔들릴 수도 있다. 틸리 감독은 “그 과정에서도 반격에 성공했을 때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갖고 경기에 임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도쿄올림픽을 떠올린 틸리 감독은 “경기마다 승리 요인이 달랐다. 어떤 경기는 서브와 리시브가 주효했고, 다른 경기는 블로킹으로 이겼다”며 “특히 러시아와의 결승전에서는 전략적인 플로터 서브가 효과가 있었다. 상대 미들블로커나 아포짓 사이로 서브를 넣어서 공격수들에게 압박감을 줬다. 스파이크 서브는 실수할 확률이 높다. 여전히 플로터 서브는 전술적으로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실제로 틸리 감독은 팀 훈련 과정에서 서브와 리시브 훈련이 전체 훈련량의 3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와의 도쿄올림픽 결승전에서도 팀 서브만 9-1로 상대를 압도했다.
세계적으로 스파이크 서브를 구사하는 팀이 주를 이루기도 한다. 이에 틸리 감독은 “난 플로터 서브를 선호하는 감독이다. 스파이크 서브보다 플로터 서브가 더 까다로울 수 있고, 이는 팀을 위한 전략 중 하나다”고 설명했다.
틸리 감독은 확고한 배구 철학으로 프랑스를 ‘원팀’을 만들며 세계 정상에 올랐다. 선수들이 코트 위에서 보다 능력을 끌어 올릴 수 있는 동기부여 그리고 상대 플레이를 저지할 수 있는 서브를 강조했다. 뿐만 아니다. 틸리 감독의 리더십도 인정받을 만했다. 도쿄올림픽 당시 프랑스는 신구조화도 적절히 이루며 저력을 발휘했다. 모든 요소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면서 해피엔딩을 맞았다.
사진_상암/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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