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에게 있었던 우려와 의심, 그는 실력으로 잠재웠다 [KAL V3]
- 남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2-04-09 17:19:37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는 자신에 대한 우려, 의심을 실력으로 잠재우며 대한항공을 챔피언에 올려놨다.
시즌 개막 전만 하더라도 링컨의 기량에 대한 의심과 우려가 있었다. 2021년 외인 트라이아웃에서 지명 순위 최하위일 정도로 사실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많은 이들은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를 비롯해 노우모리 케이타(등록명 케이타), 알렉산드리 페헤이라(등록명 알렉스)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
시즌 전에 펼쳐지는 연습 경기에서도 링컨은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왼손잡이라는 이점을 제외하면 특출난 부분을 보여주지 못했다. 서브는 계속 네트에 걸렸고, 아포짓에서 시도하는 대각 공격은 아웃되거나 상대 벽에 걸리기 일쑤였다.
현대캐피탈처럼 시즌 개막 전에 외인 교체라는 강수를 둘 수도 있었지만,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과 대한항공은 링컨을 믿었다. 연습 경기에서 흔들리는 과정이 오히려 낫다고 판단했다.
링컨은 개막전에서 그 우려를 말끔히 씻겨내는 활약을 펼쳤다. 개막전 우리카드전에서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한국 무대에 데뷔했다. 이후 링컨은 임동혁과 함께 더블 해머로 활약하기도 하고, 매 경기 한선수와 찰떡궁합 호흡을 보여줬다.
링컨은 34경기 121세트에 출전해 659점(6위), 공격 성공률 54%(4위), 세트당 서브 0.38개(6위)를 기록하며 한국 무대에 연착륙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링컨의 활약은 눈부셨다. V-리그 최고의 득점 기계 케이타를 상대로 밀리지 않는 화력과 득점력을 보여줬다. 1차전에서 31점에 공격 성공률 61%를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2차전에서도 링컨은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줬다. 2세트를 제외한 매 세트 한선수와 늘 그랬듯이 찰떡궁합 호흡을 보였다. 경기 중반부터는 공격에 막힘이 없었다. 3세트 16-10에서는 경기 흐름을 완전히 가져오는 서브에이스를 기록했다. 경기는 패했어도 링컨은 돋보였다.
3차전에도 링컨은 빛났다. 5세트는 백미였다. 5세트에만 11점을 올렸다. 특히 강력한 서브에이스로 상대 추격을 꺾었다. 또한 5세트 22-21 매치포인트 상황에서, 강력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며 상대가 정확한 공격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고 결국 팀에 우승을 안겼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김상우 위원도 "시즌 초반 링컨을 생각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날 링컨은 서브에이스 6개 포함 34점에 공격 성공률 48%를 기록했다. 범실 13개를 기록했지만, 이는 5세트 활약으로 충분히 메꿀 수 있었다.
5세트 맹활약을 펼쳤기에 당연히 챔프전 MVP도 링컨의 몫이었다. 13표를 받은 링컨은 정지석(10표), 곽승석(7표), 한선수(1표)를 제쳤다.
"올 시즌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시즌 초반에 대한항공이 지난 시즌 우승 반지 세리머니 하는 걸 현장에서 봤어요. 반지 세리머니를 보고 여기에 남고 싶고, 또한 우승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더욱 강해졌어요"라고 했는데, 링컨은 한국에서 이루고 싶은 첫 번째 꿈을 이뤘다.
이제 링컨의 두 번째 꿈은 V-리그 재취업 및 대한항공 잔류다. 링컨은 2022 트라이아웃에 지원했으며, 또한 대한항공과 재계약을 희망하고 있다. 자신은 물론이고 가족 역시 한국 무대에 굉장한 만족감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자신에게 보였던 의심과 우려를 모두 실력으로 잠재운 링컨. 다음 시즌에도 한국에서 또 한 번 자신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을까.
사진_인천/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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