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나란히 새 감독 선임한 대전 남매, 대전에 봄은 올까
- 남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2-04-11 16:42:02
대전충무체육관을 함께 쓰는 남자배구 삼성화재와 여자배구 KGC인삼공사가 같은 날, 나란히 새로운 감독 선임 소식을 전했다. 내년 이맘때, 이들에게 봄은 올까.
삼성화재는 11일 오전, KGC인삼공사는 11일 오후 새 감독 보도자료를 냈다. 삼성화재는 1995년부터 2007년까지 삼성화재 원 클럽맨으로 활약한 前 성균관대 김상우 감독을, KGC인삼공사는 최근 두 시즌 삼성화재를 이끌었던 고희진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임명했다.
김상우 감독은 이번이 프로 세 번째 감독이다. 2010년부터 2011년까지 LIG손해보험(現 KB손해보험) 감독을 맡았고, 2015-2016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우리카드 지휘봉을 잡았다. LIG손해보험 시절에는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놨고, 우리카드 시절에는 뚜렷한 성과는 내지 못했으나 나경복, 한성정, 하승우 등을 신인 드래프트에서 뽑아 팀 구상의 초석을 마련했다.
고희진 감독은 삼성화재에서 두 시즌 감독을 맡았다. 2020-2021시즌 7위, 2021-2022시즌 6위에 머물렀으나 순위와는 별개로 팀 체질에 변화를 준 부분에 대해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정성규, 신장호 등이 고희진 감독 밑에서 많이 성장했다.
사실 고희진 감독이 이끈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6위에 머물렀으나, '코로나19로 인한 리그 중단기만 없었다면 삼성화재는 포스트시즌에 올라갔을 수 있을 것이다'라는 배구 전문가들의 예상도 있었다.
물론 프로는 결과로 승부를 내야 하기에, 6위라는 성적표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계약 만료와 함께 삼성화재를 떠난 고희진 감독이다.
두 팀 모두 어쩌면 모험을 택했을 수 있다. 김상우 감독과 고희진 감독 모두 젊은 선수 육성을 잘 하고, 새로운 도전을 함께 하는 팀 구조에서 안성맞춤인 감독인 점에서는 토를 달 사람은 없다. 두 감독 모두 배구에 대한 열정은 그 어떤 감독보다 뛰어나다. 선수들과 거리낌 없이 지내는 감독이다.
하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프로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결국 결과로 승부를 봐야 하는 곳이다. 여기서도 결과가 좋지 못하다면, 이들의 앞날도 결코 장담할 수 없다.
삼성화재와 KGC인삼공사는 현재 남녀부 팀(여자부 신생팀 페퍼저축은행 제외)들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 포스트시즌을 올라가지 못한 팀이다. 삼성화재는 2017-2018시즌, KGC인삼공사는 2016-2017시즌 이후 봄배구에 가지 못했다.
이들에게 지금 당장 우승이 중요한 게 아니다. 앞으로의 발판을 마련하고, 장기적인 플랜을 통해 강팀으로 만들어야 할 초석을 다져야 한다. 한동안 상위권에 가지 못한 선수들의 패배 의식 떨치기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고희진 감독과 김상우 감독, 두 사람의 어깨에는 무거운 책임감과 부담감이 있다. 이들은 다음 시즌에 대전 팬들에게 봄배구를 선사할 수 있을까.
고희진 감독과 김상우 감독은 빠른 시일 내에 코칭스태프를 선임하고 2022-2023시즌을 위한 담금질에 들어간다.
사진_더스파이크 DB(유용우,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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